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희나 작가의 신간들은 무조건 구입해서 읽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 딸이 작가의 그림과 글을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성장하면 책을 조카들에게 주거나, 기부를 하거나 이웃에게 나눠 주곤 한다.
구름빵을 시작으로 해서 책들을 전부 이웃들과 가족에게 주었는데
딸의 요청으로 백희나 작가의 책들을 처음부터 다시 전부 사 모은 기억이 있다.
아마 이 책은 딸이 성장하고 더 시간이 지나도 우리집 책장을 장식하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주문하고 도착한 4월 12일날 나에게도 기쁜 소식이 있었다.
가족이 조그맣게 운영하는 작은 농장이 있는데 키우던 개가 강아지를 여덟 마리나 낳았다.
'행복한 소식'에 따로 포스팅을 하기도 했다. 조만간 강아지들이 눈을 뜨면 보러 갈 생각이다.
아파트에서도 진돗개를 키운 적이 있는데 애정표현이 과해서 성장해서는 온갖 의자다리를
다 갉아 놔서 성한 의자를 찾기가 힘들었다. 무척 똑똑하고 귀여운 녀석이었다.
그래서 '개'에 관한 그림책이라 출간이 되자마자 바로 구입해 바로 딸과 읽었다.

주인공 동동이와 구슬이의 우정이 빛나는 장면들이 마지막 백미를 장식하는데,
이 부분은 독자들이 직접 책을 읽고 개개인별로 각자 마음에 품었으면 좋겠다.
작가의 시선은 따뜻하고 여전히 문체는 아름답고, 작품에 들어간 공은 감동적이다.
책 본문에는 구슬이를 비롯해서 다양한 강아지들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섬세하게 관찰하고 기록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서 뭉클하게 다가왔다.
'그렇게 가족이 되었다'는 본문에 나오는 글인데, 가족 같은 마음이 강하게 느껴졌다.

아이도, 어른도 만족할 만한 좋은 그림책을 만나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어른이 읽어도 완성도 있는 이야기 구성이 늘 좋다. 그건 작가적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이 따뜻한 것은 작가의 마음결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다.
개에 관해 다룬 작품이나 그림들은 찾아 보면 참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짧고 임팩트 있는 한 줄의 문장으로 감동을 주는 것은 내공이 필요하다.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사랑이란 무엇인가, 가족이 된다는 건 어떤 것인가를 알려준다.

<동동이가 잠들었다. 좋은 냄새가 난다. 나도 졸린다....> 본문에 실린 이 구절도 참 좋다.
아이들은 강아지를 꼭 끌어안고 스르르 잠드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들을 보다 보면
얼굴을 맞대고 서로 안은 채 잠든 모습들을 많이 보기 때문에 충분히 호소력 있는 문장이다.
개를 키우는 인구들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고, 반려견을 훈련시키는 프로그램도 참 많다.
이 책의 핵심적 요소는 개와 사람은 공동체이며, 그렇게 서로 정을 나누는 존재라는 점이다.
구구절절 긴 설명 없이도 핵심적 요소를 와 닿게 전달할 수 있는 이 그림책을 강력 추천한다.

* 이 서평에 실린 개들은 실제 내가 키우는 강아지들을 찍은 사진들이다. (무단도용금지!)
- 글, 사진: 아름다운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