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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을 삶의 일부분으로 인정하는 것, 이런 여백과 여유가 생겨난다는 건 참으로 신비로운 일이기도 하다. 흔들리는 것들 사이에선 흔들리지 않거나 흔들리거나 두 가지 중 하나만 하면 되었다. 하나만 해도 된다는 게 그게 어디냐 싶었다.
그때 너무 추웠는데, 인생 너무 잘하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 피곤하면 하던 일과 생각을 멈춘다. 누군가를 조종하기 위해 죄책감을 조성하거나 내 자신을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 약함을 못 본 척하진 않는다. 겉은 나사 두개 정도 풀린 듯 살고 있지만 누구도 원망하거나 망신주지 않는다. 요즘 같은 때 이 정도면 잘 살고 있다고 스스로 여유를 부려본다. 내 마음아 더 자주 흔들리고 더 많이 부드러워지기를.” (page.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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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 심어진 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내는 시간들은 쉽지 않지만 때때마다 비와 햇빛을 골고루 내려주시는 섭리로 인해 예술적으로 살아가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진정한 예술은 꼭 화가가 되거나 음악을 만들어 부르거나 멋진 춤을 추는 이들만의 것이라기보다, 옮겨지는 곳이 어떤 곳이든 내 작은 생각과 몸짓들을 되도록 아름다운 것들로 향하게 맞출 수 있고, 그렇게 뿌리내려 열매 맺어 간다면 그것도 일상 속의 예술가라고 부르고 싶다.
그런 예술가로 살아가다보면 사랑받았었고 사랑받고 있는 증거로, '심긴 곳마다 꽃을 피우는 사람'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 (page.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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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때로 하나님의 섭리로 인하여 우리는 심겨지기도 하고 심기도 한다. 옮겨진 곳에서 나는 어떤 꽃을 피우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해주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 달려가고 있었던 것 같았던 내게 때론 쉬어도 괜찮다고 토닥토닥 위로를 건네는 것 같기도 했고, 너무 잘하지 않아도 된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해주는 것 같아 많은 위로를 받았다. 남편과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나도 저런 남편을 만나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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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은 사람의 말보다 좋아하는 사람의 말이 더 잘 들리기 마련이니 난 그냥 남들이 좋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살면 만족이다. 사실 이게 제일 어려운 일 아닌가.” (page. 153)
“나에게 남은 인생의 과제 중 하나는 아이들에게 해주었듯 부모님께도 존재만으로 귀하다는 사랑의 메시지를 좀 더 자주 드리는 것이다.” (page. 164)
“사랑은 속 시끄러울 수 밖에 없는 연약한 나 자신을 뛰어넘게도 만들어주기도 하니, 사랑은 단연코 인생 중 가장 좋은 것이다.” (page. 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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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구절구절 너무 좋은 말들이 많았다.
위로도 받고, 많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