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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도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피에르 바야르 저/김병욱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언뜻 보면 이 책은 읽지 않은 책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그런 값싼 기술을 가르치고 있지 않다. 과연 책을 읽었다는 것은 무엇이며 읽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는 모든 책을 다 읽어야 하는 헛된 낭비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그러면서도 책과 지식과 진실을 숭상해온 전통을 어떻게 하면 지혜롭게 지켜나갈 수 있는가? ... 이 책은 단순히 읽지 않고 말하는 기술에 관한 책이 아니라, 모든 책을 다 읽지 않고도 우리들 삶의 가치를 새롭게 창조해 나갈 수 있는 지혜에 관한 책이다.

- 책 뒷면, 방민호 문학평론가

 

이런 책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다음웹툰 <익명의 독서중독자들>을 통해서인데, 이 웹툰의 진행 형식이 조금 특별하다. 여러 다양한 책을 보여주고 조금은 뜬금 없는 인물들이 나온다. 매일 밤 다양한 웹툰을 보는 나에게는 조금 특이한, 그러면서도 책을 통한다는 게 인상 깊었다.

 

 

* * *

 

처음 이 책을 들고 읽기 시작했을 땐, 수월할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예상은 빗나갔다. 우선 번역투의 문장이 읽는 호흡을 끊게 만드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나는 외국 서적을 읽을 때마다 사람 이름을 곧잘 헷갈려 하기도 하니, 이 안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을 확인하러 재차 앞 페이지로 돌아와야 했다.

- 번역된 책이니 직역이 있는 건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하고 이름을 못 외우는 건 순전히 내 탓이다;

 

<강원국의 글쓰기>나 다양한 독서법, 글쓰기법 관련한 책을 보면, 대부분이 목차를 먼저 읽는다고 한다. 나도 그 버릇을 닮아 보고자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의 목차는 너무 단순해서 목차만으로도 이 책을 다 읽은 것처럼 느껴졌다.(이 책의 제목처럼 말이다!)

 

* 비독서의 방식들-에서는 비독서에도 다양한 지점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전혀 읽지 않았거나 대충 훑어봤거나, 책 얘기를 들은 경우, 그리고 읽었지만 잊어버린 경우. 독서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모든 방식들에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나는 읽고도 까먹은 내용들이 허다하다. 그러면서 한 번씩 또 꺼내 읽는다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 담론의 상황들-에서는 누구와 함께 그 책 이야기를 할 때, 벌어지는 상황들에 대해서다.

* 대처요령-에서는 말 그대로 그에 따른 대처 요령들이다.

 

 

 

이 책의 매력은 단순하게 글을 개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저 작가의 목소리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다양한 책들에서 비독서의 형태를 끌어왔다. 그러니 재미있을 수밖에... 게다가 작가 자신이 그 책을 인용하면서 대충 읽은 것인지, 까먹은 책인지, 그저 들은 책인지에 대해서도 뚜렷하게 밝힌다.

 

 

이러한 이 책에 대해 제대로 설명한 글은 이 리뷰의 맨 앞에 적은 방민호 문학평론가의 말이다.

 

이 책은 당신에게 안 읽은 책을 읽은 것처럼 만들어주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상식적, 교양의 산물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책들을 꼼꼼하게 읽지 않아도 우리는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다.

 

* * *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다. 다양한 책을 읽고 그에 따른 짧은 비평을 하는 과제나, 그 수업에서 어떤 작품을 읽어내고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찾는 게 일 아닌 일이었다. 나는 독서광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당연히 읽히는 작품들이 나에게는 전혀 모르는 사물일 뿐이었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그 내용의 아웃라인을 알게 되었고 서서히 내 비평에도 그 글의 어떤 부분을 끌어올 수 있었다. 이미 나는 경험을 통해서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간혹 누군가의 책을 꼼꼼하게 읽고 그에 따른 비평도 읽은 적이 있었다. 그럴 땐 조금 괴로웠다. 그 책의 내용을 그 비평가의 내용 바깥에서 찾을 수가 없었다. 이미 답이라는 걸 찾았으니 내 뇌가 움직이지 않는 기분이랄까?

 

이 책의 중심에는 다양한 관점을 가지라는 말이 깔려있다. 책을 다 읽는다고 해서 그 책을 전부 이해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의외로 다 읽음으로 인해 생각의 정지를 겪을 수도 있다. 게다가 책이 교양이며, 그 사람의 교양을 나타낸다는 위험한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이러한 문화적 맥락에서, 읽은 책이건 읽지 않은 책이건 책들은 일종의 2차 언어를 형성하며, 우리는 이 언어에 의거하여 우리 자신에 대해 말하고 다른 사람들 앞에 우리를 나타내고 그들과 소통한다. 언어와 마찬가지로 책들은 간추리거나 다시 손질한 발췌문들에 의해 우리 개성의 부족한 요소들을 제공하고 우리의 결함들을 메우면서 우리를 표현하고 우리를 보완하는 데 쓰이는 것이다."

 

-p172-173, 부끄러워하지 말 것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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