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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일의 그림동화 1

[도서] 이우일의 그림동화 1

이우일 글, 그림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어린 시절 한없이 맑은 마음으로만 읽었던 동화에 대한 환상은 작년에 '우리가 알고 싶은 진짜 동화'라는 부제가 붙은 <그림동화집>을 읽으면서 무참히 깨졌다. 내가 그때까지 알고 있었던 동화가 정말 그 동화였는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 그랬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는 진짜 동화를 아이들의 정서에 맞게 윤색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당시 그 책을 읽고 난 후 차라리 안 읽는 편이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내용이 너무도 잔혹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화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꿈 같은 환상마저 깨져버렸으니까.

 

그런데 이번엔 이우일이 다시 그 원전 동화를 들고 나왔다.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가 아닌 '우리가 알고 싶은 진짜 동화'를 그만의 캐릭터로 다시금 그려낸 것이다. 글로서 읽고 상상으로만 그 잔혹함을 느꼈던 원전 동화는 이우일의 그림에 의해 더욱 생생하게 재현됐다. 그래서 유쾌하지 못했던 원전 동화에 대한 이미지는 그 잔혹한 모습 앞에서 더 강하게 거부감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두 번째로 원전 동화를 마주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상상의 여과를 거치지 않고 이우일의 캐릭터를 통해 직접 대면했기 때문인지 원전 동화에 대한 거부감은 첫 번째만큼 그리 크지 않았다. 아마도 후자쪽이 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 정말이지 이것이 만화가의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우일의 그림동화> 1권은 재투성이, 헨젤과 그레텔, 노간주나무, 토끼와 고슴도치, 농투성이, 생쥐와 작은 새와 소시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는 글보다는 동화 속 인물의 캐릭터를 위주로 전개되며, 원전에 충실한 만큼 잔혹함 또한 그대로 드러난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큰 특징이라 한다면 이우일만의 스타일을 이야기 속에 그대로 녹여내었다는 것이리라. 단지 이우일이라는 이름을 빌어 원전 동화를 소개하는 데 그쳤다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우일은 원전동화의 바탕 위에 현 시대의 언어와 사고와 환경을 대입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원전 동화를 소개한다. 곤드레 김(앙드레 김)이 재투성이의 옷을 만들어주고, 모바일 화보 찍냐는 비난을 받을 만큼 섹시한 옷을 입은 재투성이가 나이트 클럽(무도회장)에 찾아가는 듯한 인상을 주는 식이다. 그래서 동화는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나는 아직도 '잔혹'한 동화가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이우일을 통해 잠시나마 동화를 새롭게 볼 수 있었고 재미를 느낄 수 있었지만, 이 잔혹한 이야기에는 '동화'라는 단어를 빼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은 여전히 유효하다.

 

by 꽃다지, 2008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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