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작별인사

[도서] 작별인사

김영하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내가 이 꼴을 보느니 차라리 죽고 말겠다!"
소설을 읽는 동안 가장 많이 든 생각이다. 인공지능은 물론이고 섬세한 감정을 가진 휴모노이드와의 공생을 힘없고 늙은 내가 맞이한다면... 그건 지금도 새로운 전자기기를 사용하기가 낯설고 어색하기만 한 나에게는 요양원에서 나의 반복되는 옛날이야기를 항상 친절하게 처음듣는 이야기인 양 들어주거나 또 어김없이 반복되어지는 나의 실수에도 친절하게 웃으며 능숙하게 뒷처리 도와주는 휴모노이드를 그저 고마운 존재로 받아들여지기가 힘들기 때문일까? 여러가지 상념에 빠져 이런저런 꼴들을 볼 때 까지 살고 싶지 않았고 내가 살고 있는 동안 그런 시간이 빨리 오지 않기를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보다 일찍 눈이 떠지는 날이 많아지는데... 그럴때면 가만히 누워서 깊은 상념에 빠지곤 한다. 이런저런... 문득 '아~ 이렇게 누워서 밥도 안먹고 잠도 안자고 생각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도 하게 되는데... 인공지능의 네트워크가 그런 것일까? 육체없이 오로지 의식만으로 존재하는... 하지만 철이도 떠나왔지 않은가... 그곳을. 철이는 최박사의 성공적인 인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온 힘을 다해 들어올린 팔로 쇄골을 누르지 않은 철이는 그의 의식도 육체와 함께 자연으로 돌려준 진정한 인간이었다.
선이의 어리석음이 진정한 인간다움이라고 말하던 철이가 진짜 충분한 어리석은 인간으로 우주의 어디선가 우리 모두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인간이 심어놓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까지 믿게 되는 휴모노이드가 종교도 상상하게 될거라는 그 말이 어쩐지 낯설지 않다. 인간의 창조주는 인간에 의해 탄생하고 휴모노이드의 창조주는 휴모노이드에 의해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아님 결국 인간 스스로에 의한 멸망인 것일까?
어느 순간부터인가 외계인의 존재를 어렴풋이 인정하고 있는데... 지구보다 훨씬 발달한 외계인들은 왜 지구를 궁금해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아마도 그 곳의 외계인들도 휴모노이드들에 의해 모두 자연으로 돌아가고 오직 거대한 네트워크속에서 인공지능의 거대한 의식만이 남아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의 김수현이나 지구에서 한아뿐에서의 한아를 만나러 멀리서 온 그 분 같은 존재가 내 주위에 있을지... 그들을 알아챌 수 있을지... 그들은 무엇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이곳에 있는지...

강아지를 키워보겠다는 생각을 몇 년 동안 하고 있는데... 그 책임감에 아직도 망설여지고 있다. 나도 나의 애완견이 항상 웃고 밝고 친절하고 명랑하고 아프지도 않기를 바라던 건 아닐까? 모든것이 완벽함을 유지하고 그대로 흘러가기를 소망하지만 막상 그런 아무런 고통과 좌절이 없는 그런 삶은 힘이 없고 제대로 흐르지 않는다는 것을 선이에게서 깨닫게 된다. 몸의 고장을 쉽게 치료하거나 의식을 조절하는 칩을 시술하는 그런 기술이 내 앞에 바로 와 있다면 난 지금 어떤일에 애를 쓰며 살아가게 될까? 그런 유혹을 떠나 자연에 순응하며 살 용기가 있을까? 신비로운 알약 하나로 나의 육체의 고통을 의지하지 않게 되길 불편한 삶에 감사하며 살아가길 기도한다. 그래도 알약 한 알로 머리숱이 많아지거나 새치가 없어지거나 노안이 개선된다면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겠지? 그래 나도 그러고 싶지 않은 일들은 그렇게 큰파도로 밀려오지 않겠지. 이렇게 서서히 점점 눈치챌 수 없을 만큼 천천히 스며들거야. 그래서 모두 몰랐을거야. 선이처럼 시베리아로 떠날 용기와 현명함이 내게도 있을까?
그냥 이런 일들이 내가 사는동안 일어나지 않는 행운이 있기를 기도한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