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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도서]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김범석 저

내용 평점 3점

구성 평점 3점

  선생님, 안녕하세요. 의사에게 편지를 쓰게 되다니, 책 한 권씩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세상을 살게 됩니다. 정말이지 좋은 일이에요,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이번 독서모임의 선정도서가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였습니다. 한 회원분이 정신없이 사느라 삶의 방향을 상실한 건 아닌지 돌아보고 싶다며 선생님의 책을 추천하셨어요.

  헌데 저는 죽음으로 삶을 말하는 책―『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같은―을 연이어 읽어서인지 삶에 대한 응시보다는 선생님의 직업의식을 더 눈여겨 읽게 되더군요. 어떻게 살 것인가 못지않게 어떻게 일할 것인가도 사회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데 꼭 필요한 전제라고 생각해요. 의사로서 0.1퍼센트의 기적을 만들어내기 보다 0.1퍼센트의 치명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선생님의 신념 같은 것들 말이죠. 이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며 지지 않는 것도 패배는 아니라는 완화 의료에 대한 믿음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현장의 시간을 쌓아가며 세워 올린 직업윤리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공공행정을 매개로 수많은 이들의 삶과 닿아있는 저의 공직윤리를 생각해봅니다. 어찌 하다보니 16년차 공무원이 되었지만 ‘첫째 어쩌구, 둘째 저쩌구, 셋째 이러쿵’ 식으로는 여직 정립하지 못했어요. 사무실 벽에 걸린 ‘○○시 행정서비스 헌장’은 글쎄요, 칠판 위에서 굽어보시던 교훈 액자의 느낌이 나서 그런지, 아니면 프로파간다에 대한 기질적 반발 때문인지 읽어볼 마음이 들지가 않습니다. 공공행정에 대해 잘 아는 분들이 고심한 결과겠지만 이제 겨우 16년차니까 좀 더 객기를 부려보고 싶은데, 철이 덜 든 걸까요? 정해준 방향 말고, 정리해준 규정 말고, 제 몸으로 직접 구르고 뛰고 깨지고 다다른 가치들을 안고 공직생활을 하고 싶다는 치기, 아무래도 어리석은 걸까요? 모르겠습니다만 정해진 윤리를 고수하는 건 나태하지 않나 싶습니다. 공직자로 사는 한 멈추지 않고 계속해 만들어가는 것, 그때마다 잘 지키는 것, 지금은 저의 공직윤리를 이렇게 결론짓고 싶습니다.

  오늘은 햇빛이 참 눈부셔요. 바람도 맑고요. 좋은 날입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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