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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도서]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에리히 프롬 저/라이너 풍크 편/장혜경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창의성 교육은 삶의 교육과 같은 뜻이다. / p.143

 

요즈음 내면과 바깥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을 묻는다면 '자신을 사랑하라.'일 것이다. 상담에서 듣게 된 이후로 책에서도 많이 보게 되다 보니 스스로 되뇌이기도 하고,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 내용의 책을 찾아서 읽지는 않은데 우연인지 몰라도 펼치면 그런 이야기가 나온다. 심지어 소설에서도 주인공이나 다른 인물이 이를 깨닫게 나오는 내용으로 전개가 되기도 한다. 

 

이 책은 에리히 프롬의 철학이 담긴 도서이다. 전에 무기력에 관련된 책을 구매했는데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다. 출판사 이벤트로 에리히 프롬의 근작을 선물받았다. 무엇보다 최근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말을 자주 듣다 보니 읽을 계획을 세우다가 좋은 기회에 독서 모임의 도서로 선정되었다. 사실 철학 자체가 어려운 편이지만 유독 에리히 프롬의 책은 읽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은 터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했다.

 

총 아홉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삶을 사랑하지 않아 벌어지는 현대 사회부터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고 창의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는 에리히 프롬의 철학이 관통되어 있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지금 사람들은 무기력하고, 이기심을 가지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는 등의 사회의 문제나 개인적인 성향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이기심과 자기애,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관한 부분이었다. 보통 이기심이나 나르시시즘은 적어도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고, 나르시시즘의 경우에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문제이다. 그 원인을 따지고 보면 자신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이용하는 성향으로 알고 있었는데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서 이를 채우고자 결핍의 형태로 나타난다는 게 새롭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지만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기에 채울 수 있는 방법으로 변화되었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사람이 왜 조기 건강 검진을 두려워 하거나 미루는 것일까 하는 물음에서부터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공감이 되었던 부분이기도 했다.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큰 병에 걸리지 않았을까 하는 노파심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저자는 삶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미련이 있어서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삶을 사랑하면서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당장 죽는다고 해도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삶에 큰 의지가 없기에 건강에 관심이 없다는 생각과 다르게 누구보다 삶을 살아가고 싶은데 건강의 적신호에 의지가 꺾일 것 같아서 불안하다는 게 어느 정도 일리가 있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었다.

 

그 외에도 저자는 네크로필리아 라는 용어를 내용에 등장시키는 게 인상적이면서도 충격적이었다. 네크로필리아라는 용어는 시체에 성욕을 느끼는 성도착증 용어인데 여기에서는 죽어 있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사실 전자로 알고 있어서 충격을 받기도 했다. 후자의 뜻으로 해석이 된다면 충분히 납득이 가지만 말이다. 전자 기기나 물건 등을 소비하면서 죽어 있거나 생명이 없는 것들로 삶의 공허함을 채우는 게 어떻게 보면 현대 사람들은 네크로필리아 사회를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창의적인 삶이나 무기력에 대한 내용도 채찍을 맞는 기분으로 흥미롭게 읽었다. 읽으면서 저자인 에리히 프롬이 '자네 아직도 이렇게 수동적이면서도 무기력한 삶을 살아갈 것인가? 얼른 일어나 살아 있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감동을 받게.' 하는 말이 귀에 울리기도 했다. 안 좋은 예로 들었던 내용들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역시 기대했던 것처럼 어려웠다. 분명 페이지 수는 읽었던 책들에 비해 적은 편인데 곱씹고 이해하느라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래도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하고도 도움이 되는 이야기여서 큰 의미가 있었다. 다시 재독하고 싶을 정도로 좋은 책이었으며, 한 권을 구입해 밑줄을 그으면서 읽을 생각도 들게 했다. 

 

아마 이미 망한 인생이라는 의미의 이망생이나 미래가 없는 대한민국에 대한 의미의 헬조선 등의 단어들은 젊은 세대의 무기력에 대한 또 다른 의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가의 식물들과 오후 하늘의 구름, 저녁 하늘의 달 등 자연을 보면서 감탄했던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그만큼 시간에 쫓기면서 스스로가 없는 삶을 살아가기에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조차 어색하다. 어쩌면 삶을 사랑하는 방법이 어색한 이들에게 이 책이 가장 필요한 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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