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7년의 밤'이후 정유정 작가의 두번째 책으로 읽은 '종의 기원'입니다. 작가가 7년의 밤에서 보여줬던 소름끼치게 세밀하고, 사실적이며 긴박한 배경과 심리의 묘사는 여전히 이번 작품에서도 빛나는 듯 합니다. 작가란 직업도 작문의 기술이 어느정도 개발될 수도 있겠지만, 타고난 재질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평소에도 수차례 하고 있습니다만, 정유정 작가의 특징은 극을 달리는 그 묘사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두작품을 읽으면서 느끼는 공통된 느낌입니다. 그리고 여성작가의 특유한 섬세함은 그렇다고 칠수 있는데, 그녀의 작품에서는 인간의 악함에 대한 철학과 사고가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제목에서는 작품의 내용을 짐작할 수 없으나, 글을 읽어가며 어느정도 상황을 파악하고 부터는 전후관계를 파악하는 데 그리 어렵지는 않은 듯 합니다. 난 이글을 읽으면서 자꾸만 뻐꾸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종족번식에 있어 아주 흥미롭고 신기한 방식을 고수하는 녀석들이죠. 너무나 잔인하고 처절한 생존본능...인간이 악하게 태어나거나 혹은 악함을 학습하는 능력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모르겠지만, 악함으로 만들어져 태어났다면, 그게 생존 본능인 인간이 있다면 단순하게 설명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뻐꾸기처럼...다른 새 둥지에 알을 낳고, 결국 둥지의 다른 새끼와 알을 다 없애고 정작 자신만 생존해 버리는 그 고얀 본능을 인간에 적용하면 어떨까...그러나 정작 인간의 악함은 그런 생존본능과는 너무도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인간의 악함은 생존본능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이유가 없는 뭔가 유희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정유정 작가는 7년의 밤에서도 그랬던 거 같고, 이번 종의 기원에서도 그런 문제를 접근해 사건을 전개한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이런 나름의 생각을 바탕으로 책을 읽었고, 흥미롭게 감상했으나 7년의 밤보다는 뭔가 아쉽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뭐랄까...설명하기 어려운 뭔가가 빠진 듯한 느낌...마무리를 향해 가는 긴박함과 치열함 혹은 궁금증 등을 유발하는 힘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야기를 처음과 중간 그리고 마무리로 나뉠 때 처음의 분위기와 중간의 분위기를 엇갈리게 하는 듯한 구성은 아주 인상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서 마무리로 가는 구성에 독자의 상상력과 관심을 최고조로 흡입시킬 수 있는 분위기와 사건을 구성하는 데 뭔가 부족함이 있지 않았나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비평가도 아니고 글을 잘 모르는 한 사람으로써 단지 7년의 밤과 비교했을 때의 느낌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책 읽은 속도가 처음과 중간 그리고 마지막이 많이 달랐던 거 같습니다. 독자로써 받아들이는 느낌과 분위기가 분명 내게는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나는 도입에서 내가 생각했던 글의 흐름이 내가 생각할 때 참 기발하다라는 느낌으로 마무리되는 듯한 쾌감을 이번 작품에서는 많이 느끼지 못한 듯 합니다. 그게 아쉬움이었습니다.


작품을 받아들이는 독자의 느낌은 천차만별일 것이고, 내가 만약 작가를 만나게 되면 이 부분의 나의 느낌을 꼭 물어보고 싶습니다. '마무리가 뭔가 아쉽다. 작가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말이죠.


그나저나 인간의 악함에 대한 예상하지 못한 현상들이 자꾸 마음을 괴롭힙니다. 태어나는 것도 있을 테지만, 뭔가 극단적으로 학습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대하는 인간의 방안은 무엇일까요?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