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자취를 시작할때는 온전한 나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기쁨이 컸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예쁜 집을 상상하며 어떻게 공간을 꾸며나갈지 마냥 설렜었다. 하지만, 10평이 되지 않는 작은 원룸에 이미 빌트인 되어 있는 가구들...장인은 도구 탓을 하지 않지만, 나는 장인이 아니니까 도구 탓을 좀 해본다.
아무튼 오늘의집이나 집꾸미기를 보며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 이제는 나도 집에 둘 문건을 고르는 취향과 눈이 생겼고 다른 사람들의 공간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이제는 물건을 사기 전에 오래 두고 쓸 수 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오래 쓸 수 있도록 튼튼한지,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인지. 자취 초반에는 저렴한 물건들을 많이 구입했었는데, 사실 대부분은 소재가 좋지 않았다. 처음부터 좋은 것을 샀더라면 오히려 돈을 아꼈을텐데.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제목 때문이다. '오래될수록 더 좋아지는 것들'. 어떤 물건들을 소개해줄까 하는 궁금함에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작가는 물건의 생김새를 중시한다. 심지어 사용하기 약간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아름다운 디자인의 제품을 고른다.
하지만 '오래될수록 더 좋아지는 것들'인 만큼 사용하기에 그렇게 불편하지도 않을 것 같다. 너무 불편하면 아예 쓰지도 않을테니까. 결국,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외관이 너무 예뻐 오래 두고 사용하는 물건들이다.
책을 읽으면서 사고 싶은 제품들을 몇가지 표시해두었는데, 실린더 꽃병과 작은 사다리이다. 작은 사다리는 작가가 1년간 뉴욕에 머무르는 동안 컨테이너스토어를 구경하다가 찾은 제품인데, 너무 투박하지도 않고 집에 두기 좋은 물건이다. 나도 비슷한 제품을 사고 싶은데 아직 찾지 못했다.
작가가 소개하는 물건들과 그 물건에 담긴 이야기들을 읽으며 작가의 생활과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었다. 요즘에는 다른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공간을 보는 일이 참 재미있다. 그래서 이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집꾸미기와 물건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