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ES24 블로그 - 내 삶의 쉼표

포스트 4월호 연재를 마치며...

안녕하세요?오늘로 4월호를 마쳤습니다. 이메일 연재 두 달째를 보낸 셈이기도 한데 이즈음 참 많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과연 내가 글을 잘 쓰고 있는 건지, 독자는 내 글에 얼마만큼 만족하고 있는 건지, 무엇을 느꼈을지 매일 생각하고, 매일 반성합니다. 언젠가 어느 독자분께서는 제 글이 감질나다고 말씀하셨는데,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어느 정도 목에 힘이 들어가면서 그렇다면 난 성공한 거라며 의기양양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연재한 글을 한글 파일에 옮겨 담으면서 그렇게 생각한 게 너무 ...

2019.05.02 공감 횟수 1 댓글 수 2

포스트 나의 수업시대 ㊳

나의 수업시대 ㊳ 처음의 걱정과 달리 나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공부하는 것이 즐거웠고 젊어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클래스 내에선 선생님을 제외하고 서열 2위였다. 그나마 1위가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에 이의를 달 생각은 없지만 그렇게 말하는 데는 또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 공부하는 게 쉽지 않다. 그것은 머리에 녹이 슬어서만은 아니다. 학원이든 학교든 젊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 속에서 꿋꿋하게 나이든 학생이 되어 공부한다는 건 왠지 ...

2015.07.30 공감 횟수 1 댓글 수 2

포스트 나의 수업시대 ㊲

나의 수업시대 ㊲ 드디어 개강을 했다. 그동안은 다소 권태로운 삶을 살다가 앞으로 한동안 바쁠 걸 생각하니 그도 다소 부담이 느껴졌다. 학창시절 나는 이게 참 싫었다. 아침에 눈만 뜨면 학교를 가야한다는 사실 말이다. 너무 싫어 밤이 되면 영원히 아침이 오지 않길 바랐다. 그리고 학교에 가면 늘 집에 있는 나를 상상하곤 했다. 학교가 너무 가기 싫어 어디가 아프거나 다쳐서 못 가게 되기를 얼마나 바랐는지 모른다. 하지만 여간해서 나에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일부러 다치게 하...

2015.07.17 공감 횟수 1 댓글 수 2

포스트 나의 수업시대 ㊱

나의 수업시대 ㊱ 나는 집에 돌아 와 선생님이 쓰셨다던 <와인예찬>을 읽기 시작했다. 그 책은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해 여러 종류의 와인을 알기 쉽게 설명한 책으로 주로 와인 초보자들을 위해 쓴 에세이였다. 그런데 전체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몇몇 장은 상당히 에로틱한 분위기를 풍겨 마치 저자인 선생님의 경험을 고백하고 있는 것 같아 읽는 동안, ‘아니, 선생님이...?’하며 새삼 놀라곤 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언젠가 수업시간에 <와인예찬>에 나온 이야기를 액면 저자 자신...

2015.06.30 공감 횟수 1 댓글 수 4

포스트 나의 수업시대 ㉟

나의 수업시대 ㉟ 확실히 TV는 사람을 젊게 보이게 한다. 13년(해가 바뀌었으니까) 뵙는 선생님은 확실히 세월을 거스르지 않고 계셨다. 베토벤을 연상시키는 기름하고도 회색에 가까운 머리도 세월이 남긴 잔재였을까? 선생님은 나를 보자마자 나의 검은색 코트 오른쪽 주머니에 깊숙이 질러 넣은 손을 보고 대뜸, “원래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었나?”하고 물으셨다. 순간 좀 당황했다. 보통은 반갑다는 인사부터 할 텐데 말이다. 그것이 생략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네. 그랬었는데...

2015.05.30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나의 수업시대 ㉞

나의 수업시대 ㉞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존재라더니 그게 맞는 말 같다. 선생님과 이렇게 연락이 닿고 보니 옛 시절이 자꾸만 생각이 났다. 그러면서 그 옛날 나의 워크숍 작품을 칭찬하셨던 선생님이 한번쯤 뵙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다시 뵈면 그 옛날 선과 나에게 중국요리를 사 주셨던 것처럼 그렇게 어색하지 않게 만나질 수 있을까? 하지만 선생님은 그 시절 나와 선에게만 글을 가르치셨던 것은 아니다. 그 전에도 그렇지만 그 이후 선생님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선생님이 되셨을까? 그러므로 나 한...

2015.05.22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나의 수업시대 ㉝

나의 수업시대 ㉝ 교회에서 더 이상 대본을 쓰지 않게 되면 소설을 쓰겠다. 이것이 내가 처음 대본을 쓰면서 가졌던 애초의 계획이었다. 왜냐하면 난 두 가지 일을 다 할 수 없으니까. 교회에서 연극을 하지 않게 되었을 때 섭섭한 것 보단 후련하다는 생각이 더 많았다. 나만 그만 두고 나온다는 것도 왠지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아예 팀 자체가 해산된 것이니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팀에 있으면서 얼마나 인간적 부침이 많았던지.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어야 하는지 그 동기나 목적의식을 ...

