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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주 주말에 엄마랑 아비토끼랑 지리산 뱀사골에 다녀왔다.

30년이란 시간 훌쩍 넘겨 고종사촌 언니를 만나고 왔다.

엄마한테는 조카~~

아비토끼도 처음 만나는 사촌 처형이겠네.

 






 

가을 잎들은 하나둘씩 떨어지고, 바람에 뒹굴어 날아가고.

새들은 분주하게 날개를 퍼득거리며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다닌다. 

푸르름으로 가득했던 산에는 잿빛의 옷을 갈아입었다. 

도심에서 벗어난 산골은 겨울 초입이다.

 

20대 초반 봄날에 지리산 노고단에 온 적 있다.

걷기가 만만치않았지만 산세가 수려했다 . 

엄마의 품처럼 포옥~~ 품어주는 산이란 걸 비로소 느꼈다.

늘 그 말을 듣기는 했지만...

 

집 마산에서 2시간 정도 걸려 뱀사골에 도착했다.

함양과 남원, 경남과 전북에 걸쳐있다. 

탐방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갔던 날은 날이 너무 좋았다. 

조금 거리가 있는 산책 온 느낌이었다.

지리산 톨게이트로 빠지지 않고 둘러서 왔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 길이고 당연히 친절한 목소리 네비 길라잡이로 왔으니까. 

그래도 눈으로 산골의 지나가는 가을을 깊이 담았다. 

 

탐방로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 알 수 없다. 

11시 넘으니 단체로 온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었다. 

초입인데도 산세가 예뻤고, 물이 깊었다. 

여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뱀사골의 깊은 계곡을 찾을까!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은 저마다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작은 돌탑들이 군데군데 있다. 

뱀사골 오는 길목에 굿당도 많더니...

한 해 가고 있는데 무엇보다 가족의 건강이다.

나의 하나님이 지켜주심에 감사할 뿐~~~

 


 

사촌 언니와 나의 나이차가 9살 차이다.

엄마와는 13살 차이다. 

중학교 때 언니가 울 집 이발소 근처로 이사와서 남동생(사촌오빠)과 살았다.

아빠(외삼촌)가 옆에 있으니 20대였던 언니 오빠도 든든했으리라. 

진주 집에서 살다가 부산의 직장을 찾아 온거다. 

 

늘 언니 오빠가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 놀러가곤 했다.

오빠는 기타 교본을 펼쳐놓고 기타를 치고, 언니는 늦은 밥상을 차리고.

나는 텔레비젼 삼매경에 푹 빠졌다.

따뜻한 이불 폭~ 덮고.

그 때가 너무 따뜻했고 그립다.

 


 

30년 훌쩍 넘은 시간의 반가운 재회!

언니 얼굴은 그대로였다. 

단지 시간의 흔적만 조금 새겨졌을 뿐....

아들 둘에 시어머니 모시고 잘 살아가고 있었다.

처음 본 형부는 이마에 착함, 선함이라고 써 있는 듯^^

 

언니는 사과 농사를 짓고 있다. 

내년에는 사과 밭 옆의 자투리 땅에 포도나무도 심을거라고 한다. 

고구마도, 칡도, 사과즙도.... 

농사 이야기며 살아왔던 이야기, 다른 사촌들 이야기까지

30년간 못다한 이야기꽃을 피워냈다.

 

아직 농한기가 아니라 바빴다.

다음번에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일어났다.

가려는데 밥도 같이 못 먹고 미안하다며 이것저것 싸주었다.

사과, 사과즙, 고구마, 사과고추장 등등

박스로 그냥 차에 실어주는데 괜시리 우리가 미안스러웠다.

엄마와 우리가 준비한 봉투를 언니 주머니에 쑤우욱~~

언니는 안 받으려고 손사래치고...

받아야지 우리가 다음에 또 올 수 있다면서 실랑이를^^

 

언니가 잘 지내는 것 같아 마음이 좋았다.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어색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언니는 그냥 그 때의 언니, 나는 그 때 보다 더 수다스런 나로 만나니

마음이 괜시리 뭉클했다.

흘러간 시간이었지만.... 시간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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