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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랭 머랭

[도서] 휴랭 머랭

최혜원 저

내용 평점 5점

구성 평점 5점

동전 좀 있으세요?, 인간의 대답과 인공지능의 대답의 차이는?

 

휴랭 머랭(인간의 언어-휴먼 랭귀지-, 기계의 언어-머신랭귀지-)책 제목이 “랭”하다. 편안하고 쉽게 다가온다. 휴랭이 머랭(휴랭이 뭐야?)이라고 묻는 듯, 지은이가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했지만, 책 제목으로도 재치, 기지가 넘쳐난다. 그리고 글쓰기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 맛깔나게 썼다. 전문가티를 내지도 않고, 연구자로서의 깊은 고민을 자연스레 풀어내, 처음은 가볍게 시작했으나 그 끝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노라는 평이 어울리는 내용이다.

 

인간의 소통방식을 닮아가는 인공지능

 

커피자판기 앞에서 직장 동료 사이의 대화, 동전 좀 있으세요? 라는 물음에 두말없이 꺼내준다. 그런데 네 있어요라고 답하면 인간의 탈을 쓴 인공지능 로봇일 수도…. 물론 말하는 습관에 따라서는 예, 있어요라고 대답할 사람도 있지만, 물음은 동전 있어, 있으면 좀 빌려주라는 표현이다. 어떤 장면인가에 따라서 표현하는 법도 조금씩은 달라지겠지만, 인간들은 대체로 함축적으로 말한다.

 

최근에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기존의 기계언어를 뛰어넘는, 즉, 사람들이 소통하는데 사용하는 말과 표현을 공부해버린다. 정확하게는 데이터를 축적하여 상황에 맞는 발화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머랭의 전환이라 하자.

이 책은 3부 체제이고, 1부는 언어, 그 무질서의 질서에서는 알아두면 쓸 만한 신언, 변화하는 존대법 과잉교정과 외래어 표기 등을 살펴본다. 2부 국경을 넘지 않는 말소리라는 제목으로 인싸는 한겨울에도 아아를 마신다의 줄임말 현상 등을, 3부 진화 혹은 퇴화하는 어휘를 다루고 있는데, 의미와 품사가 바뀌거나 변하는 현상 등, 우리 일상에서 쓰는 말 들이 왜 이렇게 변화되나, 이게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라는 판단은 우선 제쳐놓고, 언어 세계의 현상을 살펴본다. 눈에 쏙 들어오는 글들을 보자.

 

손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변화하는 존대법

 

오랫동안 외국에서 살다가 가끔 귀국해 식당이건 카페든 옷가게에서든 왠지 뭔가 문법이 다르다. 겸양어인지 존대인지도 헷갈린다. “123번 손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남들은 어떨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확!!!, 응 이거 뭐야…. 어떻게 커피에 존대를?? 이런 과잉존대는 예전에 우스갯소리로 갓 결혼한 며느리…. 시아버지 머리 위에 앉은 파리를 어쩌지 못해, 아버님 머리 위에 파리가 앉아있으십니다. 정도로, 물론 우스갯소리지만, 요즘에는 과잉존대의 홍수 시대다. 선생님 전화가 왔어요. 오늘 옷이 예쁘세요. 아하, 직업이나 업무상 멘트라고, 아니다. 어느 강연장에서 이런 표현이 거침없이…. 국내에서 계속 사는 이들은 뭐가 이상해 당연한 거 아니야라고 할지 모르지만, 아무튼 귀에 거슬린다. 영구귀국해서 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불편하다. 뭐라고 하고 싶지만, 꾹 참는다. 말하는 이한테 꼰대소리를 들을까 봐서, 또 이들이 틀딱이라고 생각할까 봐서…. 아무튼 이에 관한 답을 지은이는 이렇게 한다.

 

존대법이 변화한다고 한다. 과잉존대는 시대의 변화에 따르는 것으로, 지은이의 경험, 옷가게에서 물건을 고를 때(241쪽),

손님한테는 이 디자인이 더 잘 어울리세요

손님한테는 이 디자인이 더 잘 어울려요

 

문법적으로는 아래 표현이 맞는데, 이렇게 말했다면 살짝 기분이 나쁠 뻔했다는 말…. 이해된다. 참으로…. 이 세상이 존재하는 모든 언어가 다 변한다.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도 변할 것이다. 지은이를 과잉존대를 존대의 상향평준화 방향으로 가는 듯하다고 그래서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지위와 나이를 불문하고 서로 존대하는 아름다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자 혼용에서 한글전용, 로마자 혼용으로 변화해간다 로마자 알파벳 쓰지 마!!!

 

‘양말’이 순우리말인가? 아니다. 서양에서 들여온 버선이란 뜻이다. 한자어다. 지은이는 순우리말 사용하기, 순화용어 쓰기 정책에 관해서 시비할 생각은 없다고 전제하고, 로마자와 한글 혼용이 오히려 문제라고, MZ세대나 MBTI처럼 고유명사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신문 기사의 본문 중에 K-Culture를 로마자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건 좀 생각해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덧붙여 우리가 쉽게 신조어를 만들고 외래어는 쓰는 것은 ‘한글’ 때문이 아니냐는 생각, 표음문자라서 들리는 대로 쉽게 적을 수 있어서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는…. 바로 이 대목은 탁견이다. 로마자를 혼용하는 대신 한글로 적어도 되지 않을까라는 결론에 이르러, 이 모든 것이 세종대왕 탓이라고 유머 있게….

 

후반에 가면, 신조어에 현상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이에 관해서는 여러 책과 비교해서 읽어보면 훨씬 더 재미있지 않을까 싶다. 금정연의 에세이집<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북트리거, 2022), 백승주<미끄러지는 말들>(타인의 사유,2022)

 

지은이가 재밌게 쓴 한 문장을 옮겨와서 보자. “그렇다면 지금 책을 쓰고 있는 나는 작가일까, 글쟁이일까, 라이터일까, 아니면 글러일까? 아, 언어학자니까 말러?

 

여기서 글쟁이는 조금 낮춰보는 듯하고, 작가라면 좀 있어 보이는데, 라이터는 어떤 의미지,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을 라이터라고, 앞에 송이 붙으면 작곡가..카피가 붙으면 광고글귀를 쓰는 사람, 라이터는 본디 글쓰는 사람인데 왜 한국에 오다가 의미가 축소됐을까?, 글러- 요즘에 ~러를 가져다 붙이니까, 뭐 신조어인 듯하고…. 언어학은 말을 다루는 직업이라…. 말러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한글도 일조했다고, 그럼 나머지는 뭐지, 축약을 해야 할 만큼 바삐 돌아가나….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힌트는 책 속에서 찾고 답은 독자들이….

 

이 책에는 오만가지 이야기가 들어있다. 맥도날드라고 한글로 표기해도 영어 발음과 비스름한데, 일본어로 하면, 마쿠도나루도로 발음한다. 일본어와 중국어 그리고 한글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아무튼 읽는 동안 우리의 언어생활의 과거와 현재를,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게 한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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