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알고 흥얼거리는 동요들이 있다.
초등학교 음악시간에 선생님의 풍금 소리에 맞춰 부르던 노래들.
그 노래들이 詩였다^^
늘 이맘때면 생각나는 이제 그리움이 된 이야기 하나,
학교 합창부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인지 늘 오디션?보면 떨어졌다.
합창부 아이들이 쭉~~~ 앉아있고, 선생님의 반주에 맞춰 한 명씩 들어와 노래를 불렀던 기억.
그 때 불렀던 노래.... 아직 기억난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의 "고향의 봄'이다.
어려서 고음도 잘 올라갔을터인데.... 왜 떨어졌지?
떨어지고 교실로 오면 삼삼오오 친구들과 모여 늘 했던 한 마디....
'그 놈의 고향의 봄인지 뭣인지..... 자꾸 떨어지네...'라며 웃던 기억들.
그리고 뜸뿍~~ 뜸뿍~~ 뜸뿌기, 뻑꾹~ 뻑국~~ 뻐꾸기....'
오빠 생각 부르면서 화음 넣었던 기억도 여전히 새록새록인데.......
정말 어릴 적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다.
동시가 동요로 불려진지 많은 시간들이 흘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어릴 적 시간들을 거슬러 동요와 함께 자라고 꿈을 키웠던걸까?
한국 동시 100년... 그리고 우리 귀에 익숙한 멜로디의 사랑스런 동시가 50편 담겨진
동시집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이다.
흔들리는 마음 (-임길택)
공부를 않고/ 놀기만 한다고/ 아버지한테 매를 맞았다.
잠을 자려는데/ 아버지가 슬그머니/ 문을 열고 들어왔다.
자는 척/ 눈을 감고 있으니/ 아버지가/ 내 눈물을 닦아 주었다.
미워서/ 말도 안 할려고 했는데/ 맘이 자꾸만 흔들렸다.
도토리 나무가 부르는 슬픈 노래1 (-권오삼)
아이구 못 살겠네/ 성미 급한 사람들 땜에/ 빨리 빨리 도토리를/ 떨어뜨리지 않았다간/
골병 들어 죽겠네/ 너도나도 커다란 돌덩이로/ 내 몸뚱이를/ 마구 두들겨대서
떨어뜨리세 떨어뜨리세/ 얼른얼른 떨어뜨리세/ 저 욕심쟁이들 머리 위로/
내 작고 귀여운 열매/ 어서어서 떨어뜨리세/ 눈물처럼 똑, 똑, 똑, 똑
엄마가 아플 때 (-정두리)
조용하다. 빈집 같다/ 강아지 밥도 챙겨 먹이고 바람이 떨군 빨래도 개켜 놓아 두고/
내가 할 일이 뭐가 또 있나/
엄마가 아플 때 나는 철든 아이가 된다/ 철든 만큼 기운 없는 아이가 된다
별 (-공재동)
즐거운 날 밤에는 한 개도 없더니 한 개도 없더니
마음 슬픈 밤에는 하늘 가득 별이다
수만 개일까 수십마 갤까
울고 싶은 밤에는 가슴에도 별이다
온 세상이 별이다
노래로만 익숙했던 동시가 새롭다.
시인들의 감성이 소름끼칠 정도로 순수하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느낌을 어쩜 그렇게도 표현을 잘 했을까?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부럽다.
시 속에 이야기가 들어있다. 여전히 삶이 들어있다.
맑고 아름다운 자연이 들어있다.
바라다보는 시선이 참 투명하다.
그래서일까? 詩를 읽다보면 내 마음이 들킨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다.
그 속에서 놀던 때도 그립고....
지금의 삶이 나에게 주어진것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