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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열섬

[도서] 도시 열섬

모리야마 마사카즈 등저/김해동,한상주 공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이맘때면 나는 벌써부터 걱정이다. 어릴 때부터 유독 땀을 많이 흘렸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그 해 여름 영천에서 훈련을 받으며 흘렸던 땀은 족히 수 리터는 될 듯하다. 16주 동안 훈련 받으며 10킬로그램이나 몸무게가 빠졌으니까.

 

나는 한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 중 하나인 대구에 살고 있다. 한국지리 시간에 배웠던 대표적인 분지지형의 도시가 대구다. 사방으로 산에 둘러싸여 있는 지형이다. 그래서 실제로 대구는 상당히 덥다. 몇 년 전부터는 여름 날씨가 더욱 습해지고 있다. 불쾌지수와 열대야의 수치는 매년 그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나이를 한 살씩 더 먹을수록 땀이 더 나는 것 같다. 그래서 여름을 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진다.

 

 

“냉방 실외기와 자동차 등에서의 인공 배열이 많은 데다 일사를 흡수한 콘크리트 면으로부터의 복사열로 하루 종일 고온의 상태가 지속”(p.228)

 

 

여름 한 낮에 거리를 걷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다. 아스팔트와 지나는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건물 에어컨 실외기에서 나오는 뜨거운 열기가 뒤섞여 찜통 따로 없다. ‘밖에서 걸어 다니는 사람 생각 않고 저렇게 에어컨을 틀어대니…….’라고 생각하지만 내가 막상 차 안에 있거나 건물 안에 있으면 가장 먼저 에어컨을 가동시킬 것이다.

 

 

“열섬이란 교외 기온과 비교했을 때 도시 기온이 섬 형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p.38)

 

 

열섬이라는 단어를 학교에서 배웠던가 싶다. 말 그대로 섬처럼 유독 도심 지역에서 고온현상이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한낮에 뜨거운 것은 당연하지만 한밤에도 여전히 온도가 내려가지 않고 고온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흔히들 쓰는 열대야 현상을 일으키는 주원인도 바로 열섬현상 때문이다.

 

 

“열섬 문제의 근원은 우리들이 도시와 건축을 만들 때, 전혀 이 문제를 배려하지 않고 제멋대로 해 온 점에 있다.”

“열섬 현상은 열오염 문제이다. 공해 대책이 한창이었던 1970년경, ‘열오염은 최후의 공해’라 일컬어졌다.” (p.5)

 

 

이 책 「도시열섬」은 일본의 여러 학자들이 ‘도시열섬’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의 학자는 1명이 참여하였다. 총 16명의 학자들이 자신이 쓴 소논문이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그러나 내용은 결코 어렵지 않고 따분하지 않았다.

 

일본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이러한 ‘도시열섬’ 현상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많은 연구와 대책이 있어왔다고 한다. 실제로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면서 일본 중·남부 지역의 여름기후가 아열대기후가 되었다고 한다. 굉장히 덥고 굉장히 습한 여름이 된 것이다.

책에서는 오사카와 도쿄를 예로 제시하고 비교·분석, 실제 대안와 대책을 기술적으로 적용한 각종 데이터와 도표를 제시하고 있다.

 

실제 사례를 가지고 얘기를 해주고 있어 고개가 절로 끄덕여 졌다. ‘도시열섬’ 현상에 대해 이것을 단순한 기후 변화의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오염의 문제’로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이것은 대단한 인식의 발전이다. 기후 변화로 인식하며 다들 손을 놓고 있는 것에서 오염의 문제로 인식하면서 적극적인 해결 방법을 모색했던 것이다.

 

 

 

실제로 오사카의 한 보도 주변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한 모습니다. 가로수가 있는 보도의 온도와 가로수가 없는 보도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크고 작은 수림 지대 안은 주변의 수림이 둘러싸여 있지 않는 장소에 비해 그 규모에 따라 기온이 얼마간 낮다. 이것을 쿨 스폿이라 한다.” (p.74)

 

“여름철 낮에는 수림의 표면 온도와 외부의 아스팔트면의 온도차는 15℃이상, 도시 생활자에게 수림의 이러한 효과는 열섬 대책으로 효과적이다.” (p.75)

“옥상녹화, 고반사성 도료를 도포한 지붕 ‘쿨 루프’"

 

 

책에서는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이러한 대안과 대책이 실제 오사카와 도쿄에서 적용되었을 때 볼 수 있었던 열섬현상의 완화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가로수·도심내 공원·옥상과 건물표면의 녹화·고반사성 도료의 도포 등이 적용되었다.

 

실제로 내가 살고 있는 대구도 예전부터 대구에서 살아오신 어르신들은 오히려 예전보다 ‘대구 여름이 덜하다.’라는 말씀을 하신다. ‘예전에는 정말 따가운 햇볕이 내려쬐고 숨이 턱턱 말할 정도로 더웠다고 하시는데 요즘은 많이 시원해 졌다.’ 라고도 하신다.

 

98년 처음 여름 더위를 마주했을 때를 떠올려보면 그때만 해도 정말 더웠던 것 같다. 여름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하려 했지만 너무 더워 고향집으로 내려갔던 기억이 있다. 대구는 수년전부터 도심 내 다소 방치되었던 공원을 완전히 재정비 했다. 경상감영공원과 2.28기념공원이 대표적이다. 다른 지역에 사는 지인들과 함께 방문할 때면 깜짝 놀라고는 한다. 책에서 여름철 낮에 수림의 표면 온도와 외부의 아스팔트면의 온도차가 15℃이상 난다고 하는데 나는 이것을 직접 경험해 봤다. 한 여름 한 낮에도 나무 그늘 밑 공원벤치에 앉아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분다. 한참을 앉아 있으면 서늘하기도 하다. 에어컨만큼 즉각적·저돌적으로 내뿜는 차가운 바람은 아니지만 에어컨처럼 머리를 아프게 하지 않고 기분을 상쾌하게 만드는 바람이다.

