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게 산다는 것》 책 장을 막 열었을 때, 저자가 서술한 내용이 내 가슴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다.
"늘 어딘가에 얽매여서
남들따라 흔들리면서
재고 따지고 비교하고 평가하면서
그렇게 아등바등 살아왔다.
그러나 이제는 대단한 사람이 되기 위해
양손에 이것저것 꽉 쥔 채로 살고 싶지 않다.
내려놓아야 할 것은 내려놓고
버려야 할 것은 미련없이 버리고 싶다.
내 삶에 정말 필요한 것과 쓸모없는 것을 구분하면서
단순하고 담백하게 삶을 살아가고 싶다."
저자의 삶의 버킷 리스트인 '제발 좀 담백하게 살아보자'는 말이, 내가 살아가야 할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처럼 느껴지는 글이었다.
음식에서 담백한 맛을 내기가 어려운 것처럼 우리의 삶이나 인간관계에서도 담백해지기란 쉽지 않다. 음식도 인간관계도 어느 정도 내공을 갖춰야 비로소 담백하면서도 마음을 끌어당기는 '맛'을 낼 수 있는 법이다. 그래서 저자는 《담백하게 산다는 것》을 통해, 1장에서 담백하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다루고 있고, 2장에서는 담백한 삶이 가져다주는 최고의 선물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고, 3장에서 담백한 삶을 방해하는 몇 가지 요소들을 다루고 있으며, 4장에서는 담백한 삶을 위한 마음 솔루션을 제시하며, 5장에서 담백하게,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법을 알려 주고 있다. 내게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 내딛는 한 걸음'이다. 담백하게 살기 위해선 내 마음에 타오르는 불을 물로 끄는 노력을 기울여야함을 깨닫게 되었다.
가능한 한 서로간에 불필요한 상처를 주고받지 않는 것이 인간관계의 최선이라 하겠다. 하지만 상처 없는 인생이 어디 있으랴. 그로 인한 흉터와 얼룩이 없는 인생도 없다. 그러므로 또 다른 최선은 인생 자체에 얼룩이 질 수밖에 없음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앞에서 조금이라도 의연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겠다.
열 사람을 만나면 마음에 드는 사람은 한두 명이 고작이다. 그런데 내가 만나는 열 명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모두 완벽하게 성공해야 한다고 바란다면, 그보다 더 피곤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 마음으로 실수와 단점에 대해 여유로워진다면, 일도 인간관계도 더 담백해질 것이다.
저자로부터 건강한 자존심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pp.106-107)
첫째, 내가 내 집의 주인이듯이 내 삶의 주인은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둘째, 우리가 집을 정성껏 가꾸지 않고 버려두면 폐허가 되듯이 나 자신을 방치하지 않고 끊임없이 가꾸어나가는 것이다.
셋째, 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정과 평화이듯이 내 마음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알고 실천하려 노력하는 것이다.
넷째, 내 집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말을 무시해도 좋은 것처럼 내가 곤경에 처했을 때 내 주위에 남지 않을 사람들의 평가를 과감히 무시하는 것이다.
다섯째, 집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면 청소하기 벅찬 것처럼 인생에서 지나치게 많은 것으로 나를 파괴하지 않는 것이다.
이 중에서 나에게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부분은 네번째였다.
또 불안을 느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pp.86-87)
"불안을 느끼면 심호흡을 하면서 다른 쪽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불안이라는 감정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만 막아도 도움이 된다.
