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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은 여자가 되나니

[도서] 침묵은 여자가 되나니

팻 바커 저/고유라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어린 시절 친구들이 한창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을 때, 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더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읽고 나서 내친김에 호메로스의 일리아스까지 읽었었다.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이나 일리아스를 읽지 않았어도 트로이 전쟁 혹은 그리스 고전 문학들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아킬레우스나 오디세우스 같은 이 책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귀에 익었다 싶을만하다. 그런데, 이 책의 실제 주인공이 되는 브리세이스의 이름은, 내가 일리아스를 읽은 지 오래돼서 그런지, 아니면 제대로 읽지 않은 건지 좀 낯설었다.


 

 

이 책은, 주로 브리세이스가 주된 화자가 되어서 트로이 전쟁에서 목격한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가끔 아킬레우스가 화자인 경우도 있음. 아주 가끔) 전쟁을 한 여성의 시점으로, 한 나라의 왕비였다가 전쟁에 휩쓸려 노예가 되어버리고만 19세 소녀의 목소리로 이야기하고 있다. 브리세이스는 묵묵히 베틀로 천을 짜고, 포도주를 따라주고, 전사자들을 염하고, 자신의 형제와 남편을 죽인 아킬레우스와 잠자리를 같이 하며 노예로서의 삶을 산다. 그러면서 그들을 관찰한다. 브리세이스가 여성이어서 그런지, 이 책에는 브리세이스 말고도 다양한 여성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대부분 노예로 공을 세운 누군가에게 상으로 내려졌으며 '그것'으로 칭해진다. 이렇게 여성 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전쟁 소설이라니. 소설을 읽으면서, 세계사나 국사를 배우면서 수많은 전쟁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렇게 영웅으로 뽑히지 않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것도 여성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처음이어서 굉장히 색다르면서도 매력 있었다.


 

 

예전 역사 시간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역사는 승자의 입장에서 승자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영웅의 일대기를 남기지만 실제 그 전쟁에서 일개 소모품으로 사용되어버린 혹은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보통의 사람들 이야기는 어느 누구도 기록하지 않는다고. '전쟁은 남자들이 일으키지만, 절망의 기억은 언제나 여자들의 몫이었다.'라는 책 뒤에 써진 문구를 보고 문득 그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리고, 아직 읽지 못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를 한 번쯤 읽어보고 싶어졌다.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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