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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 플래그 도감

[도서] 사망 플래그 도감

찬타 저/이소담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우선 플래그라는 말의 의미부터 알아보자. 플래그란 직역하면 깃발인데 실제로 사용되는 단어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첫째는 프로그래밍 언어 용어로서, 특정 동작을 수행할지 말지 결정하는 변수를 뜻한다. 온라인 몰에서 재고가 없으면 그 제품을 구매하지 못하게 '품절 플래그'를 세워서 구매하기를 막아버리는 식인데 제품이 품절되었다고 깃발을 들어 알려주는 움직임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두번째로는 이 프로그래밍 용어로서의 의미가 확장되어 게임에서 특정 이벤트를 발생시키기 위한 조건이 만족되는 것을 뜻한다. 시뮬레이션이나 어드벤처 게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으로 특정 시간, 장소에 가야 이벤트가 발생한다거나, 특정 조건을 클리어해야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다는 식으로 특정 매개 변수에 따라 이벤트가 진행되거나 숨은 캐릭터를 찾게 되는데 그러한 특정 매개 변수가 플래그이다.

 

게임에서는 패배  플래그, 승리 플래그 같은 패턴으로 사용되는데 그 외에도 이혼 플래그, 철야 플래그, 보너스 플래그 같은 식으로 플래그만 갖다붙이면 뭐든 성립한다고 한다. 즉, 사망 플래그는 우리 말로 고치면 사망 복선 정도가 될텐데 게임,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에서 캐리터가 어떤 행동을 하면 반드시 죽게 되는 설정이나 죽음을 암시하는 클리셰로 생각하면 되겠다. [사망 플래그 도감]은 서브 컬처에서 반드시 죽는 사람들의 전형적인 특징과 행동을 글과 그림으로 재미있게 보여주는 책이다. 5,000편의 영화, 드라마, 애니에서 뽑은 장르별 사망 클리셰를 완전 분석해 놓아서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우선 플래그와 클리셰의 차이에 대해 생각을 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 클리셰는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같은 서브 컬처에서 어김없이 나오는 뻔한 장면이나 뻔한 캐릭터, 뻔한 스토리 진행을 뜻한다. 그런 판에 박힌듯 항상 나오는 진부하고 상투적인 표현과 캐릭터는 마치 하나의 법칙처럼 사용되기도 하고 그것을 깨는 것에서 반전재미를 주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신선한 설정이었으나 그것이 계속 반복적으로 사용되면서 점차 식상해지며 클리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캐릭터의 경우는 스테레오타입이라는 표현도 사용하는데 클리셰란 캐릭터, 상황, 표현 등 모든 부문을 아우르는 말이다. 이렇게 하면 죽는다거나 이렇게 하면 살고, 이런 사람을 꼭 배신을 한다는 식의 뻔한 클리셰 중에서 이렇게 하면 죽는다는 파트를 떼어내면 사망 플래그가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플래그는 클리셰의 하위개념인 셈이다.

 

책의 구성은 심플한데 액션, 서스펜스, SF, 호러, 대결, 패닉, 괴수·좀비의 총 7가지 챕터로 구분하여 장르별로 사망에 이르는 플래그를 소개하고 있고, 장르별로 각각의 사망 플래그를 하나씩 나열하고, 단촐한 일러스트와 함께 간략하게 설명을 적어놓는 식이다. 설명에는 해당 사망 플래그가 사용된 영화나 소설 등의 콘텐츠를 예로 들어 소개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일본에서 만들어진 책이라 그런지 일본의 서브컬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사망 플러그와 일본의 콘텐츠가 많이 소개되고 있다. 이중에서 개인적으로 좋아하기도 하고, 실제로 영화에서 이러한 클리셰 혹은 사망 플래그가 장르적 특징처럼 말해지는 호러 영화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한다. 다른 장르도 그렇겠지만 특히나 이 호러 장르에서는 사망 플래그가 많은 편이다. 단순히 많은 것을 넘어서 앞서 말한 것처럼 그것이 하나의 장르적 특징처럼 취급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사망 플래그가 영화 속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도 할 수 있다.

