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조용한 빵 가게

[도서] 조용한 빵 가게

로사 티치아나 브루노 글/파올로 프로이에티 그림/이정자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아주 시끄러운 마을이 있었어요. 차 경적소리도 크고, 씽씽 쌩쌩 지나다녔어요.

마을 사람들은 언제나 바빴어요. 다른 마을처럼 여기도 집에서건 일터에서건 시장에서건 아주 많은 말을 쏟아 내는 거였어요. 온갖 소리가 소음이 되어 서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몰랐어요. 너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자신이 어떤 꿈이 있었는지 다른 사람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몰랐어요.


 

모두가 과부화가 걸린 것처럼 머릿속에 뿌옇게 먼지가 쌓인 것 같은 느낌이었죠.

그러니 모두가 웃음도 잊었고, 마음이 흐릿흐릿하기만 했어요. 아니나다를까 하늘도 항상 구름이 끼고 비가 내렸어요.

어느 날, 마을에 빵 가게 하나가 생겼어요. 아주 조용한 빵 가게였어요.

궂은 날이나 괴로운 날에는 누구든 이 빵 가게에서 쉬어 갈 수 있었어요.

 

가게 안에는 노릇노릇 구운 빵이 가득했고 고소한 냄새로 잠시나마 행복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어요. 일요일에는 더 많은 손님이 조용한 빵 가게를 찾았어요. 어떤 손님은 빵을 파는 사람에게 이렇게 맛있는 빵을 굽는 사람은 누구죠?”라고 물었어요. 달콤한 빵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사람을 직접 만나고 싶어했어요. 그러면 빵 가게 주인 지티 씨가 가게 뒤에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아무 말 없이 손을 들어 인사했어요. 손 인사에 사람들은 어쩔 줄 몰라 했어요. 조용히 손 인사를 건네는 지티 씨에게는 남모를 이유가 있었어요. 지티 씨는 어릴 적 병으로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어요. 어릴 때부터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조용한 세상 속에서 살아야 했지요. 차가 쌩 지나가는 소리도 바람에 나뭇잎을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듣지 못했어요. 하지만 절망에만 빠지지 않고 달콤한 빵을 굽는 기술을 얻게 되었어요.

지티 씨에게는 빵을 반죽할 때마다 넣는 아주 특별한 비밀 재료가 있었대요. 이 재료를 넣으면 더 빵이 맛있어졌어요. 지티 씨의 비밀 재료기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지티 씨 자신의 조용함이었어요. 밀가루에 조용함을 조금 섞은 뒤 빵을 만들었답니다.

조용함이 든 빵을 먹은 사람들은 몇 분 동안 말을 하지 못했어요. 아주 잠깐이지만 조용함이 찾아왔어요. 이 잠깐의 조용함은 점점 마을 곳곳에 퍼졌고, 쉬는 날 가족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맛있는 빵을 먹는 동안에는 그렇게 시끄럽던 마을은 조금씩 조용해졌어요.

처음엔 그 조용함이 어색하게 느껴졌을 거에요. 하지만 잠깐의 조용함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게 되었답니다. 사람들은 시끌시끌 떠드는 대신 손짓이나 눈짓으로 마음을 표현했어요. 그러자 신기하게도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를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티 씨는 날마다 따뜻한 눈빛으로 마을을 둘러 보았어요. 먹구름이 끼었던 마을은 서서히 바뀌어 갔어요. 어느 날 저녁 집으로 돌아오던 지티 씨는 한 꼬마가 집 앞 계단에 걸터앉아 있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아이 손에는 빨간 리본이 묶인 상자 하나가 들려 있었는데 지티 씨에게 줄 선물이었어요. ‘이 아이가 선물을 주기 위해 나를 기다렸다니!’ 믿을 수 없었어요. 하지만 선물은 정말 지티 씨 것이었답니다. 지티 씨가 선물한 조용함이 꼬마에게도 전해진 걸까요? 앞으로 어떤 우정이 생길까요?

지티 씨와 같은 이들의 삶은 조용하고 소박합니다. 이들의 삶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아요. 모두가 바쁘다는 이유로 눈여겨보지도 않지요.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달콤하게 이겨 내는 비결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가진 것을 모두에게 기꺼이 베풀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려운 사람들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배려한답니다. 이 책은 전작 < 상자 속 친구 >보다 더 섬세하고 표현한 책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를 생각하게 합니다. 늘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사람들. 너무 바쁘다 못해 번아웃이 오면 무너져 버리기도 합니다. 디지털이 발달한 요즘에는 자는 동안에도 시끌시끌합니다. 휴대폰으로 인하여 질 좋은 잠을 자고 있지도 않고 있죠. 바쁘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과학 기술로 인해 잠시라도 조용한 공간에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잠시의 쉼의 중요성을 이야기 합니다. 또한 소외된 이웃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지티 씨는 청각 장애인이죠. 우리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계급처럼 나누기도 하고,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보죠. 이 책은 장애와 그 이웃에 대한 이해를 다루기도 한 것이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아이들에게 장애를 가진 사람이라도 편견없이 대하라고 말해줄 수 있는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흐릿해진 어른들에게 환상적이고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한 장 한 장 넘길때마다 감동적이고 멋진 그림책입니다.

철학적인 성찰로 들어서 소통, 다양성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우아하고 섬세한 일러스트와 이야기로 보여 줍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이 이야기가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만 다른 게 아니라 특별한 지티 씨가 주는 선물 같은 책입니다.

특별한 지티 씨가 전하는 달콤한 이야기 같이 보실래요?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