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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사람

[도서] 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저/권남희 역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애도하고 있습니다……
당신이라는 특별한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았다는 걸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 『애도하는 사람』(텐도 아라타, 문학동네, 2010)

 


"진정한 치유란 급작스러운 해피엔딩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향한 오랜 집착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라면 이 소설 『애도하는 사람』은 애도를 통하여 살아있는 자들의 진정한 치유를 탐구한 글이다. 정신분석의 기능 중 하나가 지긋지긋한 "자기 파괴의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해방케하는 데" 있다면, 이 괴로운 반복으로부터 자신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상처의 진원지를 찾아 그 아픔의 페턴을 기어이 살펴야 할 것이다. 난 이 소설을 그렇게 읽었다.

 

『애도하는 사람』은 생업을 뒤로하고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타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전국을 떠도는 청년 시즈토의 이야기다. 주인공 시즈토는 고인의 주변 인물들에게 다음과 같이 묻는다.

"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지 않겠습니까?
그 사람은 누구에게 사랑받았습니까? 누구를 사랑했습니까?
누가 그 사람에게 감사를 표한 적이 있습니까?"

 

사람들은 그의 질문에 당황하면서도. 차츰 가슴 속 깊이 묻어둔 고인과의 추억을 떠올리고 말해준다. 그러면 시즈토는 "지금 하신 이야기를 가슴에 새기고 애도하겠습니다." 하고는 왼무릎을 꿇고, 오른손을 허공에 올리고, 왼손을 땅바닥에 닿을락 말락하게 내려 여러 곳을 지나가는 바람을 가슴께로 나르는 시늉을 한 뒤 눈을 감고 그 사람를 애도한다.

 

소설은 '애도하는 사람’으로 세상에 알려진 시즈토의 모습을, 취재를 나갔다가 우연히 그가 애도하는 장면을 목격한 주간지 기자 마키노, 시즈토의 어머니 준코, 그리고 남편을 죽인 후 죗값을 치르고 갓 출소한 유키요,  이 세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꾸려진다.

 

 작가는 이 작품속에서 수많은 죽음을 이야기한다.그런데 그 죽음들이 억울한 죽음들, 안타까운 죽음들도 있지만, 죽어도 별로 슬퍼하지 않을 소위 나쁜 인간의 죽음들도 있다. 그러나 '시즈토'는 그들 또한 똑같이 애도한다."사람은 어떤 상태여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고, 그건 "의심할 것 없어. 누군가를 위해서 말이야. 그사람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조금쯤 손해 봐도 좋다는 생각이 들면, 그건 이미 사랑인 거"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애도하는 사람』은 고통이나 슬픔을 빨리 극복하는 것이 용기고 미덕이라고 여기는 이 시대에, 누군가를 오래도록 기억하는 것이 사랑이고, 치유의 길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동반하던 여행을 끝내고 각자 헤어지던 날, 유키요는 생을 끝내려하고, 이를 눈치 챈 시즈토가 그녀의 팔을 붙들며, 진짜  죽으려 한 거냐고, 왜 그러느냐고 묻자 "당신의 가슴에 새겨지고 싶어서요. 애도받고 싶어서...당신 안에 살아 숨 쉬려면 죽지 않으면 안되니까요."라고 한다.
...순간 시즈토는 유키요를 붙든 손의 힘이 풀리며 어안이 벙벙해졌지만 이내 팔에 힘을 주어 이 답답하고 모자란(?) 여인에게 말한다.

"당신은 나를 사랑해준 사람입니다.
당신은 내가 깊이 감사하는 사람입니다.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 사람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읽었을 때 나는 이보다 더 강렬한 사랑의 고백은 들어보지 못했다.

"...네게서 ...태어나고 싶어..."


-한글누리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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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워블로그 언강이숨트는새벽

    이 책은 아직 안읽었는데 , 장바구니에는 담아 놓고 ..ㅎㅎㅎ 덕분에 이야길 맛보고 갑니다 ~^^

    2018.03.07 21:53 댓글쓰기

PRID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