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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탑 공화국

[도서] 바벨탑 공화국

강준만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요즘 집을 사서 축하를 받으면 '은행하고 공동명의에요'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곤 한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고 건물한 채 올리고 불로소득을 올리는 임대사업주를

전문직보다 더 부러워한다.

 

우리는 금수저가 아니니까,

우리는 노력을 덜하고 타고난 게 그 정도가 아니니까 그 자리에 이르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서민들은 그냥 치킨먹고 가끔 기분전환하는 여행을 가는 일상을 살아간다.

 

그런데, 나의 월급 통장이 금세 비어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객에게 받은 하루 욕값, 또는 고된 노동 후에 받은 돈들이

이자, 혹은 월세로 뭉터기로 빠져나가는 것을 보며, 깊이있게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우리의 고단한 노동의 대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부자의 곳간으로 차곡차곡 이전이 되는데, 그 것에 대해 깊이있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옛날처럼 주인에게 모든 시간이 종속되는 노예는 아니라도, 하루 8시간 혹은 야근을 하게 되면 더 많은 시간들을 바치고, 그 대가의 일부가 가만히 앉아있는 건물주, 자본가의 주머니로 흘러간다면, 그 것은 과연 노예의 삶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이런 '부드러운 약탈', '보이지 않는 계급 사회'의 이면에 담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혹은 '이런 사회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깨닫도록 해준다.

사회학자이자 교수임에도 자기들끼리만 알아볼 난해한 글을 쓰지 않으셨다.

가벼운 내용은 아니나 아주 어렵지 않게 풀어써서 읽기 수월하다.

 

 

외국에 나간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것이 야식 배달,치킨 배달 등 편리한 서비스들이다.

우리는 또 그것을 당연히 여기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 장을 읽으며 큰 충격이 왔다.

어린 나이의 청년들이, 그리고 배달 노동자들이 이렇게 많은 상처를 입다니...

서로 배송을 빨리 하려고 서비스를 하다보니 로켓배송 샛별배송이 난무하다.

그리고  나도 그것을 당연하게 이용해왔다.

 

그 또한 미세먼지 속 혹은 태풍과 눈비바람 속을 뚫고 와야만 하는 노동자들의 수고로움이

개입된 것이며, 그 수고로움에 대한 안전장치또한 불완전해서 나 대신 누군가 다친다.

타인의 지옥을 밟고 올라선 나의 천국은 진정 천국이 아닐진대, 마음이 허해온다.

 

 

사람들은 서울과 강남을 공격하는 글에 동의하지만,

'아파트'를 공격하는 글에 대해서는 굉장히 예민하다는 말이 나온다.

 

아파트 값이 떨어지는 것이 싫어서 가격을 담합하고, 각종 교통 시설들을 유치하려고 노력하며, 기피시설을 피하려 똘똘 뭉친다. 기득권에는 도전하고 싶지만, 자기의 아파트는 지키고 싶다. 이 두가지가 상충이 되어 부동산 정책 또한 개혁을 하다가도 아파트를 지키고 싶은 여론에 뭇매를 맞고 어느덧 멈추게 된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에 대해 거리 두기, 내가 가진 아파트값이 떨어지더라도, 더 살기 좋은 나라와 사람다운 환경에 대해 고민할 가치는 정녕 없는 것일까?

 

 

 

 

부산을 다 사면 강남구 땅값이 나온다.

이 말은 우리나라의 중앙집중화, 그 중에서도 강남 집중화가 여실히 드러나는 말이다.

 

중앙 집중화, 즉 서울과 수도권 집중 현상이 불러오는 수많은 폐해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는 언급한다.

강남이 예전에는 전화국도 없어 위급상황때 대처가 어려운 곳이었으나, 지금은 우리나라의 중심이자, 각종 큰 병원이 몰려있는 곳이 되었다.

 

이런 강남 발전의 이유를 '명문고등학교'이전이라고 저자는 짚고 있다. 경기고를 필두로 많은 학교들이 강제로 이전을 했고 교육을 중시하는 수요층들의 이전과 함께 강남이 점점 발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대학교 또한 서울에 이름있는 학교들이 몰려있어 서울 열풍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저자는 서울대를 필두로 열 개 대학의 지방 이전이 중앙집중화를 완화하는 필살기임을 역설한다.

