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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실에는 못된 망나니가 하나 있다. 돈도 많고, 힘이 센 그 아이는 도대체 상식이란 걸 모른다. 애초에 인디언 가문을 몰락시키고 그 터전을 빼앗았다는 가문의 내력을 보면 가히 짐작이 가지만 해도 너무 한다. 요즘 하는 행동들을 보면 정신이상자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툭하면 싸움을 걸지 않나, 웬만한 일은 다 돈으로 처리하려 한다. 그리고 자기 맘에 들지 않는 아이들은 똘마니들을 이용해 철저히 왕따시킨다. 그리고 요즘은 신자유주의라는 것을 들먹거리면서 온갖 은전을 베푸는 척 하면서 뒤로는 자신의 권력과 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게 눈에 선한데도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다닌다. 철판도 저런 철판이 없다. 맘 같아선 당장 가서 한 대 쥐어박고 싶다. 하지만 졸업장이라도 하나 따려면 어쩌랴. 부시란 놈한테 잘 보일 수밖에. 그래서 나도 얼마 전에는 한미 FTA 요구를 눈물을 삼키며 들어줄 수밖에 없었고, 미군기지 환경비용도 다 부담하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그 애한테 도전장을 내민 녀석이 하나 나타났다. 차베스란다. 그동안 부시가 IMF를 구실로 자기네 집 살림을 관리해주고, 석유도 수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데, 사람이 그럴 수 있나 싶었다. 그런데 차베스의 말을 들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IMF와 석유 등을 이용해 그동안 부시가 차베스네 집을 아예 통째로 먹어버리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에 격분한 차베스는 아무 말도 못하고 당하기만 하는 집안사람들을 보며 자신이 부시와 직접 맞서 싸우겠다고 했지만, 집에서 반대가 심했단다. 그러다 1998년 12월 드디어 집에서 권력을 획득한 차베스는 제헌의회 소집을 필두로 각종 개혁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차베스 집의 부흥을 위해 부시의 조종을 받는 경제적, 권력적 관계를 단절시키고 집안 사람들의 이익을 하나씩 챙겨주기 시작한 것이다. 석유를 판 돈으로는 집안 기초 살림을 다시 꾸리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의료비와 교육비 등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부시는 물론 한마디 할 수 없었다. 차베스는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이행하고 있는 것일 뿐이니까. 민주주의가 그런 것 아니었던가. 공작을 통해 차베스 집안 사람들을 회유하고 차베스를 쫓아버리려는 시도를 지원하기도 했지만, 차베스의 당당한 자신감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과감한 개혁은 많은 사람의 지지를 얻어 부시도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차베스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제 다른 친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차베스 집 주변에 사는 친구들부터 변하기 시작하고 있고, 협의를 통해 새로운 관계를 모색중이라고 한다.

 

차베스를 보면서 참 멋진 아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선 군인의 신분임에도 진보적인 생각으로 줄곧 공부하고 혁명모임을 가져왔다는 게 대견스러웠고, 권력을 잡은 이후 제헌의회를 소집하여 헌법을 바꾸는 등 거침없이 개혁을 하고 있는 모습이 믿음직스러웠다. 실제로 차베스가 지금까지 내놓고 실천하고 있는 미션들을 보면 정말 부러운 생각이 든다. 왜 나는 그렇게 못하고 있을까. 차베스는 친구들한테도 점점 인기를 얻어 가고 있다. 부시처럼 저 혼자만 잘 살겠다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잘 살아보자고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차베스가 말하는 ‘21세기 사회주의’ 건설은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무력 혁명에 의한, 모든 사람이 똑같이 나누어 갖자는 이상주의적인 말이 아니라 ‘사회경제적으로 정의로운 사회와 민중들의 실질적인 정치적 참여가 보장되는 사회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그가 펼치고 있는 ‘볼리바리안 혁명’이다.

 

나도 부시와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체결하려 한 한미 FTA, 쇠고기 수입, 미군기지 환경비용 부담 등 앞으로 그냥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당장 차베스처럼은 못할지라도 내 목소리부터 당당히 이야기하리라. 한 대 맞는 한이 있더라도 내 몫을 요구해야 ·점점 나를 인정할 것이 아닌가. 지금처럼 당하기만 한다면 죽을 때까지 부시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차베스한테 한 수 배워야겠다. 그리고 부시와 맞짱 뜬 차베스가 힘을 내서 끝까지 잘 싸웠으면 좋겠다.

 

by 꽃다지, 2007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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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위솔

    그쵸? 한수 배워야죠. 차베스 끝까지 멋지게 가야 될텐데...

    2007.06.29 14:29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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