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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서사음 에디션)

[도서]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서사음 에디션)

김하나,황선우 공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편집자 k 님의 강의를 듣고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빌렸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라니, 사실 이 책을 알기 전에 막연히 나는 '딱히 결혼할 생각도 없으니 나이 들어 친구랑 살고 싶다'라는 생각 정도는 했지만, 옆집이 아닌 한 집에서 언젠간 끝날 거란 확신보단 반영구적인, 최대한 끝까지, 노후까지 갈 각오로 그 일을 상상해 본 적도, 또 그 형태를 '가족'이라 생각해 본 적도 없기 때문에 색달랐고 궁금했다. 나는 여자 두 명이 그려진 분홍색 표지가 마음에 들었는데 그건 너무 헤져있어서 흰색 표지인 아이로 데려왔다. 아마 분홍색 북 커버를 벗긴 상태인 거겠지. 앞표지는 김하나 작가의 집이, 뒤표지에는 황선우 작가의 집이 그려져 있는데, 황선우 작가의 집 위에 해가 그려진 건 작품을 봐서 알겠는데, 김하나 작가의 집 위에 달이 그려진 건 이유를 몰라 궁금하다. 책을 열면 6식구와 관련된 다양한 일러가 다른 종이들과 평량이 달라 훨씬 얇은 종이에 그려져 있는데 개인적으로 색칠놀이하고 싶었다.

책 내용은 황선우라는 사람, 김하나라는 사람, 결혼이란 형태가 아닌 누군가와 살 때의 좋은 점, 안 좋은 점, 겪게 되는 일 등 제목 그대로 여자 두 명이 만나, 같이 사는 내용이었다. 이 책이 어땠냐고 묻는다면 '다 좋았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도 그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지점은 친구와 사는 것과 결혼으로 누군가와 사는 것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내가 결혼 안 해봐서 아는데'장에서처럼 결혼을 하지 않으면 어떤 말을 듣지만, '우리는 사위들'장에서처럼 친구와 살면 시가족이 없는대서 오는 이점들로 하여금 결혼 체계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결혼한 친구가 시댁에 명절을 지내러 가서는 "어른이 되어 남의 집에 입양된 기분이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호의 이게 '원래의 마음' 아닐까? 관습과 가족 관계와 책임과 의무로 짓눌려버리기 이전의 좋아하는 친구를 낳아주신 부모 님께 갖는 친근한 마음. 내 자식과 함께 사는 친구에게 잘 대해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 이 나라 모든 며느리, 사위, 장인·장모, 시부 모들에게도 원래의 마음은 이와 같을 것이다. 그리고 왜곡 없이 이 원래의 마음만을 그대로 유지한 채, 열무김치와 고기를 넙죽넙죽 받아먹는 우리가 역시 위너인 것 같다'

또한 누군가와 살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짚어준다는 점이 좋았는데, 이 책은 여자 둘이 사는 좋은 점을 쭉 나열한 책이 아니다. 둘은 책 속에서 싸운다. 그리고 다시 화해한다. 특히 가사도우미와 관련된 장인 '돈으로 가정의 평화를 산다'와 '안사람 바깥양반'을 보면 같은 사건에 대한 관점 차가 보이는데, 사람이 얼마나 다르고, 다른 두 사람이 같이 사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지 알 수 있는 그 중립이 좋았다.

'처음에 우리는 서로의 비슷함을 발견하고 놀라워했지만 이후로 서로의 다름을 깨달으며 더 크게 놀라게 되었다. 우리는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이었다. 그것도 매일매일 끝없이 들고 나는 파도처럼 이어질 '생활 습관'이라는 거대한 영역에서.'

'각자가 40년에 걸쳐 쌓아온 생활 습관이란 결코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 이제 내 집이기도 한 공간에 쌓여가는 물건 들의 대왕릉을 보고 있자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것은 황선우의 생활 습관이라는 파도가 40년에 걸쳐 쌓아 올린 지형이었으며 나는 앞으로 나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매일매일 이어질 파도와 더 불어 살아가야 했다. 물론 그것은 황선우, 아니 이제 동거인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터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아무래도 역시 결혼은 하기 싫고, 혼자 사는 건 무서운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데, 그중 가족이라 정의되는 형태는 좁고, 보수적임을 이 책을 읽고 알았다. 학교 다닐 적, 그 누구도 나에게 다문화 가족, 1인 가족, 한 부모 가족, 대가족, 조손 가족 등등 이런 형태 외의 '조립식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어쩌면 우리의 뇌가 그런 교육들로 너무 딱딱해진 게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다른 누군가도 다시 말랑말랑해지길 바라고,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장의 '생활동반자법'은 현대사회에 필요하다고 나 역시 생각한다.

'평생을 약속하며 결혼이라는 단단한 구속으로 서로를 묶는 결정을 내리는 건 물론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더라도 한 사람의 생애 주기에서 어떤 시절에 서로를 보살피며 의지가 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충분히 따뜻한 일 아닌가. 개인이 서로에게 기꺼이 그런 복지가 되려 한다면, 법과 제도가 거들어주어야 마땅하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의 다채로운 가족들이 더 튼튼하고 건강 해질 때, 그 집합체인 사회에도 행복의 총합이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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