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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걷는 밤

[도서] 밤을 걷는 밤

유희열,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4점

신간도서를 둘러보다 눈에 들어온 에세이가 있었다. 바로 유희열님의 '밤을 걷는 밤'이다. 따뜻한 날이면 종종 밤 산책을 했었는데 조용한 공원을 천천히 걷다 보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서 좋았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나에게 안부를 묻는 시간이 된다. 이 책은 카카오 TV 오리지널 예능 '밤을 걷는 밤'을 재구성한 것으로 도시의 밤 풍경과 유희열씨의 산책길 이야기, 꼭 닮은 일러스트가 함께 했다.

 

 

시간이 흐르면 지금의 풍경도 누군가에게는 거짓말 같은 풍경이 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 지금의 풍경을 부지런히 찰칵, 기억 속의 사진으로 찍어두면 어떨까.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과 손 꼭 붙잡고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저장해둔다면.
프롤로그

 


언제부턴가 나도 오래전 이름으로 말하는 경우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 *** 앞에서 보자" 이렇게 말하면 상대방은 곧잘 알아듣지만(물론 동년배이기에 가능하다)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 가게는 아주 오래전에 이름이 바뀌었다. 시간이 흐르면 또 어떤 이름으로 불리게 될지, 어떤 장소가 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을 부지런히 담아두어야겠다는 마음을 동감하며 읽었다. 

 

 

같은 길이어도 오르막을 걸을 때와 내리막을 걸을 때가 전혀 다르다. 오르막길에서는 두 발에 힘주고 숨이 차오르면 땀도 식혀가면서 쉬엄쉬엄 갈 수 있지만, 내리막길에서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누가 뒤에서 등을 툭툭 미는 것 같다.


산도, 인생도,
오를 때만큼이나 잘 내려가는 것이 중요하다.
사뿐히 내려앉은 낙엽처럼,
나에게 맞는 자리에 무사히 이를 때까지.
동대문구 천장산 하늘길

p.118~119

 

 

내 몸엔 큰 흉터가 두 군데 있는데
언제 어떻게 다쳤는지 아주 선명하게 기억한다.
하나는 친구랑 놀다가,
또 하나는 나물에서 떨어져서.
상처가 흉터로 아물면 통증은 사라지지만
기억은 언제까지고 사라지지 않는다.
억지로 가리고 덮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좋은 시간은 좋은 시간대로,
나쁜 시간은 나쁜 시간대로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지 않을 수 있다.

영등포구 선유도공원 p.273

 

 

추억이 깃든 동네를 찬찬히 살펴보면서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일지!
마스크를 벗고 산책할 날을 기다려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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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블로거 moonbh

    위 인용 첫 구절을 읽으면서, 조선 태종 이방원의 이야기가 문득 생각납니다. 태종뿐만 아니라 일본의 도쿠가와 이에야스도...공성이 다 끝난 후, 수성기에 어떻게 연착륙을 할 것인가, 내리막을 천천히 다치지 않고, 그래서 태종은 세종을,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한 아들에게는 쇼군지위를, 그리고 지역에 만일 쇼군이 위태롭게 되면 이를 이어갈 가문(이 역시 아들들)을 배치, 이런 것들은 훗날을 생각하는 마음이겠지요. 두 사람다 마음이 무거웠을 것입니다. 성공은 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피를 뿌리고 원성을 듣게 될 것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기에...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2021.10.15 09:07 댓글쓰기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