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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 전집 2

[도서] 보르헤스 전집 2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저/황병하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최근 <보르헤스의 말>이 출간되어, 그 책을 읽고자 다시 읽은 책이다.

예전엔 유명한 작품들만 골라서 읽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맘잡고 제대로 읽어 보았다.

이 책의 해설자에 따르면, 보르헤스가 <픽션들>에서 보여준 세계는 크게 2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소설적 기법, 그리고 나머지는 형이상학적 세계다.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책은 '책에 관한 책' 이며, '환상에 관한 책'이다.

보르헤스는 책의 서문부터 이런 말을 한다.

"방대한 양의 책을 쓴다는 것은 쓸데없이 힘만 낭비하는 정신나간 짓이다.

단 몇 분에 걸쳐 말로 완벽하게 표현해 보일 수 있는 어떤 생각을 500여 페이지에 걸쳐 길게 늘어뜨리는 짓.

보다 나은 방법은 이미 그러한 생각들을 담고 있는 책들이 존재하고 있으니까 하나의 코멘트,

즉 그것들의 요약을 제시하는 척하는 것이다."

아. 이런 대단한 말.

사실 건방진 독자인 나도 약간은 이런 종류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길게 쓰는 것보다, 짧고 간결하게 쓰는 게 더 어렵고

하고자 하는 말이 분명하다면, 짧은 단편으로도 충분히 담아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

다만, 보르헤스가 간과하고 있는게 있다면, '몇 분에 걸쳐'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그 말을 이해하려면 '몇 시간'에 걸쳐 이해해야 한다는 점.

 ​

​결론적으로 그의 책은 어렵고 생각할 거리가 너무 많다는 거다.

첫 번째 단편으로 수록되어 있는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떼르띠우스>는 제목부터 난해하다.

대체 이건 뭘 말하고자 하는 단편인가.

이 단편은 보르헤스가 이 단편집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첫 번째인, '소설적 기법'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 속에서, 마치 현실에 존재할 것만 같은 '백과사전'이 등장한다.

'틀뢴'은 그 백과사전에 등장하는 가상의 도시다.

'틀뢴'의 모든 작품은 단 한 작가의 작품이며, 무시간적이고 익명이다.

그리고 어떤 책이든 그 안에 그것에 대한 반대의 책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그 책은 미완성의 책으로 간주된다.

또한 이 곳은 관념적인 나라다.

예를 들면, 이곳 사람들은 '사과'라는 말이 없다.

그들에겐 '빨간 사과' '잘 익은 사과' '썩은 사과' 만이 존재할 뿐이다.

즉, 명사가 없다.

이런 수수께끼 같은 나라로 시작하는 그의 단편집은 소설을 쓰는 여러가지 방식을 제시한다.

가령 의도적으로 끝맺음을 하지 않아 독자가 상상할 수 있도록 배려한 소설이 있을 수 있다. ​

이전에 씌여진 소설을 재구성하여 다시 쓰는 소설도 가능하다.

그리고 소설 속 나오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모두 선택하는 소설도 있을 수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의 이야기인 것처럼 말하는 소설도 가능하고

1장에 했던 말을 마지막 장에서 반복하는 소설도 쓸 수 있다.

읽다보면, 점점 빠져들게 되는 그의 단편집.

그러나 여전히 너무 어렵다.

내일 <보르헤스의 말>을 읽으면 어느정도 궁금증이 해소될 지 기대된다.  

이 책의 다른 주제, '형이상학'에 관한 이야기는 그 책을 읽고 한 번 생각해 봐야겠다.

​책은 얇지만, 많은 단편이 수록되어 있어 참 읽는데 오래걸린다.

다 읽기 버겁다면, 다른 책들에서도 많이 언급되는 <바벨의 도서관><기억의 천재 푸네스>를 먼저 보는 게 좋다.

특히 <바벨의 도서관>은 정말 책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너무나 매력을 느낄 도서관이다.

그런 도서관 있다면 한 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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