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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도서] 내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정지우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돈 앞에서 인간은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다. / p.191

 

가벼운 일은 그냥 화를 내면서 넘어갈 것이겠지만, 뜻대로 상황이 굴러가지 않을 때 인생에 대한 깊은 불신을 느낀다. 과연 내가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말이다. 뭔가 실패한 느낌이 든다. 어떤 상황에서도 웃고 넘어가거나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듣기는 했었는데 그게 참 쉽지가 않다. 

 

이 책은 정지우 작가님의 인문 서적이다. 올해 초에 글쓰는 삶에 대한 에세이를 읽었다. 가지고 있던 고민과 걱정, 불안을 그대로 적은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고, 그때부터 정지우 작가님의 팬이 되었다. 이후부터 시간이 될 때마다 조금씩 작가님의 책을 읽고 있다. 그러다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으며, 좋은 기회에 출판사의 이벤트로 서적을 받게 되었다. 

 

제목부터가 인상적이었다. 잘못 산다고 말하는 세상에서 중심을 잡기 위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사람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눈치를 많이 보는 편이다. 또한, 다른 사람을 보면서 질투심을 느끼지는 않지만 스스로의 자책감을 심하게 가지는 편이다. 어쩌면 내가 하고 있는 고민들에 대한 답과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을 잡아 줄 것 같았다.

 

크게 세 가지의 목차로 이루어져 있는데 첫 장은 사람과의 관계, 두 번째 장은 세대나 시대의 현상, 세 번째 장은 사회에 대한 이야기로 이해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 장과 세 번째 장은 연결해서 보이기도 했다. 기대한 측면은 첫 장의 내용들이었지만 묘하게 두 번째 장과 세 번째 장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첫 번째 장에서 지렁이가 비를 좋아하는 줄 알았지만 살기 위해 비가 오는 날에 나왔다는 이야기를 통해 다가오는 사람이 무조건적으로 이기심과 자신의 이득을 위해 찾아오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었다. 또한, 요즈음 인기 있는 MBTI가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는 수단으로 사용됨과 동시에 상대방을 규정하는 수단이기도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이는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두 번째 장에서는 집단주의의 압박이라는 파트와 개인을 옹호한 대법원 판결이었다. 집단주의 압박은 주인이 아는 척하면 다른 곳으로 옮겨 간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시작해 집단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개인의 문제로서 자살, 우울 등을 이야기했다. 이와 연결지어서 개인을 옹호한 대법원 판결은 군대 내 동성 간 성관계를 대법원이 판결하면서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인정해 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아무래도 군대 자체가 집단주의가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집단이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도 개인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보기에 저자의 생각에 큰 공감을 하게 되었던 파트이다.

 

세 번째 파트는 공감보다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깨었다는 의미로 인상적이었다. 특히, 태권도장이 문을 닫으면 경력단절여성이 늘어난다는 파트가 머리에 강하게 남았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실내에서 단체 운동을 하는 곳들이 휴업을 하거나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아이들이 학원이나 태권도장을 가지 못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양육자인 어머니가 직장을 그만 두고 육아를 하면서 경력이 단절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 이렇게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에 충격이었다. 그러고 보니 맞벌이 가정인 동생이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된다면 학원을 돌려야 한다는 고민을 터놓았던 일이 떠올랐다.

 

한번에 훅 읽는 것보다는 바깥에 나갈 때 들고 다니는 책의 용도로 느리게 읽었던 책이다. 그러나 이렇게 완독을 했지만 머릿속은 여전히 어지럽다. 온전히 저자의 이야기를 이해했는지 의문도 든다. 너무나 일상에서 느끼고 있던 내용과 단순한 문체이기는 하지만 읽으면서 내내 곱씹는 내용들이 많았기에 안 그래도 느린 속도에 더욱 제어가 걸렸다. 아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이후에 재독이 필요할 듯하다. 공감과 별개로 조금 더 깊이 생각을 해 보고 싶다.

 

전에 읽었던 글쓰기 에세이가 작가의 개인적인 삶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주었다면 이번에 읽은 책은 세상에 대한 시각과 방향성을 주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었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주었다는 측면에서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받았다. 앞으로도 그랬던 것처럼 정지우 작가님의 책은 믿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누군가는 세상을 잘못 살아가고 있다고 하지만 그 안에서 중심을 잡는 고민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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