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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의 질투

[도서] 꽃들의 질투

이자벨 라캉 저/김윤진 역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모든 사랑 이야기는 진부할 듯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랑도 있음을 알았다.

시대와 환경, 국경을 넘어 정신적인 교감이 서로 통하는 플라토닉 사랑이 남녀간에도 가능할까?

우정과는 또다른 이성적 사랑, 육체를 탐하지 않고도 충분하게 서로를 원하는 사랑....

바로 이 사랑을 엿보았다.

 

 

<꽃들의 질투> 제목에서 뭔가 모를 야릇함과 함께 표지 그림에 아주 이국적인 여인의 매혹적인 모습이

눈에 띈다. 시대적 배경은 1905년 일본의 부당한 압제를 세계 열강에 고발하고, 대한제국의 주권을 사수하기 위해 열강들의 호응을 얻어내라는 국가적 사명의 임무를 띠고 프랑스 파리에 파견되는 고종황제의 특사 일환. 러시아와 오스트리아를 거쳐 프랑스에 도착하지만 그 속에서 그가 마주한것은 조선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아닌 그들의 잇속이 먼저였음을 알았다.

그들에게 조선은 그저 멀리서 불난 집 구경하듯 바라다보는 어쩌다 떨어진 운좋은 먹잇감인 하이애나였다.  좌절감과 실망감이 앞선 가운데 일환에게 나타난 프랑스 여인, 엘레나와 마주치게 된다.

우연이었을까? 필연이었을까? 첫만남인데도 그들은 어색해하지 않았다.

동양과 서양, 열강과 약소국, 전통과 현대....

나라가 틀리고 언어가 틀려도 그들은 서로 통했다.

이렇게 그들은 서로에게 호감이 갔다. 꽃들이 시샘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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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전개는 인물의 동선을 따라간다.

복잡하지 않은 단조롭지만 그 단조로움 속에서 저자의 시대적 묘사와 인물들의 감정이라든지 배경의

따뜻함이 어우러진다.

프랑스 저자가 어떻게 이렇게 상세하게도 1905년 조선의 수치와 1919년의 독립운동에 관해서 이렇게도 잘 알았을까? 역시나 저자는 유럽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한국계 작가로 한국인 어머니와 프랑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저자는 동양과 서양의 두 문화적 차이를 자주 자신의 소설적 소재로 사용한다고 한다. 저자가 이 소설만큼이나 너무 매력적이어서 모델인 줄 알았다.

역시나 편견이겠지. 삶을 펜에 오롯이 적어나가는 작가야말로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인지......

 

 

프랑스를 사랑한 조선남자?

아니 프랑스의 화려함과 외양과 허레허식을 사랑한 것이 아닌 프랑스인이면서 프랑스인이기를 부끄러워하는 진정 멋있고 아름다운 프랑스 여인을 사랑한 것이겠지.

그리고 소박하면서도 꾸밈이없고 감정에 더 진솔한 꼬레하고 불리는 조선 남자를 사랑한 프랑스 여인....

그들의 사랑은 진심이었을까? 한낮 집착은 아니었겠지?

국가적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특사로 온 남자와 프랑스 상류 지배층의 여인.

아내가 있고 남편이 있는 그들이 사랑을 했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란 영화가 왜 느닷없이 생각이 날까?

일탈? 삶의 무력감? 문득 그럴수도 있을 것 같다.

아내를 포함한 답답했던 조선의 여인네들과 이미 서양식 문물과 제도에 익숙해진 남자, 일환

남편의 문란한 사생활과 한곳에 정착되지 않는 생활에 이미 싫증난 여인, 엘레나

분명 그들은 외톨이였다. 이 공감대가 그들은 하나로 묶게 했음을 알 수 있었다.

동양에서 온 이방인, 물질주의를 추구하는 세속적 욕망에 진저리치는 서양 속의 또다른 이방인.

그들은 각기 이방인었지만 그들 만남은 온전히 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사랑은 집착이 아니었음을 알았다. 부족한 곳과 허한 곳이 잘 보이는 서로 일수록 더욱 호감을 가지게 되는 법.

그들은 분명 '플라토닉 사랑'을 하고 있었다.

 

 

책의 결말은 씁쓸하게 비극적으로 끝난다.

왕의 특사로 비밀리에 유럽에 간 임무들이 실패로 끝나고 주인공(일환)이 본국(조선)으로 돌아오지만

남겨진 그리운 가족들을 결국 만나지 못한채 상하이로 영구 추방조치 된다.

그리고 시대적으로 상하이 외 중국 여러 곳에서 조선의 독립운동에 대한 불꽃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일환은 상하이에서 아편 중독자로 최후를 맞이한다.

그리고 상하이를 찾은 엘레나와 일환의 아들의 기이한 조우.

뭔가 어정쩡하게 끝난 느낌이 든다.

 

 

저자는 정말 이 책에서 무엇을 말하려는 것이었을까?

거대한 역사적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사랑은 꽃핀다? 아니 시대와 환경을 초월한 사랑?

어떻든 좋다. 무엇보다 잊혀질뻔한 국사 교과서의 한 시대의 단편적이면서 역사적 장면을 이렇게 재구성하면서 그 시대 우리의 아픈 역사를 한번더 되돌아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억할만한 디딤돌이 되는 듯 하다. 아울러 반쪽이지만 동양인의 피와 뿌리를 가진 저자가 이방인이며 주변인이면서 제 3자의 입장일 수 있음에도 이 책을 현실과 사랑을 접목해 표현했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흥미있었고,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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