그다음으로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이는 내가 불안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 대개의 불안은 자신이 불안하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더 가중된다. '아, 지금 내가 불안하구나'라고 글로만 써보아도 좋다. 내가 무엇을 불안해하는지, 무엇 때문에 그토록 걱정하는지 다 적어보고, 가능하면 해결책에 대해서도 자세히 써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 과정에서 언어 능력에 해당하는 좌뇌가 일을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냉정함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시점에 집중하기 바란다."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구절, 새롭게 알게 된 것들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수록 우리의 뇌세포가 더 건강해진다." (p.207)
"데이비드 스노던 박사는 미국 내 일곱 군데 수녀원에 있는 수녀들을 대상으로 수십 년 동안 생활 습관을 관찰해 왔다. 감사하는 마음과 긍정적인 자세를 지닌 수녀들과 불평이 많고 부정적이었던 수녀들을 비교한 결과, 긍정적인 수녀들의 수명이 평균 7년 정도 더 길었을 뿐 아니라 뇌세포의 파괴 정도도 덜했다." (p.207)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은 동경, 인간에게 그보다 더한 시련은 없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과 세상이 차지하고 있는 것을 타협할 때만 삶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 헝가리의 대문호 산도르 마라이 (p.133)
"사진은 단지 장면 하나를 찍는 것이다. 전후가 생략된 채로. 결코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 "우리도 한 사람의 단면만을 보고, 마치 그 사람의 모든 면을 다 안다는 것처럼 생각할 때가 있다. 특히 남에 대해 험담을 할 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므로 누군가에 대해 험담을 하고 싶을 때 '내가 그 사람의 단면만 보고 오해하여 판단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떠올린다면, 충동을 참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pp100-101)
"이 세상에 내 기대치를 온전히 만족시켜 줄 사람은 없다. 그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드라마 시청률도 40퍼센트만 나오면 '대박'이라고 한다. 때로는 51퍼센트의 지지율만 얻어도 대통령이 되고 국회의원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우리가 무슨 수로 인간관계에서 100퍼센트의 만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pp.79-80)
"지나친 기대치를 내려놓는 것이 곧 마음을 비우는 것" (p.80)
"거절은 100퍼센트 나를 위해서 해야 한다. 상대방의 기분보다는 내 기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p.190)
"자신이 경험하는 작은 마음의 상처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p.140)
"때로는 마음의 고통이 몸의 고통보다 천 배 만 배 더 아플 때도 있다." (p.11)
"먹방이 유행하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 사회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p.25)
"스트레스는 평상심을 잃게 만드는 모든 것" (p.26)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 자극적이고 빨리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을 먹으라고 신호를 보내는데, 그래서 초콜릿 같은 단 음식과 짜고 매운 음식이 당기는 것이다." (p.27)
"인간관계에도 테크닉이 필요하며,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거리가 필요하다." (p.167)
"불편함을 느끼는 관게는 과감하게 정리하거나 혹은 최소한의 일정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p.171)
"상대방이 내 메시지에 반응이 없으면 '뭔가 그럴 만한 사정이 있나 보다'라고 생각하면 된다. 시간적으로 거리를 두는 셈이다. 그러면 마음에도 그만큼의 여유가 생겨 아무런 파문이 남지 않는다."
(p.176)
"살아보니 정말로 죽고 사는 일이 아닌 다음에야 그렇게 불안해할 일도, 분노할 일도, 긴장할 일도 없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러니 약간의 무시를 당했다고 해서, 때로는 조금 손해를 본 것 같다고 해서 너무 마음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p.182)
"감정적일 때는 서로 분리되어 혼자 시간을 보내는 편이 낫지,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상대는 언제나 그 감정으로만 나를 기억하는 것 같아요" (p.187)
"빛이 직진하는 것보다 굴절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처럼, 인간관계에서도 내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기보다는 상대방의 상태에 따라 왜곡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런 사실을 감안해보면, 힘든 감정일수록 시간을 두는 편이 좋다." (p.188)
"완벽주의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최선을 다하되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다." (p.196)
"고통스러운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그는 책과 그림, 그리고 음악에서 위안을 얻었다." (p.212)
"누군가로부터 온전히 사랑받는 경험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를 살게 하는 '정신적 양식'이기 때문이다. '아, 내가 소중한 존재구나! 내가 쓸모 있는 존재구나!' 하는 느낌을 받지 못하면 살아갈 힘을 얻지 못한다. 그러한 느낌은 인간에게 있어 일종의 '존재 증명'과도 같은 것이다." (pp217-218)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고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p.221)
"세상은 우리 스스로에 대한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p.228)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들보다 낫지 않다." (p.228)
"스트레스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랑받고 인정받고 존중받을 때, 그로 인해 기쁨과 희망을 느낄 때이다. 좋은 인간관계를 누릴 때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될뿐더러 마음의 평화에 관여하는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p.233)
"내가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나 자신뿐이다." (p.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