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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도서] 전쟁

조제 조르즈 레트리아 글/안드레 레트리아 그림/엄혜숙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전쟁은 빠르게 퍼지는 질병처럼 일상을 갈기갈기 찢어버린다.’

첫 문장에서 알아봤다. 이 책, 심상치 않구나.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이 이어진다. 오죽하면 문장을 모두 여기에 적고 싶을 정도다.

 

면지의 그림은 마치 다리가 기다란 거미 같다. 그리고 한 장을 더 넘기면 뱀처럼 길게 이어진 줄이 나온다. 면지의 거미 같은 괴생명체를 줌아웃해서 본 모습이다. 어딘가로 빠르게 흘러간다. 그 다음 장에는 더 많은 괴생명체가 모여 더 빠르게 움직인다. 드디어, 목적지를 찾았다. 어느 건물의 불 켜진 창으로 보이는, 지도를 보고 있는 장군이다. 그리고 이 괴생명체는 지도 위로 빠르게 퍼져간다. 이는 곧 전쟁이 일어났음을 의미한다.

 

전쟁은 증오와 야심과 악을 먹고 자란다.’

지금도 지구상에는 전쟁을 하고 싶어 안달하는 군상들이 있다. 증오 때문이기도 하지만 야심 때문이다. 주변의 이익을 위해 어딘가에서 전쟁이 일어나길 은밀히 바라는 군상도 있을 터다. 일본이 한국전쟁 덕분에2차 세계대전 패전의 늪에서 빠져나왔다고 고마워한다잖은가. 무기를 계속 만들고 팔아야 하는 방산업체들을 위해 가끔 희생양을 찾는 강대국도 있다. 야심, 이때 어울리는 단어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불안을 조성하는 지도자도 있다. 이때 어울리는 단어 또한 야심이다. 문제는 이러한 사람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점이다.

 

전쟁은 차갑고 그늘진 아이들을 만들어 낸다.’

우리는 이미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 한국전쟁,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 등등의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었는지 알고 있다. 권력을 쥐고 있는 어른들의 야심을 위해 아무 죄 없는 젊은이들이. 두 페이지 가득 아무 표정없이 로봇처럼 서 있는 군인들을 보자니 마음이 먹먹하다. 누가 이들에게 이런 희생을 강요했단 말인가.

 

이 책은 아버지가 글을 쓰고 아들이 그림을 그려 엄청난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충분히 그럴 만한 책이다. 간단명료한 글에 전쟁의 속성뿐만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감춰진 야욕과 사악함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짧은 글 속에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이야기와 충격과 부끄러움과 슬픔을 욱여넣을 수 있단 말인가. 특히 압권은 본문의 마지막 장이다. 처음에 나타났던 거미 같기도 한 괴생명체가 폐허더미에서 기어 나와 어딘가로 저벅저벅 이동하는 장면. 자기가 기생했던 숙주가 죽자 또 다른 숙주를 찾아 떠나는 모습이다. ‘이제 어디 가서 또 전쟁을 일으키지?’라는 음흉한 웃음이 들리는 듯하다. 니콜라이 포포포의 <?> 이후 전쟁을 가장 잘 표현한 그림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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