 

오래된 저택으로 도망치는 그룹, 하나도 안 귀여운 인형을 사 오는 가족, 천장에서 떨어진 액체를 처음 인지한 사람, 일인칭시점으로 쫓겨 다니는 사람 등 호러 영화에서 단골로 나오는 사망 플래그가 소개되는데 이런 내용들은 실제로 영화에서 많이 사용되거나 스토리의 기본적인 배경이 되기도 한다. 사당을 파괴하는 건축 현장의 감독이나 기묘한 것이 있는 방에 이사를 와버린 사람, 꺼림직한 손님을 태운 택시 운전사 같은 설정은 주로 일본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설정인데 보통은 이런 사망 플래그들이 하나의 영화에서 복합적으로 쓰이는 일이 많다. 그러나 워낙 베리에이션이 많다 보니 오히려 이런 사망 플래그를 약간씩 비틀어서 역으로 가는 설정도 있다.

 

서스펜스 장르에서도 재미있는 사망 플래그가 많이 나오는데 화장실 개인 칸에 숨는 사람은 헐리우드, 일본, 한국 등 전 세계적 공통 사망 플래그다. 왜 하고 많은 곳에서 화장실 개인 칸으로 도망치는 건지 모르겠다. 돈으로 살아남으려는 사람도 반드시 죽게 되고, 혼자만 다른 방에 틀어박힌 사람 역시 거의 죽으러 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클리셰는 너무 식상해서 그런 장면이 나오는 순간 죽겠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약물에 의존하는 사람이라던지 동료와 떨어진 곳에서 애정 행각을 즐기는 커플, 책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가슴을 노출하는 여자는 으레 죽게 되는데 이런 내용들은 호러 영화의 주관람층인 십대 아이들에게 의도적으로 윤리적인 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장치라고 한다. 꼰대들의 시각에서 윤리적이지 못한 행동을 하는 십대는 이처럼 끔찍한 피해자가 되는 것이란 잔소리를 하는 것이다.

 

'사망 플래그 진단 테스트'라는 것이 나오는데 제시된 문항에 Yes/No로 답하면서 결과를 따라가면 사망할지 살아남을지 알아보는 테스트라고 한다. 내가 만약 영화 속 등장인물이 되었을 때 살아남아 해피 엔딩을 맞이할 수 있을지 알아보라는데 7개의 결과 모두 죽는 것으로 나온다. 사망 플래그가 이렇게 무섭다. 영화나 서브컬쳐를 잘 보면 일정한 패턴을 쉽게 발견하게 되는데 영화를 많이 보면 그런 내용들이 데이터베이스화되서 클리셰에 함몰되어 영화를 보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영화를 볼 때 플래그를 찾으려 하거나 플래그를 뒤집는 참신한 반전을 봐도 크게 좋은 평을 하지 않게 된다고 말하는데 정말로 영화를 좀 봤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클리셰나 플래그를 통해 극의 내용이나 진행되는 전개를 다 알아맞추는 경우가 많고 그런 것을 자신의 영화적 안목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로 그 영화가 자신의 짐작대로 흘러간다면 역시 평범하다고 생각하게 되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전개되면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반전은 있지만 전개는 좋지 못하다며 괜히 영화 자체에 트집을 잡으며 평가절하 하는 일도 있다.

 

저자는 그런 배배 꼬인 마음으로 영화를 보면 영화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설령 영화가 시작되자말자 남은 전개를 다 짐작했더라도 뜻밖의 반전에 환호를 보내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 속에 그러한 것을 꼬집는 내용의 데스 플래그 걸이라는 만화가 삽입되어 있는데 영화를 볼 때 옆에서 괜히 플래그를 들먹이며 이렇게 될 것이다 저렇게 될 것이라고 말을 하며 김을 빼면 스포 아닌 스포가 되어 긴장감이 줄어들고 영화는 재미가 없어진다. 이 책도 이런 것도 있구나 하며 보고 그 자체로 웃고 즐기자는 의미이지 사망 플래그를 연구해서 영화를 볼 때 내용을 짐작하고 예상하라는 이유로 만든 것이 아니다. 그리고 진부한 클리셰에서 진보한 생각이 싹트는 법이니 매력적인 플래그를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생각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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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클리프

    장르별로 어떻게 풀어나갔을지 정말 궁금합니다.
    리뷰 선정 축하드려요 :)

    2021.09.17 12:55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민기아빠

    우수리뷰 선정 축하드립니다. 정말 재미있는 주제를 다루는 책이군요.

    2021.09.17 13:20 댓글쓰기
  • 스타블로거 destin

    우수리뷰 축하드려요 리뷰 보고 책에 흥미가 가네요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2021.09.17 15:03 댓글쓰기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