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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3

[도서]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3

주경철 저

내용 평점 4점

구성 평점 4점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3권에서는 표트르 대제, 마리 앙투아네트, 로베스피에르, 모차르트, 볼리바르, 나폴레옹 등 6명의 특출한 혹은 문제적 개인을,  해적들과 와트 등 산업혁명기의 발명가 겸 사업가들을 통해 두 분야의 사회 현상을 다룬다.  주로 18세기이고 혁명 혹은 혁명적 변화, 그러니까 '이중 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역사 사실을 서술하는데 충실하면서 지나친(소설로 말하자면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보이는 '작가의 개입'같은) 논평은 없는 편이다. 널리 퍼져있는 편견이나 오류도 잡아 준다. 프랑스 혁명기 공포 정치가 온전히 로베스피에르만의 책임은 아니라든가, 나폴레옹에 대한 평가는 낭만주의시대 영웅화된 면이 있는 것, 볼리바르는 해방자이며 독재자이기도 했다는 사실, 산업혁명은 와트 등 어느 뛰어난 발명가 덕분이 아니라 기존 기술이 꾸준히 개량되며 진행되었다는 것 등등.  

 

무엇보다 나는 마리 앙트와네트가 '빵 없으면 케이크 먹어라'고 한 말은 사실 아니라든가,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를 악처로 서술하지 않아서 좋았다.

 

더구나 민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던 강경파 의원 장 폴 마라가 코르데라는 여성에게 살해당한 이후 혁명의 문위기는 여성 혐오로 돌아섰다. 과거 잔인했던 여성 지배자의 악행들을 거론하며 이를 앙투아네트와 비교했다.

-131쪽에서 인용

 

위처럼, 남성들만의 박애와 형제애를 추구했던 프랑스 혁명기의 모습을 언급한 것이 좋았다. 사실, 주경철 선생님 정도 되면 역사를 몰라서 못 쓰지는 않는다. 다만 역사가도 사람인지라 자신의 가치관에 맞게 취사선택해서 자료를 언급할 수는 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중년 이상 나이드신 남성 저자분들이 프랑스 혁명 언급하면서 마리 앙트와네트를 희화하하는 것이 매우 싫었다. (역사 읽고 쓰시는 분들이 린 헌트도 안 읽었나? 알면서 안 쓰는 건가? ) 나는 지난 박근혜 탄핵 촛불 시위때, 어느 역사학과 교수가 박근혜를 마리 앙트와네트에 비교하면서 사치 때문에 혁명 어쩌구 빵 케이크 어쩌구하는 논평을 쓰는 것이 의아했다. 주경철 선생님 책에서도 그런 대목이 나오면 어쩌나, 나는 그럼 이제 어떤 책을 읽어야한다지, 하고 고민했는데 쓸데없는 여성혐오 논평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그렇다고 저자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슈테판 츠바이크처럼 연민어린 시선으로 서술하지도 않는다. 사적인 삶을 추구한 앙투아네트를 두고 구체제의 마지막 왕비라기보다는 최초의 근대적 왕비라고 주장한 샹탈 토마의 견해를 소개하기는 하지만, 이에 대해 불안정과 변덕이 사적으로나 공적으로나 결코 도움이 될 수 없었다고 딱 잘라 평한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까지 세 개의 거대한 혁명이 대서양 세계를 변화시켰다. 그것은 바로 미국 독립 혁명과 프랑스 혁명,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독립 혁명이다. 미국과 프랑스의 혁명에 비해 라틴아메리카 독립 혁명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 역시 근대적 자유를 확대시킨 결정적 사건 중 하나였다. 1808년 이후 라틴아메리카에서는 12국이 독립을 쟁취했다. 하지만 이 나라들에서는 자유주의적 정치와 위계적 사회 질서 사이의 긴장과 모순으로 인해 혁명이 일어난 다른 지역들과는 매우 다른 역사가 진행되었다.

- 251쪽에서 인용

 

그런 의미에서, 유럽은 아니지만 볼리바르와 라틴 아메리카의 혁명과 독립 역사를 소개한 부분도 즐겁게 읽었다.

 

해적으로 3권을 시작하는 것이 좀 의외였다. <대항해 시대>에서 읽은 내용이어서 독자 개인적으로 아쉬웠는지도 모르겠지만. 생각해보니 이 역시 근대 국가 형성기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일 수도 있겠다. 해군의 역할을 대신 하고 급료는 알아서 약탈로,,, 하다가 국가가 해군력을 갖추고 나서 하청 면허를 거두며 소탕에 나서는 과정 말이다.

 

1차 근대 서술을 잔 다르크에서 나폴레옹까지로 마무리한다는 저자 서문은 알쏭달쏭하다. 시리즈가 2차 근대 3권으로 또 이어진다는 암시인가? 그러길 기대한다. 물론, 더 읽고 싶으니까 하는 말이다. <유럽인 이야기>가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나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를 능가하는 권수를 가진 시리즈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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