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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1초들

[도서] 우리가 사랑한 1초들

곽재구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사랑스런 풍경이 마음팍에 들어왔기에 잊지 못하는 그리움이 된다.

그리고..... 그 사랑과 동경으로 인한 그리움 때문에 떠난다.

곽재구 시인의 <우리가 사랑한 1초들> 산문집이다.

동방의 등불, 라빈드라나드 타고르의 시편들을 너무 사랑해서 그 사랑스런 詩들을 한국어로 직접

번역하고 싶어 그는 타고르의 고향, 인도 산티니케탄으로 향한다.

시인님의 용기가 부럽다. 그리고 그 사랑과 그리움은 진짜다.

살면서 때론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는데, 이런 용기와 배짱이라면 삶을 더 풍성하게 살지 않을까싶다. 

좋아하면서도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 갖고 싶다고 다 가질 수 없는것처럼......

1년 5개월동안 시인은 산티니케탄 벵골 사람들과 함께한다.

삶의 중심에서 늘 마주치는 수많은 '릭샤왈라'(인력거꾼)들은 시인에게 소중한 친구이자 이웃이었다.

그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그들의 생활과 문화를 체험하고, 타고르의 모국어 벵골어를 배운다.

이방인을 향한 그들의 환대가 참 따뜻하게 느껴졌다. 물론 이 이방인이 먼저 그들에게 다가갔으니깐.....

타고르의 고향, 시인에겐 얼마나 인상적이었을까?

시인이 오롯이 느낀 감정과 풍경들이 감정이입되듯 내 마음에 들어온다.

특히 시인이 입이 마르도록 자랑 한 산티니케탄의 반딧불이가 제일 보고싶다.

얼마나 아름다운 밤을 만들어줄까?

책을 읽다보니 나도 자연스레 벵골어 몇 단어가 신기하게 머릿속에 들어왔다.

참 예쁜 단어들이다.

따시뗄레, 당신에게 행운이~

발로, good~~

쫌빠 다다, 꽃 아저씨

해맑은 아이들이 시인 아저씨를 부를 때 '쫌빠다'라고 부른다.

꽃을 좋아하는 아저씨? 시인에게 참 잘 어울리는 이름 같다.

산티니케탄에서 살면서 설레도록 보고 싶고, 다시 마주하고 싶은 풍경과 사람들, 그 속에 뭉클하고도

가슴 아린 삶들도 있었다. 크와이의 벼룩시장에서 만난 종이배를 팔러 나온 아이는 시인에게 행복을

선물해주었다.

 

다사와 헤어져 돌아오는데 달빛이 환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저 아이는 어떤 인연으로 내게 이런 기쁨을 주는건지요? 처음 내게 종이배를 접어 건네주었고

그 종이배 위에서 내 마음이 따뜻해지기 시작했지요.

타고르의 시보다도, 그 어떤 고통과 환희의 영감보다도 내 마음이 환해졌고 촉촉해졌습니다.

 

아이를 만나고 싶었으나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날 다 저물어 길 위에서 아이를 만나다니요?

아이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들다니요? 달빛을 보며 돌아오는 내내 나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을 조금씩 흘렸습니다.

인도에서 머무는 동안 세상에서 가장 착하고 아름다운 돈이 10루피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간디의 초상이 새겨진 이 조그만 지페 한 장이면 인도의 저잣거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입니다. 문득 내가 신이라면 이 세상 저잣거리의 모든 물건 값을 10루피 이내로 정했을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10루피 지폐 몇 장만 있으면 밤기차를 타고 먼 도시로 여행을 떠날 수 있고 낯선 거리의 시장에서 부침개를 먹거나 낡은 영화관에서 오래전에 상영이 끝난 영화를 볼 수 있겠지요.

 

 

산티니케탄에 머무는동안 나는 참 많은 선물을 받았습니다.

