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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

[도서] 300

프랭크 밀러 글/프랭크 밀러,린 발리 그림/김지선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5점

 

지난 여름 <씬시티>를 통해 처음 만난 프랭크 밀러. 익숙지 않은 그의 만화에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드 보일드한 스타일, 암울한 도시의 뒷골목 등 그에 대해 남아 있는 기억들은 밝고 유쾌하기보다는 어둡고, 침울하다. <300> 또한 그러한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300>은 그가 추구하는 하드 보일드하고 거친 폭력의 원류를 보여주려고 작정한 듯 보였다. 피가 난무하고, 거침없이 끔찍한 장면들이 묘사된다. 화해와 타협은 없으며 오로지 피를 통해 결과를 말해줄 뿐이다.

 

<300>은 페르시아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테르모필라이 전투’를 소재로 하고 있다. 혹독한 훈련과 죽음을 불사하는 테스트를 통과해야 일원이 될 수 있었던 스타르타 군대. 그러한 군사 300명을 이끌고 레오니다스 왕은 수만의 페르시아 군에 맞서 싸운다. 한 명도 남김없이 장렬하게 전사하지만, 그리스 군대에 전설이 되어 이후 페르시아 군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했던  ‘테르모필라이 전투’. 이는 프랭크 밀러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소재이자, 그의 생각을 이끄는 원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까닭인지 거침없는 그의 붓터치가 이전보다도 더 섬세하고 웅장해보였다. 그러나 그의 만화에 드러나는 잔인함과 폭력성은 이것이 그의 특징적인 부분이라 해도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그의 만화에서 이러한 특징들을 뺀다면 그만의 아이덴티티도 그만큼 퇴색되는 것이겠지. 어쨌든 그만의 스타일은 인정해 주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내레이션을 하듯 전개되는 독특한 스토리 전개방식은 여전히 짧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설명하려 하지 않고 사건을 이끌어나가며 가끔은 철학적이기까지 한 의미심장한 문장을 구사하는 그의 스타일은 <300>에서도 여전히 느낄 수가 있다.

 

<300>은 영화로도 제작되어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300>이 역사적 사실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여 영웅주의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 극적 장면을 위해 페르시아인들에 대한 묘사나 사실들을 왜곡한 부분이 있다는 점 등은 요즘 <주몽>, <연개소문>과 같은 드라마를 보며 역사 드라마로 이해하기보다는 판타지로 해석하는 것처럼 우려를 낳는다. 만화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역사를 소재로 하기에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 것이 아닌가.

 

by 꽃다지, 2007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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