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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도서] 왜 그들만 부자가 되는가

필립 바구스,안드레아스 마르크바르트 공저/배진아 역

내용 평점 2점

구성 평점 1점

만약 당신의 배우자가 밤늦게 낮선 향수 냄새를 풍기면서 집으로 돌아온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대놓고 어디에 갔는지 물어보기 두려울 것이다. 차라리 배우자가 어디에 갔는지 몰랐으면 하는 마음이 들 수도 있다. 어쩌면 이렇게 혼잣말을 할 수도 있다. "차라리 내 눈에 띄지 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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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도입부에서 독자에게 묻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진실을 받아들일 자신이 있는지 말이죠. 


그리고, 이 책을 통해 멍청한 대중은 알지 못하는 비밀을 "똑똑하게도 이 책을 선택할 현명함을 지닌" 나에게만은 알려줄 것이고, 이 책을 선택한 나는 0.1%의 우월함을 가진 존재라며 자만심을 자극합니다. 


"뭐 내가 좀 잘나긴 했지" 라며, 일면식도 없이, 나의 우월함을 꿰뚤어본 저자에 대해 알수 없는 호감을 느끼며 책을 읽어나갑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험한 책입니다.


우선, 독일문화권 출신인 저자와 책의 내용의 뿌리가 닿아 있는 오스트리아 경제학파들은 뭔가 나치와 레닌의 전제주의에 무슨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멍청이었고, 사회주의자들도 그나마 좀 덜하지만 공산주의자들 못지 않는 멍청이며, 절벽을 향해 앞뒤 분간 못하고 질주하는 레밍쥐들과 다를 바 없다면서, 전체주의의 냄새가 약간이라도 풍기는 것들에 대해서는 질색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당당하게 복지 정책을 반대하고, 재산세, 상속세등에 대해서 다수가 소수를 벗겨먹는 민주주의의 폐해라고 주장은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것 같습니다. 


자유로운 시장 경제를 주장하며,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문제해결을 믿지만, 아담 스미스가 그 국부론에서 말했던, "너무 이기적으로 흐르지 않기 위해서, 정부의 적절한 감시(독/과점을 방지등)가 필요하다" 라는 말은 왜 못들은척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중의 멍청함을 말하면서도, 엘리트주의에 대해서는 질색을 하고, 또 그러면서도 진실을 알고있는 소수의 엘리트로서 자신과 동료들을 자랑하고 있는 저자를 보고 있자니 도대체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습니다. 


마치 다중인격자와 마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냥 이상한 소리로 치부해버리고 책을 덮어 버리기에는 저자가 주장하는 화폐 독점권의 문제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는 이미 다양한 매체들, 대표적으로는 "대마불사(Too big to fail)"이나 "인사이드 잡(Inside job)"에서 지적된 문제들입니다. 


소위 "소비를 통한 성장"의 문제, 제조 없는 금융 만으로 만들어진 거품의 위험 같은 것들은 이미 잘 알려진 문제들이기에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기본 문제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말이죠, 리셋을 눌러버리지 않는 한, 이 문제를 풀 유일한 방법은 결국 "민주적으로 선출된 유능한 정부" 일 수 밖에 없습니다. 


강도가 칼로 사람을 죽였다고 해서, 칼을 없애는 것만큼 미련한 짓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 책은 강도의 잘못을 칼의 잘못으로 몰아가면서, 칼을 없애야만 평범한 일반인이 소수의 기득권들에게 휘둘리며 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도대체, 저자들이 일부러 그러는 건지 아니면 진짜 매드 사이언티스트처럼, 너무 공부만 하다가 반쯤 정신이 나가버린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니면, 그냥 고급 유머일 뿐인가요? 


맞는 말과 틀린 말을 반반씩 섞어서, 농담인듯 진지하게, 틀린 주장을 몇 개의 옳은 근거들을 섞어서 주장하고 있는 꼴을 보고 있자니, 


"사기꾼들에게 가장 잘 속는 사람들은 완전히 멍청한 사람도 아니고, 완전 똑똑한 사람도 아니고, 대중 주워들은 지식으로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멍청이다"


라는 말이 진리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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