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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봄

[도서] 바라;봄

김건종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4점


 

 

01

책덕후의 향기가 느껴지는 에세이 

 

 

나에게는 초능력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책을 읽다보면

이 책의 저자가 책덕후인지 아닌지

금새 판별할 수 있다는 거다.

강아지들의 유달리 발달된

후각 같은 느낌이랄까

책을 읽다보면 이내

느낌이 스물스물 올라오고 만다.

 

 

 

흠... 이 저자는 바로..

책덕후구나...!!

 

 

 

그렇다.

사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

그것도 좋아하는 책을 써서

책으로 만들어 내고 있으니

그 마음을 어떻게 숨길 수 있을까.

책을 읽다보면 그 마음이,

그 열기가, 그 애정이 느껴지고 만다.

 

 

 

 

그런 의미에서 <바라;봄>은

책덕후의 향기가 은은하게 풍기는

에세이집이다.

사실 대놓고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에세이는 아니고

일상 속에서 발견한 것들을

편안하게 풀어낸 에세이다.

하지만 중간중간 책에 대한 애정이

불쑥불쑥 손들고 튀어나오고 마는

그런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내 눈은 속이지 못한다....

딱 걸렸습니다. 책덕후! ㅋㅋ)

 

 

 

 

이십 대 내내 깨달음을 주리라 싶어

온통 책에 매달렸다.

삼십 대 내내 하나의 언어를

다른 언어로 옮기면서 그 퇴적물이

책으로 변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사십 대가 되어 내 문장이

책으로 만들어지는,

부끄럽지만 설레는 경험을 한다.

..온통 책,책,책이로구나.

-<바라;봄> 258p-

 

 

 


 

 

02

정신과의사가 쓴 바라봄에 대한 이야기

 

 

 

<바라;봄>은 정말

바라본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먼저 일상을 바라본다.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개인 의원을 열고

개원의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정신과 의사인 저자.

자신의 일상을 바라보는

그 시선은 왠지 부러운 구석이 있다.

시골에 작은 단독주택을 짓고

좋아하는 음악과 커피를 마시면서

불멍을 때리는 일상을 쓰는데

아.. 왠지 나도 이러고 싶은데?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단독주택에 살면서

자주 불멍을 한다.

..멍하게 장작을 하나씩

불 속에 집어넣는다.

불이 생겨나는 것을,

일렁이며 피어오르는 것을 본다.

-137p-

 


 

 

 

그런가 하면, 그는 또 자신의 환자들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한다.

이분, 정신과 의사인데 좀

독특한 시선이 있다.

 

 

 

징신과에서 진단의 한계는 분명하다.

의사소통을 위해 진단은 필요하지만

우울증, 공황장애 같은 진단은

그 사람이 어떤 고통을 겪고 있는지

그 고통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거의 알려주지 못한다.

-248p-

 


 

 

 

이렇게 말하면서 우울증 환자,

혹은 공황장애 환자가 있는 게 아니라

고통받는 한 사람이 있는 것뿐이라

말하는 부분은 꽤 인상깊다.

만약 내가 정신과에 간다면

분명한 진단과 처방을 원할 것 같은데

그런 것 보다는 한 사람의 자신으로

바라보고 대하는 그 시선이

묘하게 납득이 되기 때문이리라.

 

 

 

그런가 하면 마지막으로는 또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돌아와

책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살뜰하게 풀어놓기도 한다.

 

 

 

생활이 바빠지면서

가장 읽기 힘든 장르가 소설이다.

 

..소설은 작가가 설정한

속도를 따라 문장이 흘러가기에

속도는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62p-

 

 

 

오늘 아침 모처럼 쉬는날이었다.

그래서 800페이지 소설을 읽었더니

정말이지 인문학책 5권은

읽은 것 같은 열기가

머리에서 느껴졌는데,

어쩌면 나도 그렇기 때문에

소설을 읽기 힘들어하는 것 아닌가

하면서 왠지 수긍하게 만드는 대목.

 

 

 

 

이렇게 한 사람의 바라봄에

나 자신의 바라봄을 되돌아보게 되는

그런 힘이 있는 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다.

 

 


 

 

 

03

편애하는 글을 읽는다는 것

 

사실, 이 작가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총 3권을 내셨으며

나는 이미 이전에 다 읽어봤던 것.

 

 

 

 

 

왜 이 작가님의 글을 편애하는가.

라고 묻는다면 사실

명확한 이유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리고 이번 신간도서

<바라;봄>으로 이 작가님을 시작한다면

대체 이렇게 짤막하게

사전처럼 쓴 에세이가

뭐가 재밌단 말인가!!

라고 하실 수도 분명 있다.

 

 

 

김건종 작가님의 책을

다 읽어본 독자로서 드는 생각은

뭔가 자신의 어두운 심연을

책과 정신의학으로 풀어내려고

노력하는 사람

이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슷한 어둠이 있는

독자라면 분명 동의할 것이고,

또한 정신과병원에 찾아갈 정도로

마음에 힘듦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말하는 환자 이야기에

깊은 공감을 할 것이다.

 

 

 

 

편안히 읽을 수 있는

에세이로 추천드린다.

 

*이 리뷰는 책을 증정받고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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