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진이는 지금 얼마전에 끝난 TVN 드라마 <도께비>에 홀렸다. 보고 또 보고......
드라마 할 때는 본방사수도 하지 않았는데, 자기네 반 아이들 이야기 단골메뉴가 '도깨비'였는지
그 때부터 열일 제쳐두고 스마트폰으로 16부작을 다 보고 있다.
텔레비젼에서 해주는 재방송까지.... 징하다, 징해^^ '태양의 후예'에 이어 '도깨비'까지.
오늘 '태양의 후예' 작가가 '도깨비' 작가라고 말해줬더니 놀란다.
와우... 엄마 그 작가님, 진짜 대단해. 너무 대본 잘 만드는 것 아니야?^^
잘 만든 드라마는 이제 초딩 5학년 된 아이의 마음까지 사로잡나보다.
특히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이며, 대사 하나 하나까지 뭘 알고 보는가 싶더니 드라마 내용을 꿰고 있다. 안 본 엄마를 위해 친절하게 상황 설명해주는 서비스까지 해주는 귀염을 뽐내고 있네.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는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나보다.
아이들이 더 감성적인가? 요즘 아이들....... 참 모르겠다.
'도깨비' 주인공인 '도깨비 김신&도깨비 신부 은탁' 그래서 신탁 커플^^
이름도 그럴싸하게 잘 만들어졌고, 둘의 케미도 좋았는지 아이는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신탁 커플의
詩 필사를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초딩 5학년이 그 신탁 커플이 함께 써내려가는 詩들에 심장이 오골거린다고 말하는데... 그 참, 앓이구나, 앓이야!!! 결국 그 詩 필사책을 이 어미에게 당당히 사달라고 말한다.
자기도 적고 싶다고..... 이런 일도 있구나 싶다. 책에 무관심한 아이가 드라마 하나 보고 책을 사달라니....
그것도 쓰는 시집 필사책을^^ 그래도 좋아서 바로 구매해줬다.
김용택 시인님이 엄선한 아름답고 영롱한 詩들이 담긴 필사책,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 캬하.... 제목 좋고~!!!
빠른 배송, 역시 오우 yes~~~
책 도착하자마자 아이는 성경 QT 다하고 무슨 의식을 치르듯 색색 향기나는 볼펜을 준비하고,
한 자씩 한 자씩 정성스레 적어나갔다.
이 어미에게 자랑한다. 엄마, 엄마, 이 詩 은탁과 신이가 쓴 詩라고.....
詩 필사하면서 '도깨비'의 장면도 마구 마구 생각나나보다. 꼭 자기가 은탁인 양.....ㅋㅋㅋ
느낌을 담아서... '첫사랑이었다' 가 '짝사랑이었다'로 바꿔서^^
하루가 멀다고 그래도 몇 일 적고 말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계속 적어나가고 있다.
아직 '도깨비' 가 주는 파급력~~~ 본 것 또 보고.... 혼자 키득키득 웃고^^
김용택 시인님이 탁월한 詩들을 고르셨다. 글구 김용택 시인님의 詩들도 10여편.
보니깐 충분히 감성적이고 말랑말랑한 詩들이었다. 따뜻하고.
급기야 아이는 역할극까지 제안한다. 엄마가 김신 하고 자기는 은탁이란다.
그래서 함께 詩를 적자고^^ 오케이~~~
드라마는 안 봤지만 詩는 필사만으로도 그 느낌 아니깐^^
근데 적으면서 뭔가 속고 있는 이 기분, 뭘까???
보니깐 내가 적고 있는 詩는 길다. 긴 詩를 이 어미더러 적으라고 하는거다. ㅋㅋㅋㅋ
그래도 뭐 어떠랴. 아이랑 이렇게 詩 속으로 빠져드니 참 좋지 아니한가^^
언제 이런 기회가 오겠나. 드라마 덕분에 딸램이랑 함께 詩 쓰는 호사를 누린다.
오랜만에 詩 필사한다. 그러고보니 저번에 서평단 신청해서 받은 시집 <내가 아주 작았을 때>
김용택의 어른을 위한 토닥토닥 동시 필사책이었다. 참 좋았는데 그 때도~~~
함께 쓰고 읽고.... 이것도 아이와 나만의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