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이야기를 한다는 건 내가 특정 언어와 언제 처음 사랑에 빠졌는지, 문학이나 과학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포기하지 못하고 어디에서 기쁨을 길어내는 사람인지를 고백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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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불을 끄고 집으로 가던 길, 안 풀리던 문장이 조금씩 나아지던 순간에 했던 혼잣말들이 또 다시 눈처럼 소복이 쌓여갈 즈음 두 명의 여성 번역가가 편지로 대화를 나눠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주말에 고민하던 중 만약 내가 이 프로젝트를 한다면 반드시 이 친구와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메일을 보내려는 찰나, 편집자로부터 이 친구의 이름이 적힌 메일이 왔다.
그리하여 언제나 응원하고 애정을 보내던 번역가 친구와 작정하고 원 없이 번역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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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랜 세월 동안 아침에 책을 펴고 이국과 모국의 언어를 만지작거려온 여자들의 이야기랍니다. 혹시 받고 싶은 분이 계신가요?" _ <우리는 아름답게 어긋나지> 인사말 '알고 보면 할 말이 많답니다'
서문이 너무 좋아 뒷 이야기로 넘어가는 책장을 멈출 이유가 없었다.
노지양 번역가가 쓴 인사말은 이 책의 전부를 축약해 놓은 글이다. 번역을 하게 된 이유, 그리고 번역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 그 과정에서 느끼는 희노애락. 그리고 오랜 시간 번역이란 길을 함께 해온 동료 번역가에게 느끼는 큰 애정과 안쓰러움.
우리가 익히 아는 좋은 책들을 번역해온 노지양 번역가와 홍한별 번역가가 나누는 이 편지글에는 번역의 숨은 행복과 고통이, 그리고 일하는 사람으로서 진솔한 고백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