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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수입니다

[도서] 나는 예수입니다

김용옥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3점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바로 성경이다. 세계 22억 명이 기독교 성경을 본다. 하지만 우리는 성경의 주인공,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구원을 일으키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것만 알뿐,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가 아는 예수가 되었는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그의 삶은 베일에 싸여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수의 삶은 추측해보는 수밖에 없다. 성경 안에 저자만 35~40명이고, 기록 기간만 1600년이라 하니.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예수'가 있는 셈이다. 따라서 성경을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예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이 달라진다. 이 책은 거기서 출발했다. 저자 도올은 지금 기독교에서 해석하는 예수에 대해 '잘못 해석했다'라고 꼬집어 말한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한국 기독교는 ‘구약 코로나’에 감염돼 이성이 마비된 상태입니다. 예수가 중계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신약, 즉 ‘사랑의 계약’으로 돌아가야 해요. 편협한 유대인의 종족 신을 지금 대한민국 사람들이 자기 신으로 모실 이유가 없습니다. 예수가 그러라고 한 적도 없고요.”





그는 한국 기독교계가 교인을 속이고 있다고 말한다. 도올에 따르면 그건 신약 성경, 즉 복음서를 제대로 읽은 목회자가 드물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 기독교는 성서를 도외시한 채 교조화한 조직 신앙에만 매몰되어 있다고 그는 말한다. 따라서 예수의 사상과 실천 가운데 일부 파편만 남은 설교를 목사끼리 서로 복제만 하고 있다고 도올은 꾸짖는다. (2020.03.19 한국일보와의 인터뷰 중)


그는 이 책에서 우리가 예수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말한다. 기독교인들이라면 그의 말이 모독으로 느낄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는 성경 내용을 파헤치며, 성경에 담기지 않은 것들에 대해 말한다.


예수는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도올에 따르면, 예수는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복음서 저자인 마태와 누가가 그렇게 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예수는 팔레스타인의 북부, 갈릴리 지역의 한 작은 읍촌 나자렛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마태와 누가는 그렇게 썼을까?


베들레헴은 다윗이 태어나서

성장한 곳일 뿐입니다.


다윗은 유대인들의 영웅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스라엘 민족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게 다윗 왕국이라고 한다. 그래서 예수는 다윗의 뒤를 이어야만 했다. 그래서 탄생도 베들레헴이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래야 예수가 메시아, 즉 이스라엘의 왕이 되는 것이다.





예수의 하나님은

구약의 야훼(여호와)와는

전혀 다른 하나님입니다.


김용옥에 따르면 복음서에는 그냥 '테오스'라는 말만 쓰지 '야훼' 같은 특정 이름의 하나님이 나오지 않는다. '야훼'는 어디까지나 유대 종족의 하나님이다. 유대인에게 선민의식을 불어넣고, 유일한 선택과 경배를 강요하는 질투의 하나님이다. 하지만 예수의 하나님은 인간에 대한 분별심이 없다. 한 민족을 타 민족보다 우월하다고 생각지 않으며, 다른 민족을 멸하게 하는 차별심이 없다.


예수는 종교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예수는 어떠한 종교의 교주가 아니다. 예수는 스스로 하나님을 친아버지처럼 따른 사람이었을 뿐, 그가 하나님과 동격의 인간이라는 것을 과시하면서 자신을 믿으라고 말한 적이 없다. 그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믿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을 뿐이다. 예수는 그저 하나님께 기도하는 삶을 살았을 뿐이다.


신약에 있는 말들은

대부분 예수의 말이 아닙니다.


저자는 사도행전은 바울을 중심으로 한 전도여행 기록이고, 로마서 이후 편지들도 대부분 바울이 자기의 교회를 만들면서 생겨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서한들일 뿐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신약성경에 예수에 관한 것이 많다고는 하나, 예수에 '관한' 타인의 생각이 곧 예수는 아닌 것이다.


예수는 천당 간다는 얘기는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도올에 따르면 그것은 모두 바울의 언어다. 예수는 '하늘(하느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한다, 이 땅에 온다, 아니 와있다! ' 이런 얘기만 했다. 그는 천당에서만 부활한다고 얘기한 적도 없다. 예수의 부활은 오직 이 땅 위에서, 시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부활이다.


마가복음으로 돌아가세요!


김용옥은 예수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마가복음을 타 복음서의 전제가 없이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가야말로 예수의 소박한 모습이 비쳐지고 있는 매우 절제된 걸작품이다. 마태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은 모두 마가복음보다 후대에 쓰인 것이며, 모두 마가복음을 줄거리로 삼아 써 내려간 성경이다. 다른 복음서가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도올에 따르면 마가를 이해할 때 다른 복음서를 이해하게 된다.





이렇듯 이 책은 도발적이다. 하지만 '종교의 탄생'에 관한 책을 읽어온 사람들이라면 낯설지 않은 주장이기도 하다. 지금의 기독교 모습은 사도 바울부터 시작됐다고 보는 학자들이 많다. 그리고 그 바울은 아이러니하게도, 예수를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성경이 '예수'의 진짜 말로만 이루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말들이 전해져 내려오며 사라지고, 다시 쓰였을 것이다.


종교를 믿는다는 것. 그것은 그 종교 속 '성인'의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성인의 말씀은 어렵다. 과거에 쓰여서 현재와 의미가 다르기도 하고. 무엇보다 성경은 '비유와 상징'이 많다. 해석하기 나름이다. 따라서 올바로 해석하고, 그 가르침을 행하는 삶을 사는 게 종교인의 바른 태도인 것이다.


오랜만에 성경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나는 초등학교 때 교회와 성당을 모두 다녔다. 모테 신앙은 성당, 친구 따라간 곳은 교회. 교회를 다니며 성가대도 하고, 성경 공부도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의문도 많았다. 특히, 성당과 교회가 가르치는 내용이 왜 이리 다른지 그게 가장 이상했다. 같은 하나님을 믿는데 그건 왜일까?


진실은 텍스트, 그러니까 성경에 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저자의 말처럼, 마가복음부터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그의 <마가복음 독해>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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