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씨앗 빌려주는 도서관

[도서] 씨앗 빌려주는 도서관

미셸 멀더 글/설은정 그림/김은영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꽤 오래 전인가보다. 봄에 거리를 다니면 어떤 사람들이 맨들맨들한 포장지 봉지를 2,3개씩 나눠줬다.

포장지 앞면에는 꽃 이름과 함께 사진이 선명하게 찍혀있고, 뒷면에는 꽃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다.

비스듬하게 가위로 윗면을 자르면 공벌레가 돌돌 말린 것처럼  씨앗이 들어있다.

귀에 대고 포장지를 흔들면 서걱서걱 소리가 났다. 

호기심에 한참동안 읽어본다. 받은 씨앗도 복불복인지라 똑같은 씨앗이 아닌 다른 씨앗들이었으면...

마음속으로는 예쁜 꽃 씨앗이길 바랬다. 그 땐 씨앗 심지도 않을거면서 욕심을 내었다. 

아마 지금 꽃 씨앗을 나눠준다면 심고, 물 주면서 씨앗이 싹 틔고 꽃 피는 것까지 바라보고 기다렸을거다. 

소중한 것을 그 때는 모르고, 지금은 안다. 시간이 흘러서 어른이 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지금까지 생존함은 삶의 터전에서 정착과 함께 다양한 먹거리가 될 식물들을 재배해왔기 때문이다.

기후와 땅의 환경에 맞게 씨앗은 발아되고 토착화되었다.

먹거리는 풍성해졌고, 차고 넘쳐서 버려지기도 했다.

새로운 종자들이 쏟아져나왔고 인간의 이익에 따라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 종자와

오랜 시간 키워내야하는 식물들은 자연스레 멸종되기도 했다.

인간의 이윤 추구와 편리함에서 밀려난 씨앗들은 개체수에서 밀려 점점 도태된다. 

세상 속 많은 삶의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진지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다. 

공통된 생각을 지닌 사람들과의 연대와 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책 [씨앗 빌려주는 도서관]을 읽었다. 

 


 

할아버지를 만나기 전까지 클로에의 일상은 몬트리올에 있었다. 

갑작스레 오게 된 아빠의 고향, 빅토리아. 그리고 별로 친해보이지 않은 아빠와 할아버지.

아빠는 할아버지의 삶이 못마땅하다. 아빠의 눈치를 보는 할아버지.

클로에의 시선으로는 보통의 부자지간이라 하기엔 거리감이 느껴진다. 이상하다. 

할아버지와 아빠가 살아왔던 삶을 이해하기까지 클로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 이해 지점에 할아버지가 키우는 멸종 위기의 씨앗이 있었다.

할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클로에의 삶에도 다시 균열이 생겼다.

엄마와 친한 친구 소피아가 있는그리운 몬트리올로 돌아가야 하나?

할아버지가 심었던 멸종 위기의 씨앗 상자를 찾아서 할아버지의 일을 계속 이어가야 하나?

 


 

할아버지가 머물던 집과 땅은 할아버지 것이 아니었다. 부자지간 문제가 된 빼앗겼던 집과 땅.

더 이상 그 집과 땅에서는 씨앗을 심고 수확을 할 수 없기에,

빅토리아에서 알게 된 친구 니코의 도움으로 할아버지와 심었던 씨앗의 작물들 수확을 위해

옮겨 심을 곳으로 자전거를 타고 간다. 

이 때를 위해 클로에가 니코에게서 자전거 타기를 잘 배워놨구나.

멸종 위기의 식물을 지켜내기 위한 아주 작은 움직임!

 

"모자에 숨겨서 독일 국경을 통과한 와이스 할머니의 토마토 씨앗부터 러시아산 핑크 브로콜리,

스코틀랜드산 블루 케일 등 할아버지의 채소밭에는 희귀 품종이 가득합니다. 

콩은 너무 오래 두면 자라는 힘을 잃어서 심어도 싹트지 않아. 

어느 지역이나 고유의 채소가 있지만, 사람이 계속 심지 않으면 결국 멸종하는 거야."

 


 

기후 변화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해마다 꿀벌의 개체수가 줄어든다는 소식을 자주 듣는다. 

더 심각한 것은 꿀벌이 사라지면 모든 인류도 멸망할 수 있다는 것.

꽃과 열매가 자라기 어려워지고 그것을 먹는 초식 동물의 감소와 육식 동물의 감소로 이어진다. 

먹이 사슬의 문제는 결국, 사람들의 먹거리 수급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문제이다. 

씨앗의 우리의 미래, 우리 채소를 보존하자, 꿀벌을 보호하라!

이 구호가 가까이서 들린다. 인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니까. 

 

클로에가 찾고 찾았던 씨앗인데, 할아버지는 씨앗을 도서관에 기증했다. 

도서관은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곳인 줄만 알았는데,

씨앗도 기증하고 빌려주고 수확해 씨앗을 받아 잘 말려서 도서관으로 반납하는 것이었다. 

 

씨앗 도서관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아니면 일반 도서관에서도 책과 함께 원하는 사람들에게 씨앗도 대출해줬으면 좋겠다. 

꽃 피우는 씨앗이라면 꿀벌에게, 열매 맺는 씨앗이라면 초식동물과 사람들에게도 좋겠다. 

꽤 오래전 아무것도 몰랐을 때 받았던 씨앗들 이젠 키울 수 있을 것 같은데.

한 알 씨앗의 숭고한 비밀을 많은 사람이 안다면 아울러 한 알 씨앗의 소중함도 알게 될텐데.

자연스레 살려내는 일과 같이 살아간다는 것의 신비로움도 알겠지^^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2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아자아자

    종자보관소 라는 말을 들어본 것 같아요.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을 통해 각국은 농산물에 주력하여 자급자족 형태를 유지해야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론 농산물이 무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싶어요. 그러자면 종자(=씨앗)를 잘 보관해야지.

    2022.05.23 22:24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해맑음이

      그럴 것 같아요. 앞으로 어느 나라가 더 종자(씨앗)을 잘 보관해서 그것으로 식량 위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네요. 먹거리는 한정되고, 소비되어 버려지고 있으니까요.

      2022.05.27 14:43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