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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셰프 서유구의 식초 이야기

[도서] 조선셰프 서유구의 식초 이야기

곽미경,박병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한국인들은 신(辛)음식을 좋아하지만 신음식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나 많이 먹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요리를 할 때도 식초는 다른 조미료에 비해 많이 사용하지도 않아서 식초는 소금이나 설탕, 고추가루 같은 한국인의 필수 양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말하자면 식초는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평소 식초를 많이 사용하지도 않으며, 식초 음식은 그다지 많이 먹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김치나 물김치, 동치미 같은 것도 신맛이 도는 음식이고, 사과, 귤, 포도 같은 신 과일도 무척 좋아한다는 것에 생각이 미치자 한국사람들도 신음식을 좋아하고 의외로 식초는 가깝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식초는 부수적인 조미료 정도로만 인식해서 식초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고 있었다.

 

우선 식초는 발효 식품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되고 가장 다양한 지역에서 사용되는 발효식품이라지만 한국에서는 다른 장류처럼 언젠가부터 식초도 집에서 만들지 않고 대량생산되어 판매하는 시판용 식초를 사먹게 되다보니 발효식품이라는 인식이 많이 줄어들었다. 공장에서 만드는 식초는 석유에서 추출한 빙초산을 희석한 합성식초이고 그 후 등장한 양조식초 역시 합성식초보다 조금 더 나은 식초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때문에 식초가 발효식품이라는 인식을 잘 못하게 된 것이다. 과일이 발효되면 술이 되고, 이 술을 발효시키면 식초가 된다. 집에서 술을 만들다가 과하게 발효되서 시어지면 실패했다고 말한다. 술은 맛을 보고 꽃향기가 난다, 과일향이 난다고 다양하게 맛평가를 하지만 식초는 그저 시다~라는 말만 한다. 그게 어떤 맛이건 단순하게 맛이 시면 전부 식초라고 생각하게 된다. 식초라는 것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대략 그런 것이다. 

 

이탈리아의 발사믹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최고급 포도 식초이고, 중국의 잡곡 식초는 중국인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식초의 왕이라고 불리는 흑초는 일본 장수 마을의 대표 장수 비법으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한국을 대표할만한 식초가 없을까? 의외로 우리 전통식초는 굉장히 다양한 종류와 맛을 가지고 있었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서유구가 집필한 백과사전인 임원경제지 중 음식 파트에 해당하는 정조지에는 수많은 음식과 조리법이 담겨 있는데 이중 조미료 파트에 해당하는 정조지 권 6의 미료지류에는 식초에 대한 내용도 쓰여져 있다. [조선셰프 서유구의 식초 이야기]는 정조지 권 6의 미료지류 식초 편에 수록된 총론부터 각종 전통 식초를 복원하고, 정조지에 기록되어 있는 식초를 실제로 만들어 볼 수 있게 레시피를 현대에 맞게 보완하고, 식초를 담글 때 알아야 할 각종 TIP도 알려주고 있다.

 

책은 총 3장으로 되어있는데 1장은 식초에 대한 기본 상식과 여러 정보들을 제공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식초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그다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 않다보니 상대적으로 식초에 대해 아는 것도 많이 없었다. 사실 식초를 만드는 기본적인 과정과 우리가 흔히 먹는 양조식초는 무엇인지, 발효식초와는 어떻게 다른지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1장에서는 식초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와, 식초의 분류, 식초 제조의 원리와 과정 같은 식초에 관련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 2장에서는 정조지 속에 소개된 식초를 알아보는데 곡물로 빚은 식초, 꽃과 과일로 빚은 식초, 식물의 뿌리로 빚은 식초, 당류로 빚은 식초의 종 4가지로 분류하여 전통식초를 알아보고, 시초를 다루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3장에서는 정조지의 식초 제법을 활용하여 현대적으로 복원한 식초 레시피를 소개한다.

 

우선 다시 한번 전통 식초의 다양함에 놀라게 되는데 알고 있는 식초라고 해봐야 마트에서 팔고 있는 우리가 흔히 먹는 양조식초와 사과, 파인애플이나 석류 식초 같은 과일초가 전부였는데 과일 뿐만 아니라 곡물, 꽃, 뿌리 등으로도 식초를 만든다는 것부터 새로웠다. 심지어 신맛과는 정반대의 급부에 있는 꿀과 엿으로 식초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그것도 누룩 같은 것도 필요 없이 그냥 끓는 물에 꿀을 넣어서 잘 섞고 병을 밀봉하여 따뜻한 곳에 두기만 하면 꿀식초가 된다니 정말 신기하다. 저자 역시 반신반의하며 꿀식초 만들기에 도전했는데 진짜로 식초가 만들어져서 신기하다고 느꼈다고 한다. 곡물 식초는 당화, 알코올발효, 초산 발효의 3단계를 거치고, 과일 식초는 당화 과정이 빠진 알코올과 초산 발효의 2단계로 만들어진다. 꿀로 만드는 꿀식초도 당화 과정이 필요없다. 곡물이나 과일을 발효한다는 점에서 결국 식초는 술과 같은 맥락을 가진다. 당화 과정과 알코올 발효 시 사용되는 곰팡이와 효모도 동일하다.

 

술과 식초의 제조법이 거의 똑같다면 굳이 식초 만드는 방법을 설명할 필요가 없이 술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여기서 술을 조금만 더 발효하면 식초가 된다고 말하면 될텐데 정조지에는 술과 식초를 따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조지에 나오는 술 제조법과 식초 제조법의 가장 큰 차이는 항아리 입구의 밀봉 방법이다. 술의 경우는 특별한 경우 외에는 항아리 밀봉에 대해 언급이 없는데 식초의 경우는 베포, 면포, 거친 비단, 종이, 쑥 등 특정한 소재를 지정해놓고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모두 공기가 유입되는 소재들이다. 그리고 술은 배양액을 젓지 않지만 식초는 발효과정 중 일정 기간을 두고 젓거나 흔들어야 한다는 차이가 있다. 집에서 과일주를 만들다가 너무 오래 두면 시어져서 초가 되는데 그래서 식초만드는 것도 술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조지에 나온 전통 식초 제조법을 활용해서 식초를 따라서 만들 수 있게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렇게 소개된 식초도 그 종류가 굉장히 많다. 물론 흔히 봐오던 파인애플 식초 같은 건 끼지도 못한다. 율무, 녹두, 흑임자 같은 재료들로 식초를 만드는 법이 소개되고 있어서 과연 좋은 천연 재료로 만든 발효식초라면 시판되는 양조식초보다 훨씬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매생이, 와사비, 박하사탕 같은 식초의 재료가 될 것이라고 상상하지도 못한 재료들로도 식초를 만드는데 과연 이런 것으로도 식초가 만들어질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런 재료들로 만든 식초는 과연 어떤 맛일지 궁금해진다. 또 사과 시나몬 식초, 생강식초, 곶감식초 등 비교적 알려져있는 식초들도 소개하고 있다. 식초가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다양한 전통 발효 식초를 직접 만들어서 먹는다면 더욱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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