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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것들의 도시

[도서] 잊혀진 것들의 도시

마시밀리아노 프레자토 글,그림/신효정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잊혀진 것들의 도시]라는 제목에 마음이 일렁이기 시작합니다.


 

잊혀진 것, 뭔가 죽음일 것 같기도 하고 기억에 대한 이야기일 것도 같고,

오일 파스텔로 그린 것처럼 보이는 질감과 푸르고 검인 빛 색감과 오렌지 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세계를 보여줍니다.

 

표지에 보이는 까마귀가 보는 것은 무엇인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유성우를 빗자루로

쓸어담고 있는 듯한 모습,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표지 하나만으로도 매력이 넘치는 그림책입니다.

약 50장 정도의 두꺼운 그림책인 [잊혀진 것들의 도시]는 '샤'라는 잊혀진 것들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나는 한 소녀가 건넨 한 마디 말인 '샤로 가세요. 샤의 주인을 찾아 그를 도와주세요."에 이끌려 그곳으로 날아 가게 됩니다. '샤'에는 까마귀, 달팽이, 고양이, 유령, 두려움들, 버려진 알들, 낡은 주전자, 잊혀진 장난감, 꿈들 등의 다채로운 존재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표지에 유성처럼 보였던 것들은 이상이었습니다. '샤'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주는 보여 주는 것은 상상하지 못했던 세상이며, 조금은 아련하기도 한 것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샤'의 주인인 까마귀는 잊혀질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도착하면 매일 아침 진지하게 선별 작업을 한다고 한다. 돈은 냄새가 고약한 물건과 함께 전부 태워 버렸다는 말에 잠시 멈추었네요. 그리고 까마귀가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여줄 때 다시 멈추고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눈 앞의 존재를 마구 마구 먹어버리는 달팽이를 보면서 왜 달팽이로 설정했을지 궁금했습니다. 까마위와 함께 처음부터 등장하는데 욕심이 많은 달팽이가 전부 먹어 치우고 배설물만 남았다고 할 때는 달팽이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일지 아이들과 이야기 하게 되더라구요. 물론 상징이라는 말이 아니라 어떤 것이 떠오르냐고 했죠. 아이들은 애니메이션에 나온 가오나시가 떠오르기도 하고, 돼지가 떠오른다고 말하기도 하더라구요.


 

 거울 앞에서만 제 색을 되찾는 잊혀진 사람들은 거울 속에서는 생기있고 편안해 보였는데, 거울이 자신의 모습을 기억해 낼 수 있게 해 주어서 라는데. 자신의 모습을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말인지 되묻게 되더라구요. 전쟁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지금의 우크라이나가 떠올라서 마음이 무겁기도 했네요. 그리고 이어지는 가장 화려한 작별 후에 작은 행성의 상처가 치유되었다는 말에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이야기 속의 화자인 나는 누구일지 궁금했는데, 거의 마지막 장면에 샤의 주인을 대신해 자리잡은 나는 또 다른 까마귀였습니다. 까마귀가 바라보는 거울 속에는 잊고 지냈던 얼굴이 보이구요. 마지막 단어인 '장미'만을 기억하는 화자인 나는 누구일까요? 최선을 다해 관찰하고 배울 것이며 잊혀진 것들을 돌볼 것이라는 나. 이야기가 명확하게 이런 것이야 라고 말하는 그림책이 아닙니다. 그래서 어린 아이는 그림에서 더 많은 것을 읽게 되겠지요. 글이 그림보다 친숙한 세대인 저에게는 글을 여러 번 읽으며 멈추고 다음은 그림을 보면서 되새기게 됩니다. '샤'라는 세계와 그 곳에서 잃어버린 것들을 돌보는 이. 유령과 두려움들마저도 행성을 위해 애를 쓰는데 그 장면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저는 이 그림책을 읽을 때 처음에 훅 빠져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읽는 도중에 멈추어 돌아보게 하여, 여러 번 읽고 되새기게 되더라구요. 그 과정이 즐겁고 바쁜 일상 속에서 힘겨워하는 제 영혼을 쉬게 해 주었습니다. 


 

 읽는 내내 잃어버린 것들의 도시 '샤'에 가 있는 나의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네요. 양말 한 짝들일 수도 있고, 낡은 인형일 수도 있구요. 괜시리 거울도 보게 되네요. 나의 모습을 잊지 않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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