꽃들이 가득 피어난 길과 꽃향기로 뒤덮인 숲 그늘, 하얀 달빛들, 초롱한 눈망울의 호수, 어떤 크리스마스트리보다 아름다운 반딧불이들의 비상과 점멸, 바울(노래하는 집시)들의 노래, 모르는 내게 웃으며 인사하던 사람들, 잠시 길 위에 멈춰 서서 시를 쓸 때 노트 위에 떨어지던 키 큰 나무들의 화사한 꽃잎들.... 오늘 아침에도 나는 기분 좋은 선물을 두 개나 받았습니다.

하나는 자전거를 탄 인도 여학생의 맨발이고 또 하나는 셔츠를 고르며 기뻐하던 아낙들의 얼굴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공사장 아낙들의 하루 일당은 100루피입니다. 셔츠 한 장의 값이 얼만인지 나는 묻지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옷값이 비싸다 해도 아낙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꺼이 오늘 하루치나 그 이상의 품삯을 지불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산다는 것은 다르지 않은데, 산티니케탄의 벵골인들은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듯 했다.

10루피, 우리돈으로 250원.... 종이배를 판 아이의 10루피, 릭샤왈라의 10루피, 공사장 아낙의 100루피....

그들에게 10루피, 100루피는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고, 선물이 되는 그들 품삯 이상의 행복이 아닌가싶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1년을 훌쩍 넘어 생활했으니 그 풍경들마다 삶마다 그리움으로 남지 않았을까?!!!

소란스럽지도 번잡스럽지도 않고 느리게 삶을 살며 누리는 그들의 마음이 아름다운 이유를 알 것 같다.

행복해지는 마음과 뭉클한 마음들이 교차했다. <우리가 사랑한 1초들>

마음이 너무 따뜻해져서 계속 아껴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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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그녀

    우왕! 이 글 읽으니 제 마음도 따뜻해지네요. 저는 새벽까지 책을 보다가 이제 잠에 들려고 합니다. 곽재구 시인처럼 삶에 보다 많은 용기를 내고 살아야지 다짐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그 곳 환경에 동화되어 완벽히 스며든 시인의 모습이 보이네요.
    저도 조만간 이 책 읽어 볼게요. 미리 애드온 예약^^ 11월 10일부터는 시간이 나니까요.

    2015.10.30 02:5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해맑음이

      새벽까지 책을 보시다니... 대단해요. 10시만 되면 땡~! 잠을 청하는 우리집.
      다시 일어나기가 힘들어요. 책을 읽고 글도 적고 뭔가 긁적긁적하려면 빨리 컴퓨터부터 옮겨야될 것 같아요. 나만의 웅크릴 공간이 필요해요^^ ㅋㅋㅋ
      곽재구 시인님, 머릿속에 오래 기억될 것 같아요.
      세나님, 애드온예약 고맙습니다^^ 선물 받은 아이마냥 기분 좋아요~~~

      2015.10.30 07:27
  • 아름다운그녀

    방금 구입^^ . 바빠서 다시 올게요.

    2015.11.06 08:55 댓글쓰기
    • 파워블로그 해맑음이

      많이 바쁘신데 이렇게 잊지 않으시고 구매하셨네요. 고맙습니다, 세나님^^
      어제밤부터 내린 비가 부슬부슬.... 가을비네요.
      좋아하는 비가 내려요. 공기가 많이 가라앉은 주말, 행복한 날들 되세요^^

      2015.11.07 09:44
    • 아름다운그녀

      책을 수요일부터 읽을 듯 합니다.
      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고마워요. ^^

      2015.11.09 20:15
    • 파워블로그 해맑음이

      좋아요^^ 제가 고맙죠~~~
      저는 요즘 책 읽기에 게으름피우고 있네요.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왜일까요?
      10월에 넘 무리했나봐요^^ ㅋㅋㅋ
      억지로 안 할려고요. 그저 내 마음이 가는대로 편안하게......
      바쁘신 삶 중에서 즐거운 책 읽기 되세요~~~

      2015.11.10 15:22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