2015.05.08 공감 횟수 1 댓글 수 2

포스트 나의 수업시대 ㉜

나의 수업시대 ㉜ 드라마팀 모임은 열정은 변함이 없으나 점점 변질되어가는 느낌이었다. 이제 드라마팀은 더 이상 창작품은 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창작을 했더라면 내가 부지런하게 썼어야했겠지. 하지만 사람들은 더 이상 나에게 작품의뢰를 하지 않았고 기존에 나와 있는 대본집을 가지고 연극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해서 한 것이 <굿 닥터>나 <대머리 여가수>였다. 변질을 어떤 기준에서 볼 것이냐에 따라 변질일수도 있고 변질이 아닐 수도 있을 것이다. 연극팀이 연극을 하는데 그...

2015.04.24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나의 수업시대 ㉛

나의 수업시대 ㉛ 컨퍼런스가 끝나고 협회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컨퍼런스 직후 협회는 사단법인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고 사무실도 얻었다. 그렇다면 나는 간사로서 정식으로 일을 하는 걸까? 기대를 가져야 할 텐데 왠지 더 이상의 기대가 되지 않았다. 처장은 좋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추진력 또한 좋아 그동안 인간적인 끈끈함을 가지고 일했던 사람들 거의 대부분을 갈아치웠다.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여전히 자원봉사로 일을 했다면 그것의 생명은 인간적인 끈끈함이었겠지만 그렇게 해 가지고는 협회의 발...

2015.04.17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나의 수업시대 ㉚

나의 수업시대 ㉚ 그렇게 뜨거웠던 우리의 모임도 그 끝이 보이는 것 같았다. 모임은 이제 새로운 젊은 피가 등장했고 그에 따라 나를 비롯한 명현이나 연희, 노재 같은 사람은 그야말로 원로 취급을 받았다. 한때 연희와 명현이 번갈아 했던 팀장과 부팀장의 자리도 보다 젊은 후배들이 맡았다. 나는 연희와 화해를 하고 팀에 복귀했다고 해서 작가로서 특별히 하는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모임이 있는 날이면 나와서 모임에 힘을 보태(?) 주었다. 그러면서 나는 대신 블로그 활동에 열과 성의를...

2015.04.10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포스트 나의 수업시대 ㉙

나의 수업시대 ㉙ 난 연희와 결별했기 때문에 팀에도 갈 수가 없었다. 그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결별을 하고 보니 그렇게 되었던 것이다. 그 모임에 가지 않게 되었다고 해서 특별히 아쉬울 건 없었다. 모임은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가고 있었으니까. 작가는 그런 존재였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상관없는 존재. 스티그마 때부터 지금까지 내 작품 말고도 나름 굵직한 작품도 했다. 저 유명한 뮤지컬<가스펠>도 했고, 연극 <가마솥의 누룽지>도 했다. 또한 외젠 이오네스코의 부조리극 <...

2015.04.03 공감 횟수 1 댓글 수 0

포스트 나의 수업시대 ㉘

나의 수업시대 ㉘ 결별은 선뿐만이 아니었다. 연희하고도 했다. 선도 그렇지만 연희도 내가 원해서 결별을 했던 것은 아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나는 그 모임에 있는 동안 서로 피터지게 싸운 것밖엔 없었다. 먼저 싸우게 된 것은 명현과 였다. 그날따라 뭐 때문인지 명현이가 나의 속을 박박 긁어댔다. 아무리 싸운다고 해도 넘지 말아야할 선이 있는 법이다. 그런데 그날따라 명현이 작정하고 나에게 덤비는 것이었다. 그러면 어느 새 분위기에 휩싸여서 옆에서 같이 거드는 놈이 꼭 있게 마련이다. 그게 하필 연...

2015.03.27 공감 횟수 0 댓글 수 2

포스트 나의 수업시대 ㉗

나의 수업시대 ㉗ 지금까지 내 인생을 돌아볼 때 드라마 팀 때만큼 뜨거운 때를 살았던 때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때 우리는 만나기만 하면 싸웠다. 명현과 연희가 싸웠고 노재와 내가 싸웠다. 때로 명현과 내가 싸웠고 연희와 노재가 싸우기도 했으며 또 어떤 땐 연희와 내가 싸웠다. 그렇게 싸우고 있으면 때로 일찌감치 스티그마에서 발을 뺀 동민이 차리라 나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서로 격려를 해 줘도 모자랄 판에 우린 왜 그리도 치열하게 싸웠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 모임만 ...

2015.03.21 공감 횟수 0 댓글 수 2

포스트 나의 수업시대 ㉖

나의 수업시대 ㉖ 이제 동민은 스티그마를 완전히 잊은 모양이었다. 그는 어디에서도 그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팀은 떠났지만 교회는 여전히 다니고 있다면 언젠가 한 번은 만나지 않을까? 하지만 여간해서 만나지는 일은 없었다. 그렇다고 이미 팀을 떠난 사람을 다시 연락하기도 뭐했다. 나는 애초에 그가 우리를 떠나면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에 어떠한 섣부른 기대도 갖지 않았다. 그렇긴 해도 명현이나 노재는 가끔 통화는 하는 모양이었다. 그들을 통해 들으니 동민은 책을 낸 모양이었다. ...

2015.03.13 공감 횟수 0 댓글 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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