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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가 현 사회와 닮아 있기 때문에 로마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게 되었다고 말한 막스 갈로가 그 연구 결과를 토대로 로마인물소설을 펴냈다. 그 첫 번째 소설이 바로 <스파르타쿠스의 죽음>.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어 사람을 사고파는 현대 사회가 로마 귀족사회의 사치와 허영을 위해 사람을 짐승만도 못하게 여긴 현실을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 것일까. 이 책은 로마의 식민지 트라키아 출신인 스파르타쿠스가 일으킨 의로운 저항을 통해 로마제국 아래서 억압당한 인간의 존엄과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들은 각자 자기 나라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어야 해. 그런데 로마인들은 우리를 우리 땅에서, 우리 숲에서, 우리 하늘에서 강제로 끌어냈지. …… 자, 자유로운 인간이 되기 위해 싸우는 법을 우리 동포들에게 가르쳐주자고.” (244~245면)

 

로마에 예속되기 전까지만 해도 식민지인들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자신들의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제국주의의 망령은 이들을 내버려두지 않았다. 집단광기에 사로잡힌 로마사회는 그들을 길에서 주은 말하는 짐승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하인으로 부리는가 하면 로마제국사에서 그들의 타락상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검투사’로 내보낸다. 스파르타쿠스 또한 그들의 군인이 되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검투사가 되었다. 언제 죽음으로 내몰릴지 모르는 하루 하루의 숨가쁜 삶. 네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기에 어제까지 동료였던 이들을 죽여야만 하는 현실은 이들을 광기로 사로잡거나 심각한 우울증 환자로 만들어 버린다. 그러나 스파르타쿠스는 이러한 현실을 과감히 거부한다. 차라리 자유민의 몸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을지언정 같은 처지에 놓인 동료를 죽일 수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그의 의지는 결국 그를 지옥 같은 곳에서 동료들과 함께 탈출하도록 만들고 그의 생각에 동조하는 이들이 늘어나 일단의 무리를 이루게 된다.

 

시작은 자유를 갈망한 단순한 탈출이었지만, 이제 그 무리는 수를 헤아릴 수 없게 되었다. 이제 로마제국의 입장에서는 반란군이 된 것이다. 그러나 스파르타쿠스를 중심으로 모인 이들은 로마제국을 뒤엎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자유를 찾아 나선 이들일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오로지 오늘 주어질 빵과 자유를 위해서만 움직인다. 스파르타쿠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도시를 약탈하고 그를 떠났다가 로마 군단에 의해 몰살을 당하기도 한다. 그래서 스파르타쿠스 일행은 세력이 점점 약해져 쫓기게 되었다. 그동안 스파르타쿠스의 연인이자 디오니소스 신의 사제인 아폴로니아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그의 승리를 예견하며 신의 축복을 빌었지만, 거대한 로마제국과 맞서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스파르타쿠스의 죽음>은 이렇게 짓밟힌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위해 스러져간 스파르타쿠스와 노예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부당했던 그들의 삶과 지배 계급의 몰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분량에 비해 그들이 들려주는 내면의 이야기들과 사건이 전개되는 인과관계들은 많이 부족해 보인다. 역사가이자 소설가라는 한계 때문일까. 아니면 당시 그들의 한계까지를 고스란히 포함해 막연히 있는 사실 그대로를 보여주고자 함이었을까. 사건 나열에 그친 듯한 이야기의 서술방식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by 꽃다지, 2007년 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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