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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궁

[도서] 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저/양윤옥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그런 에너지도 이미 내게는 없다. / p.57

 

이 소설은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장편 소설이다. 읽을수록 미궁에 빠져든다는 문구가 강렬하게 와닿았다. 사실 미궁으로 빠지는 느낌 자체를 좋아하지는 않는데 추리 소설에서는 미궁으로 빠지면 빠질수록 뭔가 강렬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거기에 추리꾼의 역작이라고 하니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주인공인 신견은 사법고시를 앞두고 가토라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러던 중 동창이었던 사나에를 만났고 하룻밤을 보낸다. 이후 탐정으로부터 신견이 사나에의 집에서 입고 온 옷이 실종자의 옷이며, 실종자가 사나에와 연관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면서 한 가지 부탁과 함께 매체를 떠들썩하게 했던 종이학 밀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신견은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종이학 밀실 살인 사건에 집착해 조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찾는다.

 

종이학 살인 사건보다는 인물들의 감정이 더욱 강렬하게 남았다. 신견과 사나에에 대한 감정선에 몰두해서 읽게 되었다. 특히, 부인에게 집착하는 아버지와 성적인 집착으로 그에 대한 환상을 여동생에게 푸는 오빠, 밀실에 갇힌 것처럼 정신을 잃어가는 어머니를 보면서 살아가는 사나에의 감정은 그야말로 미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할 정도이다. 소설에서는 마치 나사가 하나 빠진 듯한 정신은 그대로 묘사가 되어 있다.

 

거기에 광적으로 종이학 밀실 살인을 조사하고, 사나에에 대해 광적으로 원하는 신견의 모습도 그랬다. 원래 신견은 성적인 면에 집착하고, 불안정한 인물이었다. 그랬던 신견이 더욱 미쳐 가는 모습은 또 새로운 충격이었다. 그렇게 집착하는 자신을 보면서 이유를 찾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야말로 제목 그대로 미궁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범죄 사건에 대한 미궁보다는 감정에 대한 미궁처럼 느껴졌다. 불안정한 인간의 심리가 무엇보다 잘 드러난 작품이었다.

 

고통의 소용돌이에서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옆에 있어 줄 사람이 필요한 사나에와 어떻게 보면 뾰족한 부분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 숨기고 살아가는 신견은 어떻게 보면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서로를 파괴하거나 죽일 수 있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떨어지지 않았다. 두 사람의 정신적인 문제와 행동들이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심오하거나 기괴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읽는 내내 정신이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거기에 살인 사건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긴장감까지 더해지니 손에 놓을 수 없었다. 250 페이지 정도의 짧은 소설이어서 후루룩 읽기에도 좋았다. 그러나 아무래도 성적인 묘사들이 직접적이면서도 적나라하게 등장해서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었다. 물론, 이는 소설의 이야기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금방 익숙해졌지만 말이다. 그만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우울하고도 불안정한 분위기 자체가 거북하거나 나쁘지 않았다. 가끔 자극적이면서 강렬한 소설이 떠오른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마라탕처럼 얼얼하고도 즐거움을 선사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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