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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 은둔의 역사

[도서] 낭만적 은둔의 역사

데이비드 빈센트 저/공경희 역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이 책을 집어 든 이유. “은둔때문이다.

나는 지금 은둔중이다. 자발적이기도 하고 강제적이기도 하다.

계속되는 부부싸움에 집이라는 공간에서 더 이상 평안을 찾기가 어렵다.

집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떠날 수 없다.

집에서 은둔해야 한다.

책 제목처럼 낭만적으로 은둔하고 싶지만 지금의 은둔은 창살없는 괴로운 감옥이다.

나의 운둔에 위로를 건내고 내 은둔에 타당성을 찾고 싶어서 읽은 책이다.

오로지 나를 위한 은둔의 시간을 갖고 싶다

그냥 인상 깊은 구절을 두서없이 적는 것으로 오늘의 독서일기를 대신한다.

 

이제 우리는 동반자 없이 혼자 살기로 작정하였으니, 우리의 행복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자신을 다른 사람들한테 묶어 놓은 속박에서 느슨히 풀어 놓으세요. 진정으로 혼자 살 수 있는 힘을 얻도록 합시다. 영혼의 평정심은 수도원의 방이나 강요된 피정보다 평범한 일상에서 더 쉽게 얻고 즐길 수 있다.

 

이 세상에서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고 저 세상에 소망을 두지 않는 자들, 하지만 동류와의 공감에 냉담하고 인간의 기쁨을 만끽하지도 인간의 슬픔에 젖지도 않는 이들, 그런 자들은 자기 몫의 저주를 안는다. 아무도 공통점을 못 느끼기에 그들은 시들어간다. 그들은 도덕적으로 죽었다. 공감 능력이 없는 군상 속에서 순수하고 너그러운 이들은 비슷한 부류를 열렬히 찾다가 문득 영혼이 허무를 느낄 때 죽는다. 그 외 이기적이고 무지한 둔한 자들은 자신의 괴로움을 포함한 세상의 고통과 외로움을 예견하지 못한다. 동료 인간들을 사랑하지 않는 자들은 보람없는 생애를 살면서 노년을 위해 괴로운 무덤을 준비한다.

 

난 혼자 있는게 불편하지 않았다. 책을 들고 앉는 걸 집중하는 수단으로 평가했고, 조용히 있고 싶다는 신호로 여겼다. 책은 북적대는 집에서 공간을 만들었다. 그런 공간이 많을수록 집단 안에서도 혼자 있을 기회가 커졌다. 잠시 짬을 내서 읽는 것보다는 장시간의 독서가 더 바람직했지만, 기회가 생기는 대로 집었다 놓았다 할 수 있는 게 책의 본질이었다. 독서는 눈 앞의 상황과 사람들을 피할 수단으로 늘 좋을 평가를 받았다.

 

극장표를 구입하는 사회 현상의 저변에는 마음을 짓누르는 근심을 피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었다. 극장 관객석이야말로 혼자만의 시간을 누릴 최고의 장소였다. 섹스외에 어둠속에서 벌어지는 여가활동은 극장 나들이가 유일했다. 암흑속에서 모든 가정사나 갈등은 한동안 멈추었다. 느긋한 관람객은 영화 속 세계에 들어가든, 상상을 일으키는 혼자만의 풍경 속을 거닐든 선택 할 수 있었다.

 

흡연은 개인에게 집단에서 자신을 분리시키는 수단이 됐다. 심지어 특별히 흡연의 즐거움을 맛보려고 집단이 모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흡연실 광경은 각자 자기 세계에 빠진 모습이었다. 동글동글한 구름이 천천히 위로 피어오르면, 그것들은 때로 잠시나마 불운을 가리거나 잠깐 삶의 괴로움 일부를 차단하다. 혹은 흡연자가 고개를 젖히고 눈을 하늘과 천장으로 들면, 허공에서 화려한 성들의 파노라마를 본다. 하지만 그것들은 연기속에서 시작되고 연기속에서 끝난다.

 

자연속에서 혼자 있는 활동은 본래 불안정 했다. 이런 바다에서 항해할 때, 자신이 하찮다는 심정으로 무너지는 반면 자신이 훌륭하다는 감정으로 고양되고 보호받는다. 인간이 미립자이자 신임을 가장 강력하게 느끼는 곳이 바로 여기, 광활한 사막 같은 남대서양이다. 바다의 은자들은 혼자만의 소명을 찾아낼 수 있었던 이들이다. 사실 외로운 바다와 하늘의 부름은 영원의 목소리다. 왜냐하면 바다는 인간다움과 시간을 가라앉혀버리니까. 그것은 어느쪽에도 공감하지 않는다. 바다는 영원에 속하고, 단조로운 영원의 노래를 부른다. 바다보다 신의 고독의 의미를 더 잘 배울 만한 곳은 없다.

 

오늘 우울증이 내 어깨에 내려 앉는다. 돈이 부족하고 집 밖에 출입엔 더구나 취미가 없다. 의자에 누워 책을 읽거나 글을 쓰면서 세월의 흐름과 친구들의 죽음을 한탄했다. 새 친구를 사귀지 않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난 아무의 것도 아니고 집을 나서기 싫은데도 누굴 찾아가면 대개 손님은 나 혼자다. 내가 반송장인 것 같다.

 

민주주의, 소비시장, 기술 혁신, 통신 수단이 혼자 있기에 목적과 실행을 재구성했다. 이 과정은 집단에 들어갈지 벗어날지에 대한 개인의 선택을 제한하기보다는 촉진했다. 2차 세계대전 후 혼자 살기로 결정한 남녀의 수가 증가했다. 현실적으로 독거가 가능해진 게 이유였다. 또 부모, 성인 자녀, 싫은 배우자와 동거하기보다 혼자 살기를 선호해서였다. 이제 개인들은 혼자인 걸 겁낸다기보다 사회적 압력으로 자유의지가 무시될까 봐 불안하다. 혼자 있기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나이와 건강이 허락되는 한 풍성한 인생을 살길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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