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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평전

[도서] 독도평전

김탁환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김탁환은 내가 애정 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를 두고 호불호가 있는 것 같기는 한데 (하긴 천하의 작가도 호불호는 있게 마련이다) 나는 그의 작품을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어떤 작가를 좋아해도 전작을 다 읽을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으니 이 작가의 작품도 다 읽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죽기 전에 주요 작품은 읽어 볼 생각이긴 하지만 사람이 언제 죽을지 알 수 없으니 이런 말도 특별히 의미가 있지는 않다.

아무튼 그렇게 좋아하던 작가의 작품도 한동안 읽지 못했다. 게으름이 문제다. 책에 대한 관심이 널뛰듯 하는 것도 문제고. 그러다 참으로 오랜만에 작가의 작품을 읽었다. 작가가 주로 장편을 써 온 것에 비하면 이 책은 얇은 편이다. 2001년 작이고, 그를 90년 대 후반 무렵부터 알기 시작했으니 작가가 막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기 시작했을 때 나온 작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 의하면 그는 이미 우리가 알만한 주요작 이를테면, <불멸>이나 <허균, 최후의 19일>, <압록강>등을 쓰고 난 후에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그러니 내가 뭔가 작가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구나 싶다. 하긴 원래 작가가 아는 작가와 독자가 아는 작가는 차이가 있다. 독자는 원래 작가를 알고 싶은 대로 아는 존재들이다. 그것에 대해 작가는 슬퍼하거나 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작가는 천생 작가다 싶다. 그는 위의 작품을 쓰고 휴식기를 가지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연히 비행기를 탔는데 옆자리의 승객이 일본인이었고, 마침 독도에 대한 얘기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독도는 어제오늘의 문제도 아니고 잊을만하면 한 번씩(사실 그러면 안 되지만) 이슈화되고 있던 터라 모르긴 해도 그때도 마침 이슈화되었던 시점은 아니었을까 싶다. 그래도 그 일본인은 꽤 이성적인 사람이었나 보다. 자신도 무조건 국수주의로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하지 않겠으니 독도가 한국 땅이라면 그것에 대한 합당한 설득을 해 보라는 제의를 받았다고 한다. 물론 그 일본인도 자신의 옆자리 승객이 김탁환 작가라는 걸 알고 반기면서 말이다.

그건 확실히 도전 의식이 생길만한 일이긴 할 것이다. 더구나 작가의 자존심이라는 게 있지 않겠는가. '독도는 우리 땅'이란 노래가 처음 나온 게 82년이다. 무려 40년이나 되었다. 우리는 독도가 우리 땅이란 걸 조금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서 이 노래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일본에 대해 적개심만 가질 줄 알았지 그들도 똑같이 다케시마가 자기네 나라 땅으로 믿어 의심치 않을 수 있다는 걸 한참 후에야 깨달았다. 그러니 아무리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성싶다. 좀 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풀어낼 일 아닌가.

지금도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걸 증명할 만한 학술적인 연구는 부단히 많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또 그것에 대한 문화적 노력은 얼마만 한가. 하지만 화가 나기도 한다. 그건 일본이 자꾸 독도가 자기네 나라 땅이라고 우기는 것에만 있지 않다. 더 근본적인 건 왜 우리는 이 조그만 섬을 온전히 지켜내지 못해 아직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지 화가 나는 것이다.

책을 읽어보니 생각 보다 이 갈등의 역사는 꽤 오래고 깊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사사건건 일본의 간섭을 받지 않은 적은 거의 없지만 이렇게까지 역사가 깊었나 새삼 놀라기도 했다. 철저한 연구를 하지 않으면 글을 쓰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 작가고, 더구나 소설이 허구라 이 작품은 특별히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려 가급적 사실에 입각해서 소설을 썼다. 그래서 그런지 좀 지루하고 작가의 기존의 작품 보다 재미가 덜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독도를 잘 몰랐던 독자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고 본다.

읽다 보니 독도의 공도의 역사가 나온다. 즉 태종 때 독도가 하도 부침이 심하니 주민을 보호한다는 명분하에 섬을 비우라는 명을 내리고 실제로 백성들을 이주 시킨다. 바로 이것이 공도의 역사고 지금까지도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길만한 빌미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한 나라의 지도급 인사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에 따라 역사와 운명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물론 백성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국토를 수호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곱씹고 반성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도 남의 나라 싸움에 전쟁터로 내어주기도 하지 않았는가. 왜 이리도 국토 수호 정신이 희박했는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대국도 아니면서 6. 25 한국전쟁 이후 70년 가까이 전쟁이 없었다는 건 경이로운 사실이기도 하다.

이 책은 나름 잘 쓰긴 했지만 좀 더 풍부한 작가 특유의 상상력이 발휘되지 못한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초두에 밝힌 대로 그렇다면 일본 역시 똑같이 '독도 평전'(그것의 정확한 제목이 무엇이 되던)을 써야 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애초에 제안을 했던 그 일본인은 그 후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뭔가를 하지 않았을까? 또 무엇인가를 했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한일간의 역사 바로 세우기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별말이 없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국민도 독도를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반성할 일이다. 남이 외칠 때 나도 함께 외치는 정도에서 독도를 수호한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독도를 하찮게 본 역사가 있지 않은가. 국토의 맹장쯤으로 여겼던 시절도 있었다. 내가 초등학교 때만 해도 그런 의식이 있었다. 독도의 입장에선 짠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왜 서자 취급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의식 가지고 무슨 나라를 지키겠다는 말인가. 지금도 독도엔 몇 가구 살지 않고 그저 여행 삼아 왔다가는 사람이 다수인 줄 안다. 물론 그렇게 해서라도 지켜진다면 좋은 일이긴 하지만 좀 더 적극적인 보호와 이주 정책 등이 나와줘야 하는 건 아닐까.

독도를 좀 더 사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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