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통해 만나는 경험들은 참 흥미롭고 귀하다.
학창시절 미술 시간은 나에게 항상 부담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난 그리고 오리는데 흥미를 못 느낄 뿐 아니라 못한다.
그에 반해 울 효진이는 맨날 그리고 오리고 만든다.
이젠 어디든 붙여놓고서는 '엄마, 나 잘 했지? 엄마 핸폰으로 찍어서 올려~~'
ㅋㅋㅋ 꼭 미술작가처럼 말한다.
미술에 완전 문외한인 나를 닮지 않아서 좋다^^
나의 책 읽기는 5년전에 시작되었다.
공짜로 준다는 책, 서평단 참여가 계기이다.
계속 책을 읽고 싶다면 독후감, 즉 서평을 남겨야한다.
틈틈이 책 읽고 독후감 쓰는 물들임이 지금까지 쭉 이어져왔다.
나의 삶 중에서 가장 잘 했던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무엇보다 책을 읽되 읽기에 편한 책들만으로 편식하지 않았다.
어려운 책은 어려운데로, 글밥이 장난 아니게 많은 책들은 또 그 나름대로
나는 읽어나갔다. 그 물들임 중에서 특히 미술에 관한 책들은 언제나 부담이었는데,
언제부턴가 부담이 아닌 미술관 나들이 한 것 처럼 그렇게 자연스레 읽게 되었다.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들과 책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도서관에 가면 언제나 시선이 가게 되는 미술에 관한 책들은 의외로 많은 도움이 된다.
미술에 관한 배경지식이 책을 통해 내 머릿속에 각인되어지고 한번 보았던 그림으로서
내 마음속에 오롯이 살아있는 것으로 된다. 글을 쓸때나 누구와 대화를 하게 될때 그 그림들의
배경과 화가는 내 삶 속에서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
직접 미술관에 가지 않더라도 꼭 간 것처럼 그렇게 그림이 들어온다.
바로 책 <런던 미술관 산책>이 그랬다.
낙엽 떨어지고 바람부는 11월의 저물어가는 가을에 내 마음속으로 물들여졌다.
저자는 영국 유학중에 런던 미술관들을 즐겁게 드나들었다고 한다.
그 보고 느낌의 기록이 여기 이 책 <런던 미술관 산책>에 오롯이 들어있다.
런던의 참된 매력이 바로 미술관들에 있음을 깨닫게 되었고....
전통과 현대의 공존이 오롯이 미술관에 있었다.
시간이 흘러도 영국인들이 고수해왔던 전통이나 삶의 방식들이 지금도 변하지 않고
고스란히 시간이 멈춘 듯 남아있는..... 그래서, 영국.... 너무나 영국적인....^^
미술관들이 참 많았다. 크고 유명한 국립미술관에서부터 도심에 있는데 어느 골목 어귀에
가서야 만나게 되는 소박하지만 알찬 미술관까지.....
그리고 여전히 시간을 거슬러 숨쉬고 있는 그림들과 화가들.
들어가는 말에서 미술에 관한 책들을 읽어야하는 부담감에서 무장해제되도록 만든 글귀...
"모든 그림은 저마다의 사연을 담고 있다"
그 사연들이 여기 <런던 미술관 산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이 탄생된 역사적 배경과 화가의 삶..... 결코 분리될 수 없음을 알았다.
그림대로 운명 덧씌워진 화가들의 삶, 흥미로웠지만 참 안타까운 사연들이 더 많았다.
아울러 저자는 그림은 전문가의 소개나 미술사 책의 해설보다는 마음의 눈,
남이 아닌 내 마음의 눈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마음의 눈...... 생길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야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처음에 그림을 접하다보면 이게 무슨 그림인지 무슨 사연이 담겼는지 모른다.
전문가나 미술사 책의 해설을 읽고서야 그림이 보이게 된다.
그림에 관한 많은 책들을 접하고서야 부담감없이 조금은 마음의 문을 활짝 엶으로
그림이 서서히 나에게 들어오게 된다.
그때 오롯이 책에 집중하게 된다. 다음 그림이 궁금하게 된다.
오늘처럼...... 한 권이 책<런던 미술관 산책>을 본 것 아니라 직접 내가 그 미술관에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빠지게 된다^^
이렇게 본 그림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마음의 눈으로 가슴 벅참으로 읽고 보았기 때문이다^^
계기가 된다면 책이 아닌 직접 미술관 산책을 해보고 싶다.
내게 필 꽂힌 단 하나의 그림 속에 빠지고 싶다.
그 그림의 사연들과 교감하고 싶다....
'넌 무슨 사연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니?' 라고 묻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