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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곶의 찻집

[도서] 무지개 곶의 찻집

모리사와 아키오 저/이수미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시간이 흐를수록 바다가 좋다.

그 탁트임이 답답한 마음을 달래주는 것 같아서.

특히 인적 드문 겨울바다는 파도의 찰방거림만 있을뿐, 그 어떤 소리도 끼어들 틈이 없다.

바다를 보면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의 호사스러옴.

이제 그 여유와 행복을 많이 누리고 싶다.

얼마나 멋지고 분위기 있는가.

삶의 힘겨웠던 시간들을 부서지는 파도에 살며시 얹는다.

그리고 자연스레 흘러나오는 음악은 마음의 위로를 건넨다.

이런 자연스러운 분위기들의 찻집들이 바닷가 주변에 많이 생겼다.

분위기와 필요에 의해 생긴 찻집들.

반면 전혀 생각지도 못한 곳에 들어선 찻집도 있다.

보물을 찾아냈듯이. 그래서 더 반갑기도 하고 그 속사정이 궁금한 찻집.

<무지개 곶의 찻집>도 꼭꼭 숨겨진 아는 사람들만 찾는 곳, 아니 우연히 들어선 길에서 찾아낸

보물같은 곳일 수 있다.

그 무지개 곶의 찻집이 더 놀라운 것은 제목에서처럼 바다 옆 아슬아슬 깍아진 절벽 위에 세워진

찻집이다. 곶 찻집. 그 곶 찻집엔 잊을 수 없는 특별함과 사연들이 있다.

 

커피와 음악이 있다.

어느 찻집에서나 똑같지만 그 곳엔 사람이 있다.

상처와 아픔과 절망을 이끌고 이르게 된 곶 찻집에서 만나게 된 나이 지긋한 찻집 주인 에스코.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우며

신기할 정도로 맛있는 커피와 손님에게 딱 맞는 음악을 선물한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곶 찻집에서 에스코를 만나게 된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위로와 함께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자신들의 삶 속으로 들어간다.

흩어진 사람의 마음들을 따뜻하게 들여다볼 줄 아는 에스코씨다.

 

왜 무지개 곶의 찻집일까?

그리고 매일 창문 너무 바다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애절하게 기다리는 에스코.

 

그녀는 화가였던 남편을 잃고 홀로 찻집을 꾸려나간다.

아무도 찾을 것 같지 않은 이런 적막한 바다 위의 찻집.

그녀가 생계 때문에 찻집을 여는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무지개 때문이다.

곶 찻집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고, 에스코가 찻집을 접을 수 없는 이유이다.

곶 찻집에서 바라다보는 풍경은 그 자체로 살아있는 그림이다.

하지만 이 살아있는 풍경조차 무색하게 만든 명품 그림을 에스코씨의 남편은 보았다.

그 풍경을 사랑하는 아내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럴 시간이 없어서 남편은 자신이 본

보물같은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오렌지색으로 물든 하늘... 그리고 소나기..... 눈 앞의 무지개......

저녁놀이 어스름질 때 펼쳐지는 풍경이라 생각하며 늘 해질 무렵에만 바라본 바다 저 너머.

하지마 거센 사나운 폭풍이 어둑컴컴한 밤의 대미를 장식하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얼굴을 바꾼

따스함이 감도는 아침놀이 떴다.

에스코씨가 지난 수십년간 매일 찾았던 그 보물같은 풍경.

남편이 선물해주고 간 그림이 아닌 진짜 살아 숨쉬는 풍경이었다.

인생의 쇠사슬이자 위안이었던 무지개 찾기.

<무지개 곶의 찻집>의 존재 이유가 이제 완성되어졌다.

그녀는 찻집을 접어야할까?

 

오늘 새로 태어난 나를 위해 어젯밤과 똑같은 커피콩을 갈기 시작한다.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행복하게 울고 웃으며, 또 마법의 주문을 외면서....

 

새삼 이뤄진 꿈의 완성보다, 꿈을 찾아가는 삶의 과정이 얼마나 행복을 주는지

<무지개 곶의 찻집> 에스코를 보면서 느낀다.

그러고보니 우여곡절 끝에 무지개 곶의 찻집에 온 사람들은 모두가 불완전하고 안정되지 않은

'미생'들이었다. 완전히 죽지않은 살아갈 여지가 남아있는 사람들.

그래서 작은 희망의 끈 조차 놓을 수 없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들처럼......

에스코가 그 과정에 있었기에 그들에게 먼저 따뜻하게 다가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겹겹이 쌓아온 과거의 시간이 바로 지금의 너희니, 과거를 그리워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을 긍정하고,

받아들이고,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해.

 

과거란 시간을 지우는 것이 아닌 그리워하는 시간들이 나에게도 올까?

그 시간들을 오롯이 견뎠고 받아들였고 그리고 인내했고.....

나는 아직 상처 난 부분들의 딱지가 남아있는데, 아무래도 무지개 곶 카페에 가야겠다.

조금이라도 아물수 있는 어떤 음악을 선사해주실까?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행복해져라, 행복해져라.... 이 주문과 함께 마시는 커피.

생각만해도 아이마냥 들뜨는데^^

 

 

 

작년에 갔던 간절곶의 겨울 바다 풍경이다.

바다를 배경으로 찻집들이 줄줄이 세워져있었는데......

여름에 갔을 때 그 찻집들이 철거가 되었다. 市에서 정비한다고.

무지개 곶 찻집만큼의 멋진 풍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바다가 있어서 좋았다.

따뜻한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바라보는 풍경에 금새 굳은 마음들이 다 풀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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