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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나무의 파수꾼

[도서] 녹나무의 파수꾼

히가시노 게이고 저/양윤옥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임업으로 시작해 호텔로 사업을 넓힌 야나기사와 가문의 부지에 지름 5미터, 높이 20미터를 훌쩍 넘는 거대한 녹나무가 있다. 기원은 정확하지 않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소원을 빌면 들어준다는 전설이 내려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낮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녹나무 구멍에 드나들어도 상관없다. 그러나 밤이 되면 야나기사와 가문의예법에 따라 선택된 사람들의 염원을 비는 것이 전통이다. 때문에 녹나무 아래 위치한 종무소에는 파수꾼이 있다. 파수꾼의 이름은 레이토다.

 

유복자로 태어나 어린 시절 어머니마저 병으로 잃은 레이토는 할머니와 지내며 생존을 위한 삶을 영위해 왓다. 가족이란 울타리 없이 혈혈단신이었으니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더욱이 자수성가는 남들 이야기고. 별일 아닌 일로 유치장 신세까지 지게 되었다.

 

생면부지의 배다른 이모가 나타나 곤경에 빠진 레이토를 빼내주며 가문의 부지에 있는 오래된 녹나무의 파수꾼을 제안한다. 딱히 선택의 여지가 없는데도 동전 던지기로 이모의 제안을 수락하는 우유부단함을 보이는 레이토. 파수꾼이 된 레이토의 성장과 그와 얽힌 야나기사와 가문의 비밀이 소설의 줄거리다. 낮설치 않은 캐릭터의 모습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메시지가 느껴지는 것은 저자의 많은 전작을 읽었기 때문에 생긴 기시감일까.

 

자존감이 부족한 스무살 청년의 아름다운 성장기가 이야기의 전부는 아니다. 레이토에게 지금의 10-20대의 모습이 투영하고 레이토와 서로 연을 끊고 살아가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사회의 가장 최소 단위인 가족이 해체되어 모두가 철저히 개인주의화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젊은 세대의 삶에 대한 낮은 불만족도와 희미해져 가는 가족애가 저자가 던지는 메시지다. 고루한 전통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 지금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해법을 찾을 것을 촉구한다. 이 대목은 작품을 통틀어 가장 의미가 있다.

 

전작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사람 사는 세상의 따뜻함을 그린다.  [녹나무의 파수꾼]도 마찬가지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발생하는 기적과 같은 일이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나미야잡화점 속 편지 역할을 이번 작품에서는 녹나무가 맡았다. 염원을 남기고 간 사람의 용기와 그것을 전달 받은 사람의 각오와 애정을 수용하는 역할을.

 

어찌 보면 비슷한 서사와 구조지만 뛰어난 몰입도를 선사하는 저자의 필력에 이번에도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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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iangtal

    오랜만에 옵니다. 간웅님~^^
    다시 와서 읽어도 간웅님 서평은 간결하고 명료합니다. 반갑기까지 하네요.
    저는 히가시노 게이고님은 다작으로 유명해서 책보다 일드나 영화로 눈을 돌리게 되던데...ㅎㅎ
    종종 오겠습니다.^^

    2020.04.06 13:27 댓글쓰기
    • 간웅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읽을 때는 분명 재미가 있습니다. 다만 책을 덮고 나면...
      저도 영상을 찾아봐야겠습니다. ^^

      2020.04.07 11:30
  • Yiangtal

    간웅님~폭우에 잘 지내고 계신가요? 아직 예스블로그에 돌아오지 않으셨군요. 저도 블로그에 회의를 느낀지 꽤 되었는데 이러고 있답니다. 비 조심하시고 잘 지내시길 기도합니다.

    참!! 비밀의 숲2가 이번달부터 방영이 되더라구요. 너무 반가웠어요. 간웅님과 과거에 2를 기다린단 이야기를 했던 것이 생각이 나서 들러봅니당~~ 그럼 또 뵈요 :)

    2020.08.08 13:32 댓글쓰기
    • 간웅

      오랜만입니다. ^^
      코로나 때문에 혼란스런 나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잘 지내시는지요?

      비밀의숲2 16화까지 방영된 직후 한번에 몰아볼 생각입니다. 띄엄띄엄 한 회씩 보는 건 감질나서요 ㅎㅎ

      2020.09.01 14:13
  • Yiangtal

    네~잘 지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주춤하나 싶더니 또 난리라서 안타깝습니다.
    날이 좀 시원해졌어요. 간웅님 몸 건강히 잘 지내시길요~

    비숲2는 지루함을 면치 못하다가 갑자기 이규형님이 나와서 반짝 시청률 올랐을 것 같습니다. 6화부터 조금 다시 재미있어질까 싶은데 그 앞은 설명의 설명이라..설명의 숲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시즌1과 비교 많이 됩니다. 시즌1에서 조승우님의 동선을 따라가던 긴박함과 전혀 다른 전개라 스포를 하려던 건 아니고 마음이 쫌 그래서 토로해 봅니다. 저도 몰아볼 걸 그랬어요. ㅜㅡ

    2020.09.01 14:52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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