 

도심내 공원이 있고 많은 가로수가 있다. 그래서 대구의 여름이 예전보다는 덜하다는 말이 나올 만하다. 대구가 고향인 아내는 이런 내 의견이 전적으로 동의했다. 아내가 중학교를 다닐 때는 너무 더워서 학교가 방학 전이었는데도 휴교를 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대구의 여름이 그 전보다는 더위의 정도가 덜하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대구의 여름은 덥다. 그래서 괴롭다.

 

 

 

“열대야 일수는 1950년 이후에 급증하고 있다.” (p.33)

“사람 1명이 약 100W의 발열원이며” (p.42)

 

 

사실 이러한 여러 가지 대책은 뒤늦다. 나 한 사람에게서도 100W의 열이 방출되고 수많은 문명의 이기가 낳은 결과물에서도 무참한 열이 방출된다. 배려가 없다. 염치도 없고. 일단 내가 시원하면 만사 오케이다.

각자 자기 집 에어컨을 켜는 빈도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희망온도는 조금 높이고 차안에서 켜는 에어컨의 빈도도 좀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어제 휴일을 맞아 아내와 백화점에 갔다. 대형백화점임에도 아직 에어컨을 틀지 않아 혼자 궁시렁대던 기억이 떠올라 부끄럽다. 어제는 별로 덥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1. 녹지와 물이 있어 촉촉함이 넘치고, 자연 바람이 부는 도시

2. 냉방기에 의존하지 않아도 편히 잘 수 있는 도시

3. 건물과 도로에 열이 잘 축적되지 않는 도시

4. 시원함,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도시 (p.212)

 

 

책에서 제시된 최종적인 목표이다. 4가지가 충족되는 도시에서 살면 참 좋겠다. 특히 2번 열대야가 없는 도시에서 살고 싶다.

올 여름에도 더위 때문에 시들시들 하루를 버티며 살겠지만 남을, 상대방을 조금만 더 배려하는 자세를 견지할 것을 다짐해 본다.

 

내가 더우면 저 사람도 더울 것이 분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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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ㅋ. 200% 공감하는 내용입니다... 그렇지만 대구에 살아서 좋은 점도 있더라구요. 가끔씩 다른 곳으로 볼 일을 보러 가면 그곳 사람들은 덥다고 난리인데, 정작 저는 아무렇지도 않더라는... ㅋㅋㅋ
    정말이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유독 찡그리는 사람들이 많은 대구에서 또 어떻게 짜증 부리지 않고 다가올 여름을 날지... *^^*

    2012.04.23 09:21 댓글쓰기
    • 슈퍼작살

      하하하하하~~!! 저도 그래요~~ 강원도에 살고 있는 친구가 재작년에 놀러 왔었는데 좁은 자취방에서 저와 둘이서 한 여름 이틀을 지내더니 얼른 올라가 버리더라고요. 원래 1주일 정도 있을려고 했거든요^^;;; 그래도 정말 예전의 대구 여름에 비해서는 덜 더운거 같아요.ㅋㅋ 내일님 올 여름 잘 보냅시다요~~^^

      2012.04.24 12:25
  • 활자중독

    수 리터의 땀... 남자들은 그래도 봐 줄 만 한데 여자들이 그러면 정말 난감하죠. 제가 그 여자들 중에 하납니다. 하여 가능한 여름엔 외출을 삼간다는. 일본은 이래저래 환경이나 재해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가 봅니다. 때때로 인과응보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국가 위기상태에 미연에 꼼꼼히 대비하는 걸 보면 좀 배워야 되겠다 싶기도 해요. 뭐 일면 무섭기도 하지만. 옆으로 많이 샜네용.ㅋ 올 여름은 냉장고 티로 시원하게 나셔요.*^^*

    2012.04.23 10:03 댓글쓰기
    • 슈퍼작살

      하하하하~!! 글사랑이님도 땀을 많이 흘리시는 군요. 말씀 길게 안 하셔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합니다.ㅠㅠ 저는 유독 이마와 겨드랑이에서 땀이 많이 나요.ㅜㅜㅋㅋ 그래서 무채색 계통의 짧은 티셔츠를 주로 입어요ㅠㅠ
      열섬현상을 공해의 관점으로 인식하고 접근하는 것이 출발점인거 같아요. 하지만 아직 한국은 그런 인식의 전환이 없는 것이 사실이죠.

      2012.04.24 12:27
  • 스타블로거 쎄인트saint

    하나밖에 없는 지구를 살리자는 뜻도 내포된..환경과 에너지..상생의 삶 등등을 생각하게 해주는 책과 리뷰입니다. 도시 온도가 상승되는 요인중 배기가스와 냉방기구에서 뿜어나오는 열기가 주범이지요..온도가 상승되면..그렇잖아도 열받기 좋아하는 사람들..머리에서 김이 폴폴 나지요..내가 뿜은 열이 내게 돌아오는 악순환입니다.

    2012.04.23 11:31 댓글쓰기
    • 슈퍼작살

      네~ 쎄인트님 맞습니다. 저는 사람 몸에서도 열이 방출된다는 것을 미처 몰랐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연과 환경이 우리만 실컷 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대에 물려줘야 하는 것인데 너무 생각없이 사용하고 불구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습니다.

      2012.04.24 12:29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