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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점 아빠 백점 엄마

[도서] 빵점 아빠 백점 엄마

이정인 외 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요즘 동시에 푹 빠졌다.

복잡하지않고 단순하니까 그냥 마음이 간다.

하루를 아이들이 있는 공간에서 머무니 어른의 생각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 

자연스레 아이들의 언어로 대화하게 된다.

읽은 책에 대해 잠깐씩 이야기 하기도 하고, 자기들의 비밀 공유를 나에게 말하기도 한다.

스스럼없이 미주알고주알 얘기하는 아이들이 예쁘다.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엿본다.

꾸밈없는 순수함이 詩가 된다.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 동시집으로 「빵점 아빠 백점 엄마」가 출간되었다.

푸른문학상에는 '새로운 시인상' 부문에서 동시와 응모자가 치열한 경쟁을 벌여 뽑힌

동시와 시인들을 해마다 선보인다.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번 「빵점 아빠 백점 엄마」에서는 5명의 시인과 95편의 동시 열매가 열렸다.

세상의 모든 사물들을 마음으로 품고,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는 언어의 마술사들... 시인이다.

정말 동시를 읽고 있으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긴장된 마음이 풀어진다.

 


 

시를 쓰려고 하면 자꾸 그럴듯한 멋진 말로 포장해 기교를 부리려고 한다. 

뭔가 뭉클케하는 생명력이 없다.

그냥 단순하게 평범한 이야기도 시가 된다는 것을 동시를 읽으면서 알아간다. 

바라보는 마음 태도이다.

 

♣강아지풀꽃 / 이장근♣

내 강아지 꼬리처럼 복슬복슬

귀여운 강아지풀꽃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

 

고개 숙이지 마

 

너도 

 

꽃이야.

 

강아지 꼬리를 닮은 강아지풀꽃,

꽃은 피어있는 그 자체로 뭔가 뭉클하고 대견하다.

비록 강아지 꼬리 닮은 풀꽃이지만 피었음에 꽃이란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니, 당당하게 꼿꼿하게 꽃이야~~~

고개 숙이지 마..... 이 말에 오히려 위로 받는다.

하찮은 존재란 없다.

이 땅에 태어난 이상 모두 의미있는 존재이다.

고개 숙이지 마..... 그래, 모두 꽃이야~~~

 

♣호준이 / 오지연♣

2학년 국어 쓰기 시간,

 

글씨 안 써도 되니

넌 좋겠다,

 

모두들 

오른팔에 깁스한 호준이를 바라보며 부러워하는데

 

땅꼬마 고집쟁이 호준이

송글송글 콧등에 땀 맺히며

끙끙거리며 왼손으로 글씨를 쓰네.

 

마음처럼 쉽게 잘 안 써지는지

참았던 눈물이 뚝뚝 떨어져.

 

삐뚤빼뚤 오르락내리락

작은 까마귀들이 노는 것처럼

도무지 알아볼 수 없는 글씨

 

모두들 두 손 들었다.

호준이가 오늘 다시 보인다. 

 

국어 쓰기를 하는 시간, 2학년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쓰기에서 제외되는

호준이가 부러울 것 같다. 그러나 호준이는 친구들과 마찬가지로 왼손으로 쓰기를 한다.

땅꼬마 고집쟁이 호준이의 열심이다. 마음이 불편한가보다. 

왼손으로 쓰긴 쓰는데 도통 제 마음 같지 않다.

속상하면서도 끝까지 쓰기를 감당하려는 2학년 호준이의 고집이 짠하면서도 대견하고 예쁘다. 

호준이로 인해 부러웠던 친구들이 호준이로 인해 부끄러울 것 같다.

당연히 호준이가 달라져 보이겠지!

고집쟁이 호준이의 열심은 친구들의 생각을 변화시켰다. 

아주 작고 사소하지만 호준이로 인한 영향력은 컸다.

 


 

동시집을 읽고나니 생각이 많아진다.

아이처럼 생각하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매번 느낀다.

이리저리 재단하는게 너무 많아서.

재단하는게 많아지면 몸만 커져가는 어른이 되어가는걸까?

 

작년에 tvn <삼시세끼-어촌편5> 에서 손호준이 차승원, 유해진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생각난다.
손호준은 차승원과 유해진을 바라보면서 "정반대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절친인게 신기하다" 
유해진은 "난 약간 아웃도어 쪽을 좋아하고, 차선수는 인도어다" 

그러면서 손호준에게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물었다.
손호준은 "제 색깔은 딱히 없는 것 같다. 누굴 만나도 그냥 그 사람이 편한 대로 지내는 편이다.

색깔이 없는 게 고민이다" 솔직하게 고백하자,

차승원은 "호준이는 그 사람한테 맞추는 스타일이다"

이에 유해진은 "네가 색깔이 없진 않다. 분명 너도 네 색깔이 있다"

"오히려 날이 갈수록 색깔이 너무 짙어지는 것을 좀 경계해야 한다.

나는 그런 고민이 있는 거 같다. 날이 갈수록 자기 게 굳혀지는 것 같다"
차승원은 "그렇다. 고집이 너무 세다" 넉살을 떨었다. 그러면서,

"난 사실 되게 포용하는 스타일이지 않느냐. 내 색깔이 너무 강해서 안 바뀐다"
이에 유해진은 "그걸 알고 조금이라도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할 수도 있을 거 같다"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내가 <삼시세끼-어촌편>의 유해진, 차승원, 손호준을 애정하는 이유이다.

그들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생각이 자란 어른이면서 어딘가 모르게 순수함이 엿보인다. 

어른이라면 이들처럼....^^

시를 읽으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순수함에 닿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오늘도 내일도 여전히 시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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