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블로그 전체검색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

[도서] 그 영화의 뒷모습이 좋다

주성철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영화감독들은 다 계획이 있구나. / p.424

 

누군가 인생 영화를 묻는다면 20대에는 주걸륜과 계륜미 주연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을, 30대에는 완벽한 타인을 말한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그동안 나름의 편견이 있었던 외국 영화의 새로운 감정을 느끼게 해 주었던 영화다. 물론, 지금도 해외 영화보다는 국내 영화를 위주로 보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해 비중이 높아진 편이다. 학교에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가 참 예쁘게 그려졌던 영화이다. 사랑은 많은 것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 주었다.

 

완벽한 타인은 지금까지도 나의 인생 영화에 가장 높은 꼭대기를 차지한다. 특히, 요즈음 들어서 더욱 더 생각나는 영화이다. 사실 줄거리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주인공들이 게임을 하는데 함께 있는 동안 휴대 전화가 울리면 내용을 공유한다는 내용이다. 여기에서 마음에 와닿았던 포인트는 사생활의 그 날것을 드러내는 과정이었다. 각자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을 막기 위해 배신하고 또 동맹을 맺고 그 일련의 모습들이 참 웃기면서도 씁쓸했다.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들이어서 더욱 크게 기억에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주성철 기자님의 영화 평론집이다. 이렇게 영화 서적으로는 두 번째이다. 평소 영화 관련 직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영화 이야기를 듣거나 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사실 영화보다 영화 평론이나 프로그램을 더 보거나 듣는 편인데 방구석 1열, 홍진경의 영화로운 덕후생활 등은 거의 재방으로도 즐겨 보는 편이다. 심지어 매일 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의 최애 코너는 영화를 소개하는 편이기도 하다. 특히, 전에 읽었던 인터뷰집도 생각보다 만족스러워서 큰 기대를 가지고 읽게 되었다.

 

영화 평론집은 크게 네 파트로 나누어졌다. 첫 번째 전시실에서는 감독관으로서 유명한 감독님들의 영화 이야기를,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배우관으로 누구나 들으면 알 수 있는 배우들의 이야기를, 세 번째 전시실은 장르관으로 홍콩 르와르나 B급 영화로 불리는 장르부터 정치적 또는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영화 장르까지의 이야기를, 마지막 네 번째 전시실은 대한민국의 최고 감독님이신 봉준호 감독님과 박찬욱 감독님의 단편 영화를 다루었다. 활자를 읽고 있기는 하지만 목차의 이름 때문인지 몰라도 전시실이나 영화관이 연상되었다.

 

서두에 말했던 것처럼 영화를 그렇게 즐겨 보는 타입이 아니어서 영화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것보다는 앞으로 볼 영화를 추천받는 느낌으로 읽었던 것 같다. 실제로 책에 등장하는 영화들 중에서 절반 이상은 모르는 영화였다. 특히, 감독관에 나오는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님과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님 등의 외국 감독님의 경우에는 이름조차 생소했다. 그래도 한국 감독님은 자주 보기도 했었고, 익숙한 영화 제목도 있어서 읽기 수월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파트는 배우관이었고, 흥미로웠던 파트는 단편관이었다. 아무래도 배우 이름은 너무 익숙하다 보니 술술 읽게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윤여정 배우님, 전도연 배우님, 설경구 배우님 등의 작품은 적어도 하나 이상은 봤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어렴풋이 그릴 수 있었다. 접속에서 인터넷으로 사람과의 교감, 박하사탕에서의 고통, 미나리에서의 이민자들의 설움 등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1차원의 날것이었다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더 정제되어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감독님과 작가님의 표현 방식이나 의도 등을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박하사탕의 경우에도 영화 하나의 단편적인 부분으로만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인간에게 잔인하면서도 현실적인 작품으로 보여졌다. 거기에 이창동 감독님의 초록 물고기와 연관되어서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초록 물고기도 기회가 된다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단편관은 아예 몰랐던 부분이어서 흥미롭게 느껴졌다. 사실 박찬욱 감독님과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는 다른 감독님들의 영화에 비해 나름 많이 보았던 것 같다. 그런데 항상 장편의 상업 영화만 접해서 단편 영화와 매칭이 되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님께서는 2010년대 이후부터 거의 매년 단편 영화를 만들고 계시며, 흔한 아이폰 13 프로 기종으로 촬영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거기다 영화 DVD에는 후배 감독들의 단편을 넣어서 발매를 한다는 내용이 와닿았다. 그동안 몰랐던 단편 영화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그것 또한 하나의 재미였다.

 

지극히 개인적인 아쉬운 점이 두 가지가 있었다. 이는 모르는 영화가 더 많아서 생긴 아쉬움이다. 첫 번째는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는 장면은 영화에 비해 너무 단순했다. 디테일하게 떠올렸더라면 저자의 영화 이야기가 더욱 풍성하게 와닿았을 것 같다. 두 번째는 영화를 보았을 때 느꼈던 감정들과 책에서 등장하는 이야기들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었더라면 더욱 풍부한 감상이 되었을 것 같다. 영화 관련 도서들은 따로 모아서 영화를 전부 도장 깨기를 하고 난 이후에 다시 보게 된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느낌을 받지 않을까. 저번의 인터뷰집은 가벼운 어른들의 '라떼 이야기'로 느껴졌는데 그것보다는 조금 더 묵직하면서도 진지하게 다가온 책이었다. 

 

영화 자체에 문외한이었던 독자인 나에게도 어느 정도 와닿은 지점이 있었기에 영화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저자가 영화에 진심이라는 점을 또 이렇게 느끼게 되었다. 부디 재독할 때에는 저자가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오롯이 와닿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취소

댓글쓰기

저장
덧글 작성
0/1,000

댓글 수 0

댓글쓰기
첫 댓글을 작성해주세요.

PRID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