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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도살장

[도서] 제5도살장

커트 보니것 저/정영목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링크 : http://www.yes24.com/Product/Goods/33694483


추천독자

위의 링크에 들어가 한번 미리보기 정도를 읽어보시라.

그의 툭툭 던지는 말투와 드라이 휴머가 거북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 책을 골라도 손해보지 않을 것 같다.


책 소개/ 독서 팁

드레스덴 폭격은 제 2차 세계 대전의 유럽 전선에서 마지막 몇 달 간 미국과 영국이 독일 드레스덴 시를 대규모 폭격한 사건이다. 드레스덴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아름답고 호화로운 도시였는데, 이 날 두시간 가량의 폭격으로 책에서 나오는 추정치로는 13만명 이상의 사람이 숨졌다. 도시 자체가 녹아버린 것은 말할 것도 없고.(히로시마 원폭 투하 사상자의 2배 가량이다.)

이 드레스덴에는 놀랍게도 미군 포로들도 있었다. 그 중 한 명은 미국으로 귀국해서 이 끔찍한 기억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게 되니 바로 이 책의 저자 커트 보니것이었다.


이 책은 이 폭격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빌리의 일생을  시간적으로 뒤죽박죽 섞어서 제시해준다.

또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들과 이야기 흐름이 굉장히 중요하다.
옆에 종이 한장 정도 마련한 다음 제 2차 세계대전 당시의 경험을 일단 핵심 줄기로 두고 나머지 일생 들을 약간씩 정리해두며 읽으면 편하다.

※어린 시절-검안 학교-제 2차세계대전(군종사병-위어리 일당-기차-영국장교 캠프-드레스덴 제5도살장 수용소-귀국)-검안학교 졸업, 발렌시아와 결혼-검안사로서의 성공-트랄파마도어 동물원 납치-비행기 사고,아내의 죽음-트랄파마도어 이야기 알리려는 시도-50대 때의 죽음

친절히 정리해주었다. 이건 스포가 아니다. 플롯자체는 이 책에서 중요한 게 아니다.

책을 좋게 평가하는 이유&책의 핵심 아이디어들
일단 보니것의 작가적 역량이 있다. 모든 문장들이 마음에 든다. 간결하고, 또 그의 특유의 유쾌함이 스며들어있음을 느낄 수 있으며  굉장히 유머러스하고 사실적인 대화가 오간다.
그러나 이 모든 게 가능한 건 그가 삶과 죽음, 시간, 전쟁에 대한 그만의 매력적인 관점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이 철학에 매우 동의하지 못한다면 책을 즐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 책의 핵심 아이디어는 무엇일까.
바로 '뭐 그런 거지.' 이다.

트랄파마도어에서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순간들은 항상 존재해왔고, 항상 존재하는 것이다.
그 자체로 고정된 것이고 영원한 것이기도 하다.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과도 통한다. 이후 드러나는 말의 고통을 보고 우는 장면을 봤을 때 충분히 가능하다.)

무엇이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어디에서 일어났는 지에 대한 이유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진짜 이유는 그냥 그 순간이 그런 것인 거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뭐, 그런 거라는 말이다.

트랄파마도어인에게는 그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일지도 몰라도 드레스덴을 하룻밤만에 가루로 만들어버린 폭격, 주변 사람들의 무심한 죽음들, 마차를 끌던 말의 고통 모두  빌리에게는 아직도 받아들이기 힘들다.
(빌리의 상습적인 울음의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그러나 결국 우리는 '뭐 그런 거지'라고밖에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나서 보니것은 이런 말을 한다.
세월이 흐른 후 트랄파마도어인들은 빌리에게 인생의 행복한 순간에 집중하라고, 불행한 순간은 무시하라고-예쁜 것만 바라보고 있으라고, 그러면 영원한 시간이 그냥 흐르지 않고 그곳에서 멈출것이라고 조언했다.
커트 보니것왈 삶에 대해 알아야할 것이 모두 들어있다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속의 이런 구절이 있다.

"나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무엇보다도 삶을 사랑해야한다고 생각해."

"삶을 그것의 의미보다도 더 많이 사랑해야 된다?"

"반드시 그래, 형 말대로 논리에 앞서, 반드시 논리에 앞서 삶을 사랑해야 하고,

그때야 비로소 나는 삶의 의미도 이해하게 될 거야."

결국 삶을 긍정하는 메세지를 전해주는 책이다.


"EVERYTHING WAS BEAUTIFUL, AND NOTHING HURT."

그 메세지를 받아들이고 나서야 위의 구절을 진심을 다해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반전적 요소

위의 철학적 배경은 이 책의 반전소설적 주제와도 잘 연결된다.

전쟁과 대학살에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이 하나도 없고 미화할 수 있는 요소는 없다는 것이다.

그냥 일어나버린, 뭐 그런 것인, 대참사일 뿐인 것이다. 절대로 기뻐해선 안된다.

도대체 어떤 말을 할 수 있겠느냐 이거다. 

※33p의 아래부분에서 너무나도 이 메세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

대학살에 관해 할 수 있는 말은 "지지배배뱃?" 같은 새소리 말곤 없다, 라고.


소설의 클라이막스라고 작가가 밝힌 에드거 더비의 죽음이 이를 잘 보여준다.

에드거는 건장하고 신실한 전통적인 주인공이자 영웅상이다. 그러나 그는 폭격에도 살아남지만 폐허속 찻주전자를 훔쳤단 이유로 어이없게 총살당한다. 뭐 그런 거지.


제5도살장의 또다른 죽음이 소년 십자군인 이유다.

세계 대전 이야기를 영웅적이고 의미 있는 것처럼 말하는 20세기 중반 당시의 주류 문화에게 

'전쟁은 멍청하고 추잡한 대규모적 인간적 실패일 뿐이었어' 라고 말하는 셈인 것이다.


마지막 한마디

깊이와 재미 둘다 굉장한 작품입니다. 20세기 최고의 소설 중 하나이죠.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이기도 하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잘 읽으셨다면 댓글이나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귀찮으시면, 안해도 되고요.


http://www.yes24.com/Product/Goods/33694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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