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여자이지만 살림을 잘 하는 여자들은 정말 존경스럽다.
살림의 고수, 주부 9단, 살림의 지혜.... 그들을 보노라면 참 부지런하다.
가만히 앉아있는 것을 못 견뎌 기어코 일을 만들어내고야 마는 사람들.
얼마나 깔끔하고 정갈한지. 또 손재주가 남다름을 알 수 있다.
부족함 속에서 풍성함으로 채울 줄 아는 사람들이다.
아쉽게도 나에게는 그런 재주가 없다.
그냥 있어야 될 자리에 있고, 없어야 될 물건들은 과감히 버리는 정리 수준에 머문다.
매스컴을 통해 살림의 神이라 불리는 그들의 집을 구경하다보면 입이 함지막하게 벌어진다.
놀랍고 감탄하며 부럽기까지.........
호사스레 꾸며진 집이 아닌 그저 평범함 속에서 센스있게....
딱 그 주인의 성정을 닮은 집 같아서 참 좋아보였다.
우리 나라에 문화디자이너 '이효재'씨가 있다면 미국엔 동화작가 '타샤튜더' 할머니가 계신다.
햇살이 비치는 가을의 뜰에서 늘 분주하게 하루하루 삶을 늘 감사하게 살아가는 부지런한 할머니.
<행복한 사람, 탸샤튜더> 에세이집이다.
90세를 훌쩍 지난 연세에도 늘 소녀같은 감수성을 지니고 계셨던 타샤튜더.
예전에 <타샤의 정원>을 들여다봤다. 30만평의 대지에 펼쳐진 정원.
봄여름가을겨울이 다 녹아들어있는 그 정원에는 타샤 할머니의 정성이 고스란히 베여있다
계절마다 다양한 꽃을 심고 가꾸고 바라다 본 정원의 모습에 얼마나 행복했을까?
새들을 좋아하고, 새들의 지저귐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타샤 할머니.
호기심 어린 모습으로 동물들을 보고 그 동물들을 그린 그림들은 집 안 은근하게 비치는 등불 아래
벽난로처럼 따뜻하다.
'사람들은 날 장밋빛으로 본다. 보통 사람으로 봐주지 않는다. 내 본 모습을 못 보는 것이다.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우리는 달과 같아서, 누구나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 어두운 면을 지니는 것을...'
우리와 다른 모습으로 다른 환경 속에 살아서 그런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타샤 할머니.
하지만 할머니는 우리들의 겉으로만 보는 이런 특별한 시선들이 부스러웠나보다.
사람마다 행복하다고 느끼는 잣대가 틀리니깐 그렇긴한데, 보이는것만 보려고 하는 우리들의 옅은 마음들이 들킨 것 같아 할머니의 고백이 마음 쓰였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데......
삶 속에서 소박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 나름 얼마나 많은 속앓이를 했을지 넌지시 생각이 든다.
베틀에 앉아 옷감을 짜고, 뜨개질을 하고, 손수 요구르트와 치즈를 만들고, 차를 마시고, 그림을 그리고, 정원을 가꾸고, 마리오네트 인형을 만들고, 동물 친구들과 교감을 나누고,....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정말 쉴 틈 없는 하루 삶이다. 그 삶 속에서 오롯이 기뻐하고 행복해하는 할머니.
아, 정말 행복하다.... 느낌이 이런 느낌이겠구나~!!!
할 일이 여전히 있고,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자신만의 행복을 가꾸어 나가는 삶.
무엇보다 일상의 소중함을 당신에게 선물했음에 특별하게 다가온다.
누구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한 하루, 또 누군가에게는 정말 귀하고 특별한 하루란 삶.....
허투루 보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분주하게 무엇을 많이 해야되는 삶이 아닌 의미있는 시간의 사용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