 

내 생각에도 행정수도 이전과 gtx는 강남의 땅값을 올리면 올렸다고 생각한다. 행정수도를 이전해도 교육 열풍으로 가족은 서울에 남으니 가족만 해체할 뿐이다. gtx를 뚫어서 모로 가도 서울로 통하게 하니 서울에 있는 큰 상점들과 병원들은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인산인해이다.

 

무조건 서울에 있는 일부 시설을 지방에 가져다 놓는 것이 아니라, 지방도 사람들이 살 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좋은 학교와 양질의 일자리, 다채로운 문화활동을 누리도록 만들어놔야 서울이 아닌 곳에서도 살기 좋다는 생각을 하며 살게되지 않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마트와 백화점을 선호하는 나 자신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된다.

'부드러운 파시즘'이란 내가 뭔가 당하고 있는 걸 모르는 채 당하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

 

집 주변에 대형 쇼핑몰이 생겨 장사가 안되는 국수집 종업원들도 저 상품몰에 시간이 나면 가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불친절하고 카드를 싫어하는 시장에 안가고, 마트에 가는 이유를 친절함과 깨끗함 편리함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우리의 마음 또한 부드러운 파시즘의 산물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대기업이 물량공세로 싸게 물건을 들여오고, 각종 교육이라는 주입식 세뇌를 통해 직원들의 말과 행동을 고객이 좋아하도록 꾸며낸 것에 만족한다. 우리에게 마트에서 산 물건들이 오기까지, 물건값을 떨어뜨리면 아이 학비를 걱정해야하나 관계가 끊길까봐 울며 겨자를 먹었던 여러 이웃들이 있을 것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방법이 억세고 거친 시장 몇몇 상인들의 불친절이 뇌리에 각인되어 시장을 기피하게 되지만 마트의 공세에 눌리지 않고 장사가 잘 되었더라도 그랬을까,  카드를 내밀 때 카드회사에서 수수료율을 서민들의 고혈을 짤 정도로 세게 올려두지 않았더라면 뾰루퉁한 상인의 얼굴을 안봐도 되지 않았을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마트와 백화점에 빠진 우리의 일상들과 생각들은 포인트, 편리함 등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웃을 돌아보지 못했던 시간들이 아니였을까? 하는 건 나의 생각이다.



이 책은 저 말이 핵심이다.

누가 누구를 때렸다. 죄이다.

누가 누구에게 사기를 쳐서 돈을 타냈다. 죄이다.

누가 누구를 음주운전을 해서 차로 치었다. 죄이다.

 

그러나, 노동자가 4일 일해서 번 돈을

한 달 이자나 월세로 불로소득자들이 긁어가는 것은

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청이라는 책임 떠넘기기식 계약 속에서

안전장치또한 비용 절감과 재계약 탈락 방지를 위해 겉넘겨,

쇳물에 빠져 죽고 롤러에 끼어 죽은 노동자 기사는 '돈'벌려고 애쓰다 갔다고 생각한다.

 

'구조적 폭력'은 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다보면,

폭력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우리 사회의 존재 그 자체가 누군가에겐 큰 죄임을 깨닫게 된다.

 

얇고 피상적인 책들에 한숨을 쉬는 사람이면

이 책을 들어보면 새로운 나, 좀더 짜여진 틀에서 탈출하게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이 리뷰는 yes24 리뷰어 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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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수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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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찻잎향기

    앨랑님. 우수 리뷰 선정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조금은 어려운 분야인 듯 한데도, 간결하고 풍부하게 작성하신 리뷰 잘 보았습니다.

    2019.03.22 12:32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앨랑

      닉네임이 인상적이네요~ 감사합니다^^

      2019.03.23 18:33
  • 안또니우스

    축하드립니다. 책의 내용을 정리하는 것을 넘어 이를 자신에게, 우리의 삶에 적용하여 성찰해보게 이끄는 리뷰입니다. 저 또한 구조적 폭력에 길들여진, 하수인 내지는 동조자가 아닐까 자책해보기도 합니다. 추천합니다.

    2019.03.22 13:0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앨랑

      하수인 동조자 방관자가 저이더라고요... 강준만 교수님의 통찰력이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2019.03.23 18:33
  • 가네토이사오

    누구나 자유로운 기회와 재능과 창의성을 발휘할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2019.03.22 16:51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앨랑

      네^^

      2019.03.23 18:34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