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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 치즈 맛이 나니까 치즈 맛이 난다고 했을 뿐인데

[도서] 치즈 : 치즈 맛이 나니까 치즈 맛이 난다고 했을 뿐인데

김민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오늘은 '치즈 맛이 나니까 치즈 맛이 난다고 했을 뿐인데'를 읽었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오직 하나 김민철 작가님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오직 그거 하나만 보고 샀는데 문제는 별로 치즈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방치하고 조금씩 읽다가 결국 필력에 굴복하고 다 읽게 되었다. 팬심으로 무장했기 때문에 사실 편집자 지망생으로서의 날카로운 고민은 하지 않았다. 그냥 재밌는 구절에 밑줄 치고 실실 웃으면서 읽었다. 작가님이 내 속을 들여다보고 글을 쓰는 게 아닌지 실로 의심 가는 상황이다.

책의 내용은 치즈에서 시작해서 치즈로 끝났다. 치즈와 함께한 일화들일 뿐인데, 삶에 대한 통찰이 보여 놀랍고, 어떤 음식을 이렇게 광적으로 좋아한다는 것을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딱히 음식에 취미가 없는 나로서는 매우 궁금할 뿐이다. 모든 에피소드들이 다 좋았지만 그래도 뽑아 보자면, 개인적으로 '무려 엄마, 겨우 딸', '한명자의 간장 안 뺀 간장', '죄책감 극복 프로젝트', '감자칼의 이중생활' 그중에서도 특히 좋았다. '무려 엄마, 겨우 딸'은 제목부터가 마음속에 콕 박히는 제목이다. 엄마가 저절로 생가나는 일화인데, 엄마에 대한 생각으로 공감이 확 드니 왜 이 에피소드를 에세이의 첫 타자로 했는지 실로 이해간다. 에세이에서 제일 중요한 건 공감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다음으로 '한명자의 간장 안 뺀 간장'은 솔직히 이 책의 앞 부분들은 사실 꽤 전에 읽었는데, 이건 목차를 보자마자 '아, 이건 치즈 맛 나는 시어머니의 된장 이야기였지'라고 생각이 났다. 치즈 맛 나는 시어머니의 된장이라니 나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 솔직히 그런 순간이 있긴 하다. 이 음식에서 그 맛이 나는데 남들은 공감해 주지 않는 순간. 그래서 그런지 반가웠다. 세 번째로는 '죄책감 극복 프로젝트'!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에피소드이다. 중학생 때의 겨우 모은 3만원으로 시내에 나가서 큰마음 먹고산 물건들, 그리고 그 후의 소비습관. 너무 비싼 물건을 보면 돈이 충분해도 죄책감 때문에 사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는 이야기. 보면서 공감했다. 이 에피소드는 어렸을 때 작은 돈으로 벌벌 떨던 과거의 나를, 그리고 그때와 다른 지금의 나를, '죄책감'이라는 말로 지금의 소비 태도를 너무 명백히 날카로운 통찰로 설명해 줘서 좋았다. 마지막으로 '감자칼의 이중생활' 또한 비슷한 이유로 골랐다. 20대의 허세와 그와 달라진 나 자신의 치즈칼에 대한 태도는 과거와 달라진 작가님을 통해 정신적 성장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좋은 에피소드였다.

이렇게 좋았던 점을 줄줄 말하고 나니 상당히 민망한데, 편집자 지망생으로서의 신분을 상기하고, 이 작품을 보자면, 우선 '치즈 맛이 나니까 치즈 맛이 난다고 했을 뿐인데'라는 비록 '치즈에 대한 모든 에피소드를 이 제목이 포괄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뭐든지 치즈랑 엮을 만큼의 치즈 사랑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생각하면 참 내용을 잘 나타내면서도 '대장금'의 유행어를 차용해 친숙함을 내세운 좋은 제목인 것 같다. 또한 표지의 러프한(?) 치즈 그림 역시 이 책의 약간 거친 치즈 사랑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생각하면 참 내용을 잘 나타내면서도 '대장금'의 유행어를 차용해 친숙함을 내세운 좋은 제목인 것 같다. 또한 표지의 러프한(?) 치즈 그림 역시 이 책의 약간 거친 치즈 사랑을 잘 보여주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또한 에피소드 '불법숙박범의 치즈 사랑' 중간에 독특하게 Q&A 형식이 들어가 있는데, 편집자님의 아이디어인지, 작가님의 아이디어인지 모르겠지만 인상 깊었다. 마지막으로 치즈라는 특정 테마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나라의 수많은 치즈러버들을 예상 독자로 잡고 갈 수 있을 텐데, 그와 관련하여 마지막의 '지극히 개인적인 치즈 리스트'를 수록한 게 정말 좋은 포인트인 것 같다. 나처럼 그저 작가님만 보고 산 '치. 알. 못'이나, 치즈 입문자분이나, 아니면 치즈를 좋아해서 산 분들에게나 유용한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치즈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고, 개인적으로 '작가님은 어디서 치즈를 산다!'라는 좀 더 개인적인 포인트를 하나 줬어도 좋았을 것 같다. 두 번째로는 치즈에 관한 이야기만 하지 않고 어떤 치즈 관련 일화를 통한 정신적인 성장, 신체적인 성장을 이야기한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와 관련된 인상적인 문구 하나와 개인적인 이 책의 감상을 대변하는 문구 하나를 적으며 이번 서평을 마친다.

파리의 치즈칼과 서울의 감자칼만큼, 사십대의 나는 이십대의 나와 달라졌다. 남들에게 자랑하기 좋은 값비싼 치즈칼보다,언제든지 편하게 꺼낼 수 있는 감자칼을 더 기특해한다. 이제는 남의 눈을 덜 신경 쓴다. 어떻게 보이더라도 상관하지 않는다. 없어 보여도 딱히 상관없다. 내가 어떻게 보이더라도 '진짜 나'와 상관없으니까, 어쨌거나 사십대의 김민철은 감자칼로 치즈를 잘라도 맛있다는 걸 안다. -125p-

사람에게서 얻을 수 있는 위로는 드물다. 그건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어서 더 귀하기만 하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일상 속에서 쉽게 굴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작은 위로가 필요하다. 나의 치즈처럼. -1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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